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광주 CBS 유튜브 채널
■ 프로그램 :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
■ 촬영 : 한세민 영상기자
■ 진행 : 정정섭 아나운서
■ 참여 : 조시영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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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정정섭 > 유튜브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정섭입니다.
광주전남 지역의 핫이슈를 깊숙이 들여다보면서도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보는 시간.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 조시영 기자 오늘은 무슨 이야기 나눠볼까요?
◆조시영 > 40년이 지나도 반성하지 않고 회고록을 통해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지난 11월 30일 끝났습니다.
재판 뒷 이야기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정정섭 > 저희 구독자 여러분이면 다 아실꺼에요. 지난 2017년 4월이죠. 회고록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 사건.
저도 구독자 여러분도 관심이 많으셨으니 일단 재판 결과는 다들 아실꺼에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맞죠. 조 기자!
◆조시영 > 네. 일단 1심 재판부의 판단은 유죄였습니다.
광주지법 형사 8 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피고인 전두환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불행한 역사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면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그 연장선상에서 회고록도 출간해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정정섭 > 대부분 이야기는 뉴스로 많은 분들이 전해들은 것 같고. 가장 궁금한 게 재판정 분위기가 어떠했는지인데요? 일단 조 기자는 재판에 직접 참관했나요?
◆조시영 > 네 운이 좋게도 방청석에서 직접 재판을 지켜봤습니다.
◇정정섭 > 재판정 분위기는 어땠나요?
◆조시영 > 제일 기억남는게 판사가 선고 공판 마지막에 피고인에게 한 말이었는데요.
전달해드린다면 "지금이라도 5·18의 가장 큰 책임 있는 피고인이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 저희들이 하고 싶은 말, 모든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줘서 참 고마웠어요.
재판정 분위기는 '삼엄한 분위기'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 같아요.
법원 경위와 경찰들이 포진해 있었구요. 재판 20분 전인 1시 40분쯤 이미 할당된 좌석이 꽉 채워졌구요.
◇정정섭 > 소란은 없었나요?
◆조시영 > 법정 안에서는 차분한 분위기로 시종일관 진행됐어요. 단 한 분만 빼고. 누굴까요?
◇정정섭 > 혹시 전두환씨?
◆조시영 > 딩동댕! 다들 재판에 집중하고 있는데. 전두환씨만 재판 내내 유죄가 나오던 무죄가 나오던 관심없는 듯한 태도였어요. 이건 제 느낌보다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대부분 같은 이야기를 했어요.
◇정정섭 > 설마? 또? 혹시? 지난번에 법정에 출석했을 때도 꾸벅꾸벅 졸았는데 이번에도 그러신 건 아니죠?
◆조시영 > 재판 시작 10분 만에 졸기 시작하더니 20분쯤에는 숙면을 취하셨어요. 고령이고 광주 도착하셔서 직전에 식사를 하셔서 그러셨겠죠. 하지만 그 시간 재판정 밖에서는 많은 시민들의 분노가 그대로 전달됐어요. 전두환을 구속하라는 외침이 법정 내부까지 들렸어요.
◇정정섭 > 재판 결과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유죄가 인정된 것은 곧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실제로 있었느냐 여부였죠?
◆조시영 > 네 그렇습니다. 재판부는 5.18당시 헬기 사격 여부에 대해 다수의 증거를 바탕으로 헬기사격이 존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전 정조박 촬영 때도 말씀드렸다시피 광주소요사태분석교훈집 등 다수의 군문서와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고 조비오 신부가 목격한 바와 같이 5·18 당시 위협사격 이상의 헬기 사격 가능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입니다.
◇정정섭 >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판단된 것이고 고의로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결론 내린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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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형에 그친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시영 > 헬기사격은 인정됐지만 그동안 명예훼손 판결의 형량을 고려해서 결정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회고록이 문제가 돼서 판매가 중단돼 허위사실로 인한 피해 정도 등이 고려됐구요.
재판부는 무엇보다 이 사건이 5·18 민주화운동 자체에 대한 재판이 아니고 허위 사실 적시로 피해받는 개인적 법익에 관한 죄라는 이유를 들었어요.
◇정정섭 > 하지만 이번 판결이 역사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볼 수 있죠?
◆조시영 > 네. 그동안 전두환 씨 측은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줄곧 주장해왔는데요.
과거 국과수와 국방부 헬기사격 특별조사위원회 등 정부기관에 이어 사법부도 헬기 사격을 인정하면서 5.18 진상규명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무차별한 헬기 사격이 입증되면서 집단 자위권 차원에서 총기를 사용했다는 전두환 신군부의 논리가 무너졌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정정섭 > 조 기자! 그렇다면 앞으로 재판은 어떤 과정을 밟게 되나요?
◆조시영 > 1심 재판부가 5·18 민주화운동 기간 광주에서 군의 헬기 사격이 실제 있었고 명예훼손의 고의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한 가운데 검찰과 피고인 양 측의 항소 여부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판결문을 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전두환 씨는 조만간 변호인을 통해 항소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전씨 측이 먼저 항소하겠다고 입장을 밝힐 것 같지는 않아요.
◇정정섭 > 근거는?
◆조시영 > 일단은 항소심 가봤자 형이 낮춰질 것 같지 않구요. 또 전씨가 유무죄에 대해 별 관심없는 것 같은데. 재판을 계속 받는 것을 원하지도 않을 것 같다.
다만 검찰이 항소를 먼저 해 버릴 경우 구색을 맞추기 위해 마지못해 전씨 측도 항소를 하면서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 등의 주장을 하겠죠.
양측은 1주일 안에 항소 여부를 검토해야 하니까, 아마 저희 영상이 올라가는 시점에는 항소 여부가 나왔을 수도 있겠네요.
◇정정섭 > 조 기자. 그나저나 1심 재판이 마무리 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네요. 취재하면서 제일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조시영 > 2018년 5월 기소됐을꺼에요. 그러니까 2년하고도 절반이 가버렸는데.
광주시민들이 원하는 건 딱 하나였거든요. 처벌도 아니에요. 진정한 사과.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최근 지역 민심을 보면 알 수 있자나요.
전씨가 이번 1심 재판 과정에서 광주에 세 차례 왔는데, 단 한 차례도 사과를 하지 않은 것. 그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반대로 고마운 점도 있어요. 결국 전두환 씨 덕분에 우리가 헬기 사격의 진실을 알게됐자나요.
◇정정섭 > 나이가 드시고 40년이 지났으면 이제는 사과 한 마디 할 법도 한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정조박의 노컷인사이드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구독과 좋아요는 사랑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