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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사유리 출산 논란? 유럽이면 큰 칭찬"

사회 일반

    박노자 "사유리 출산 논란? 유럽이면 큰 칭찬"

    유럽 코로나 참극, 마스크 미착용자 많아
    초저출산 시대, 사유리 출산 칭찬받을 일
    바이든, 미국 통합 말하지만 쉽지 않을 것
    한일 갈등 극단으로 가지 않게 중재할 듯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노자(오슬로 대학 한국학과 교수)

    매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뉴스쇼를 찾아오시는 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박노자 교수. 계간 박노자. 어서 오십시오, 박 교수님.

    ◆ 박노자>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코로나 19) 유럽 상황은 어때요? 노르웨이는 어때요?

    ◆ 박노자> 노르웨이는 유럽 치고는 그나마 가장 좋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체 확진자 수는 한국과 거의 비슷합니다. 2만 9000명 이 정도인데 노르웨이는 한국보다 총 인구가 10배나 적은 나라입니다.

    ◇ 김현정> 노르웨이 인구가 10분의 1인데, 우리나라의. 그런데 확진자 수는 같아요?

    ◆ 박노자> 거의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유럽에서는 그 정도는 괜찮은 거예요?

    ◆ 박노자> 제일 좋은 편입니다. 유럽의 상황은 참극이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참극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마스크들을 아직도 안 쓰고 다녀요?

    ◆ 박노자> 그러니까 참극이 나죠. (마스크를) 안 쓰고 실제로 제가 오슬로 지하철을 탈 때마다 불안합니다. 왜냐하면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지하철에서도 안 쓰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초반이 아니라 지금도요?

    ◆ 박노자> 지금도 그렇습니다. 제가 오슬로를 떠나기 직전에 본 거는 지하철에서 상당수가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닙니다. 제가 눈으로 보면 그 정도입니다.

    ◇ 김현정> 뭘 믿고요?

    ◆ 박노자> 그러니까 절망감이 없는 거죠. 대한민국은 과밀 지역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뚫리면, 무너지면 다들 공멸이라는 의식이 있고 그 절박한 생존게임을 해야 한다. 그런 게 있는데 노르웨이는 일단 인구밀도는 1평방킬로미터당 10명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적은 편이죠.

    ◇ 김현정> 노르웨이 상황은 그렇고 다른 유럽들도 지금 마스크에 대한 착용이나 이런 건 비슷합니까?

    ◆ 박노자> 이제 법적으로는 과태료 가지고 협박을 하면 그나마 쓰기는 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유럽도 잘 안 잡히고 미국도 계속 번져가고 이러는 거군요.

    ◆ 박노자> 미국은 협박도 잘 못 하는 것 같고요, 상당수 도시들이.

    ◇ 김현정> 그렇군요. 이런 상황 속에서 자가격리 다 2주 거치고 지금 방송국에 오셨습니다. 계간 박노자. 여러 가지 우리 사회 이슈들에 대해서 항상 오실 때마다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시는 분인데 오늘 첫 번째로 이야기를 좀 나눠볼 이슈는 바로 방송인 사유리 씨의 비혼 출산 문제예요. 사유리 씨는 과거에도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낳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여러 번 했는데 실제로 실행에 옮긴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니까 이분이 일본인이잖아요. 일본 가서 시술을 받고 출산까지 했습니다. 소식 들으셨죠?

    ◆ 박노자> 네. 듣고요. 그거 뭔가가 굉장히 중요한 이정표랄까?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KBS 1TV '뉴스 9' 속 방송인 사유리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사유리 씨 소식이 나온 다음에 우리 안에서는 상당한 갑론을박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선 불법인데 어쨌든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또 한쪽 편에서는 ‘저거는 자연의 순리에 반하는 거 아니야?’ 여러 가지 얘기들.

    ◆ 박노자> 지금 한국에서는 몇 가지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겁니다. 하나는 전통적인 가족이 조금씩 붕괴되는 거고요. 또 하나는 저출산도 아니고 초저출산. 세계 최저출산, 이렇게 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가족제도가 조금씩 붕괴되고 이 가운데에서 그나마 남편 없더라도 아이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사회를 위한 큰 기여라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유럽의 분위기는 그렇습니까?

    ◆ 박노자> 유럽도 한국만큼의 저출산 사회는 아니지만 출산율이 한국은 1.05지 않습니까? 노르웨이는 아직 1.8입니다. 그런데 비혼이든 미혼이든 무슨 혼이든 간에 아이를 가졌다는 게 사회를 위한 엄청나게 큰 기여.

