5·18 민주묘지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눈물을 흘린 건 지난 8월. 두 달 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같은 곳에서 5·18 관련법 처리를 약속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오는 29일 이번엔 전북 전주를 찾는다. 이 대표는 이에 질세라 다음 달 4일 현장 최고위원회를 광주에서 주재할 계획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양당의 호남 행보, 같은 듯 다른 러브콜의 의미를, 아울러 배경과 포석까지 [딥뉴스]에서 짚어본다.
◇개혁 법안 서두르는 이낙연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에서 5·18 명예훼손 처벌법을 당론으로 추진한다.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를 왜곡해 관련 인물이나 단체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가중처벌하는 법안이다.
이낙연 대표는 사흘 전인 지난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을 때 해당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 안에 매듭 짓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임 이해찬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에서 '우선 처리법안'으로 지정했던 해당 법안은 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호남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이 대표 본인으로서도 올해 안에 성과를 내고자 개혁법안에 채찍질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있다.
◇지지율 답보에 김경수 항소심까지대권 주자로서 이 대표가 여권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을 기반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적잖다.
그러잖아도 당내 세력이 두텁지 않은데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경쟁에서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놓였고, '친문 적자'인 김경수 경남지사 항소심 선고까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위기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 4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전남지사를 역임한 대표적 '호남 정치인'이지만, 호남 일각에서는 이 대표에 대해 의문 부호를 지우지 않고 있다.
대선 본선 경쟁력 문제와 5·18 당시 동아일보 기자로서 전두환 정권에 우호적인 기사를 썼던 전력이 주로 거론된다. 한 호남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이낙연에 목숨 걸겠다는 사람이 당에 있는 것 같냐"며 "호남은 정권 재창출이 무조건 중요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 본인이 이번에 광주에서 "지난날 함께하지 못했던 아픔 같은 것이 떠오르곤 한다"고 밝힌 데에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 대표가 자신이 속했던 동교동계 복당을 꾀하기 위한 '밑 다지기'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이 대표는 그쪽과 결이 다르다", "결국 본인에게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이 더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