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칼럼]김종인을 흔드는 손, 5연패로 가는 악수(惡手)될 수도

칼럼

    [칼럼]김종인을 흔드는 손, 5연패로 가는 악수(惡手)될 수도

    김종인 위원장 취임 이후 당 안정세로 정권탈환 희망 키워
    언제까지 골수 탄핵반대 태극기 세력과 함께할 것인가
    MB·박근혜가 정치적으로 살아 있는 한 보수부활은 난망
    대안도 없이 '김종인 흔들기'는 선거 5연패로 가는 지름길
    자신의 과오부터 사과하고 현 정부의 실정을 비난해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눈을 감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물에 빠진 놈 건져놓으니까 내 봇짐 내라 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 논란이 딱 이런 형국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당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지 4년째가 되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할 방침이었다.

    이에대해,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당내 중진 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대국민사과는 일단 정기국회 이후로 미뤄졌다.

    김종인 위원장은 4.15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난파선에 삼고초려 끝에 선장으로 올라탔다.

    김 위원장은 이후 5.18 무릎사과와 공정경제 3법 추진 등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비상대책위원장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그 결과, 최근 국민의힘은 당 지지율에서 여당인 민주당을 앞서기도 하는 등 바닥에서 완전히 치고 올라온 모습이다.

    김종인 위원장과 당 지도부는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는 물론 내후년 정권탈환을 위해 당의 중도정당화를 더욱 지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탄핵을 강을 반드시 건너야 하고 낡은 과거와의 단절이 필수적이다.

    MB와 박근혜가 정치적으로 살아있는 한 보수는 부활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과거사 정리가 스스로 낙인을 찍는다고 생각하는 당내 일부 세력이 김종인 위원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여당에 대한 굴종"이라고 비난했고 배현진 의원은 "문재인 정권 탄생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장제원 의원은 "월권"이라며 김 위원장의 퇴진까지 거론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 아니었으면 당은 여전히 백가쟁명,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상을 겪고 있었을 것이라는 평도 있다.

    그런데, 이제 당이 안정되니까 김종인 리더십을 흔들고 퇴진까지 거론하는 것은 물에서 빠져나오니까 자기봇짐부터 챙기는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MB와 박근혜의 과오에 대한 사과는 국민의힘이 중도정당으로 변모하겠다는 진정성의 출발점이다.

    탄핵 이후 4년이 지나도록 당의 공식적인 사과가 한번도 없었다는게 국민의 힘이 아직 태극기부대의 깃발에 가려져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이 골수 탄핵반대 세력의 힘으로 부활하려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통령선거,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올해 4.15총선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중이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두 곳 모두 당선되야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중도정당으로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흔들고 발목을 잡는 당 일각의 모습은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어찌 현 정부의 과오를 비난할 수 있을지 돌아볼 일이다.

    당내 뚜렷한 대안과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김종인 흔들기'는 내년 보궐선거까지 5연패로 이어지고 2022년 대통령선거까지 6연패로 이어지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물에서 빠져나오면 젖은 옷부터 갈아입는 것이 순서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