    ◇ 김현정> (아이를 가지면) 엄청나게 큰 기여라는 인식이 유럽에 있어요?

    ◆ 박노자> 아주 큽니다. 그러니까 더군다나 아버지의 도움 없이 혼자서 키우겠다라고 나서면 칭찬받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걱정하시는 분들은 어떤 걱정을 하냐면 우선 ‘이 엄마가 아이를 혼자 키울 충분히 여력이 되는 거야? 그냥 즉흥적으로 어떤 욱하는 마음에 아이 낳는 거 아니야? 그럼 아이 인생 어떡해’ 이 걱정하시는 분들 하나하고 또 하나는 ‘아이가 커서 사람은 누구에게나 뿌리를 찾고 싶어 하는 본능 같은 게 있는데 아빠를 찾는데 아빠가 없지 않느냐’ 이런 걱정 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하나는 ‘코로나19가 인간이 자연의 섭리에 반하면서 벌어진 재앙이듯이 이 비혼 출산 시술이라는 것도 인간의 기술로 자연 질서에 역행하는 거 아니야?’ 이런 걱정들 하세요.

    ◆ 박노자> 그런데 생각해 보면 첫 번째는 수많은 가정들 보시면 아버지가 폭력적인 가정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니까 엄마를 때리는 아빠를 보면서 자라는 것보다 사실 아빠 없이 자라는 것에 훨씬 공감할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유럽에서 비혼 출산한 분들 보면 다들 잘 키워요? 부작용 별로 없어요?

    ◆ 박노자> 뭐 일반 가정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일반 가정에서도 육아 실패의 경우가 있죠. 사실은 엄마, 아빠 관계가 대단히 나쁘거나 아버지가 폭력적이거나 아니면 아버지가 가정에 신경 안 쓰거나 그리고 사실 아버지가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아도 대한민국에서는 아빠 얼굴 안 보고 자라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지.

    ◇ 김현정> ‘아빠 얼굴 구경을 못 해, 아빠가 있는데도’

    ◆ 박노자> 아빠가 누구냐, 이 남자가 누구냐 이렇기도 하죠. 그러니까 아버지가 직장에서 회식이 있고 잔업이 있고 해서 매일 밤 1시에 들어오고.

    ◇ 김현정> 잘 때 들어왔다가 잘 때 나가시고.

    ◆ 박노자> 잘 때 나가고 그리고 아이가 어차피 아버지 얼굴 구경 한 번 제대로 못하고 크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니까 아빠가 있고 없고는 그렇게 큰 차이가.

     



    ◇ 김현정> 그러면 그 ‘자연의 섭리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 박노자> 지금 제 어머님께서도 나이가 39년생, 지금은 81세이시죠. 그런데 사람이 81살까지 사는 게 원래 인간의 자연스러운 그게 수명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시겠지만 원시시대 인간의 평균 기대수명은 20살 정도였다가 19세기까지만 해도, 19세기 말 조선 사람의 평균 기대수명 30세 정도였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길게 사는 것도 사실 그러니까 근대의료 덕분이죠.

    ◇ 김현정> 그렇게 따지자면 ‘우리가 계속 인간의 기술로 의학기술로 수명 연장하는 것도 자연의 섭리에서 반하는 거 아니야’ 그 말씀이에요?

    ◆ 박노자> 그렇죠. 우리가 지금 팔순, 구순까지 살고 이런 상황은 자연순리에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 낸 거죠.

    ◇ 김현정> 처음 이야기로 돌려보면 워낙 초저출산 사회라는 걸 감안해서라도 이것들을 그냥 막을 일은 아니라고 보시는 거군요. 비혼출산.

    ◆ 박노자> 아빠가 있든 없든 간에 아이를 가졌다는 이것은 이거는 이 사회를 위해서 얼마나 큰일인지. 이제는 절감하게 되는 것이죠.

    ◇ 김현정> 사유리 씨의 비혼출산 논란. 박노자 교수의 시각 한번 들어봤고요. 또 하나는 미국 대선 결과예요. 사실 바이든 당선자가 인간적인 매력으로 치면 그렇게 매력이 철철 넘치는 스타일은 아니잖아요. 보통 미국인들은 굉장히 매력적인 정치인에게 표를 던지는 성향이 있는데 어떻게 이번에는 바이든이라는 다소 무색무취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는가?

    ◆ 박노자> 바이든을 얘기하자면 일종의 정치 기술자입니다. 오랫동안 시스템 정치, 그러니까 여러 가지 이해관계들을 조절해서 로비하는 로비세력에게서도 적당히 받을 거 받고 그리고 일단 정책결정 해 주는 이런 정치기술자. 이런 정치를 계속 해온 사람이죠.

    ◇ 김현정> 29살부터 하긴 했으니까 하긴.

    ◆ 박노자> 네, 여러 세력들의 이해관계를 이렇게 표방해 주고 이해관계를 조절하고 이 회사 저 회사, 이 계층 저 계층을 조정해주는 이런 정치를 계속해 온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죠. 정치의 프로죠.

    ◇ 김현정> 정치프로. 정치기술자. 조금 나쁘게 얘기하면 정치꾼 이렇게도?

    ◆ 박노자> 꾼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러니까 이 사람이 지금은 어떤 흐름을 타느냐 하면 바이든이 나쁘든 좋든 간에 사실 바이든의 아들 관련을 보면 부정부패도 만만치 않고 뭐 미국 정치의 고질병이에요. 그런데 그분은 ‘그렇지만 트럼프가 아니다’라는 매력 하나가 있습니다.

     



    ◇ 김현정> 트럼프가 아니라는 심리가 워낙 크게 작용하니까 바이든이든 누구든 어지간하면 이번에 되는 거였어요?

    ◆ 박노자> 당나귀가 출마했어도 당나귀가 됐겠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렇게까지, 당나귀가 설마 됐기야 했겠습니까?

    ◆ 박노자> 아니, 그러니까 심하게 얘기하면 누구든지 일단 트럼프가 아니라면 트럼프는 친트럼프파가 강한 만큼은 안티 트럼프파가 강한. 말그대로 찬반이 철저히 나눠지는 사람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제 바이든이 어쨌든 그런 이유로 당선이 됐습니다. 바이든이 얘기하는 통합의 정치. 지금 미국이 상당히 분열돼 있는데 화합이 가능할까요?

    ◆ 박노자>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바이든도 화합으로 된 거는 아니고요. 트럼프를 무척 싫어하는 여러 계층들의 표를 타고 된 거고요. 그리고 문제는 그가 그의 지지자 중 상당 부분의 이해관계를 채워주지 못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박노자> 그러니까 바이든을 밀어준 것은 일면으로는 계속해서 고립주의가 아닌 글로벌리즘으로 가겠다는 금융자본도 있는가 하면 밑에서는 가난한 유색인종. 그러니까 바이든을 위해서 표 가장 많이 던진 건 가난한 흑인들, 그들이야말로 민주당의 정책을 전통적으로 믿고 이런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이 상황에서는 민주당이 그들을 위해서 어디까지 실행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한계가 아마 클 겁니다. 또 여전히 공화당이 상원에서 큰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책의 한계가 클 것이고요.

    ◇ 김현정> ‘화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 일본전문가시잖아요. 그럼 앞으로 바이든 시대의 한일관계, 한미일 관계는 어떻게 보세요?

    ◆ 박노자> 그러니까 아마도 오바마 시절처럼 한국과 일본을 미국의 우산 아래 조금 더 강력하게 묶어두려는. 그런 움직임이 있을 것이고요. 또 그만큼 일본의 신민족주의를 조금 누그러뜨려서 일본도 한국이 미국의 우산 밑에 조금 더 친하게 나란히 갈 수 있는 이런 쪽의 압력이 들어오긴 들어올 것 같은데.

    ◇ 김현정> 그러면 일본 쪽에 압력을 좀 가할 것 같습니까?

    ◆ 박노자> 아마도 적어도 혐한, 혐한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그런 부분이 있을 것 같고 한일 갈등의 국면이 약간 무마되지는 않을까 이런 부분은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분위기는 좀 느끼세요? 스가 총리가 새로 오고 우리 강창일 의원이 주일대사로 내정되고 이 분위기들 보면 느껴지세요?

    ◆ 박노자> 저는 그런 걸 보면 일본 측이 더 이상은 갈등의 심화로 옛날처럼 쉽게 가지는 않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는 있는 것 같습니다. 아베 때와 조금 다릅니다. 아베 때는 거의 광적인. 한반도의 모든 국가에 대한, 북한이든 남한이든. 그러니까 거의 식민지시대의 그런 감정들을 그대로 드러냈다면 이제 그런 것은 한풀 꺾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나누고 다음 계절에, 계간 박노자로 다시 한 번 모시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박노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슬로 대학 박노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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