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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업]"데드크로스가 걱정? 인구 감소는 기회다"

사회 일반

    [뉴스업]"데드크로스가 걱정? 인구 감소는 기회다"

    • 2021-01-06 09:00

    "인간 존중 없는 세상, 출산하고 싶지 않다"
    '인구'가 아니라 '인간'으로..관점 달리해야
    노인빈곤율 1위 한국, 어떻게 아이 낳겠나?
    저출산 대책? 돌봄노동 존중부터 시작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정은정 작가, 이라영 작가



    ◇ 김종대> 빈약해진 우리들의 관계를 업시켜보는 시간입니다. 모든 것에 대한 관계 맺기의 달인 이라영 작가님,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관계를 업시키는 꿈꾸는 도농관계의 달인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 작가님도 어서 오세요.

    ◆ 이라영> 안녕하세요.

    ◆ 정은정> 안녕하세요.

    ◇ 김종대> 2021년 맞아 어떤 뉴스가 눈에 띄셨습니까?

    ◆ 이라영> 최근에 화제, 이슈에 오른 언어가 있죠. 데드크로스.

    ◇ 김종대> 데드크로스. 저는 처음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얘기나 증권 얘기인 줄 알았어요.

    ◆ 이라영> 데드크로스가 주식 쪽의 언어인 것도 맞아요. 작년 2020년 한 해 동안 사망자가 드디어 출생자보다 많아진 거죠. 그러니까 사망자가 30만 명이 넘고요. 그런데 이제 출생한 인구는 27만 5000명 정도 돼요. 그러니까 한 3만 명 이상 정도가 차이가 나요. 사망자가 훨씬 더 많아졌거든요.

    ◇ 김종대> 인구가 그만큼 준다는 거 아니겠어요?

    ◆ 이라영> 지금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닌데도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이 됐어요. 중요한 시점이기는 하죠.

    ◇ 김종대> 이 뉴스 우리가 어떤 관점으로 봐야 될까요? 언론은 전부 큰일났다. 대한민국 소멸한다. 그다음에 앞으로 노인 부양하느라고 국가 허리 휘어진다 온통 부정적인 뉴스 일색이에요.

    ◆ 이라영> 맞습니다. 우리가 흔히 저출산 고령화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건 되게 오래됐잖아요.

    ◇ 김종대> 오래됐죠.

    인구절벽 그래픽 (사진=연합뉴스)

     


    ◆ 이라영> 저출산 고령화 그래서 점점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새롭게 태어나는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이걸 굉장히 부정적인 뉘앙스가 가득 담겨 있잖아요. 이미 저출산 고령화라는 말을 할 때는 그 뒤에 어떤 행복하고 긍정적인 말이 뒤따라오는 일은 없어요. 항상 우리가 뭔가 재난이 닥친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그래서 지금까지는 15년 이상 이 저출산 대책에 우리가 투자한 돈이 200조가 넘어요.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음에도 급기야 우리가 예상보다 빨리 이 데드크로스 시점을 맞이하게 됐다면 지금까지 정책이 사실 굉장히 엉뚱한 일을 한 거 아닌가 이제는 우리가 의구심을 가져야죠.

    ◇ 김종대> 그러면 한국의 인구학자들이 원래 예상했던 시점보다 이게 훨씬 앞당겨진 거죠?

    ◆ 이라영> 6년 정도 빨라졌다고 해요. 그런데 그렇게 빨라졌다는 건 물론 작년에 좀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도 있고 해서 결혼도 좀 늦어지고 하다 보니까.

    ◇ 김종대> 부동산 값도 폭등하고.

    ◆ 이라영> 주거 문제도 있고 그래서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그런 일이 만들어졌을 수 있는데 언제 겪어도 우리가 결국에는 겪을 일이 아니었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기본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이제는 좀 바꿔야 하지 않나. 그러니까 저출산 자체가 문제다라고 생각을 하고 이걸 막 아이를 낳는 방향으로만 지금까지 200조 넘는 돈을 그렇게 써왔는데 그런 모든 정책들이 현실적으로 출산율을 늘리지 않았잖아요.

    ◇ 김종대> 오히려 더 줄어들었으니까 예상보다도. 그 200조 다 어디로 간 거예요? 이해가 안 가네요.

    ◆ 이라영> 그래서 우리가 이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되는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젊은 인구가 노인 인구를 부양해야 되고 그래서 이 노인 인구를 굉장히 사회적 짐처럼 여기는 그 시각이 저는 좀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가능 인구라고 하면 보통 15세에서 65세까지를 보는데 인간을 그렇게 생산가능 인구라고 바라보는 그 관점이 우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익숙해져버렸죠. 근본적으로 저는 이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구가 아니라 인간을 보자는 거예요.

    ◇ 김종대> 인간을 보자.

    ◆ 이라영> 이 모든 정책들이 인간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인구를 걱정하는 거죠. 그러니까 인구 문제 나올 때마다 항상 같이 나오는 말이 뭐냐 하면 지방 소멸이에요. 지방 소멸한다고 되게 걱정하는데 우리는 지방을 무시하잖아요. 지방을 무시하면서 지방이 인구 때문에 지방이 소멸할까 봐 걱정을 해요. 굉장히 모순됐는데 사실 인구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인구쇼크의 저자인 앨런 와이즈먼도 지적을 했듯이 우리가 앞으로 걱정을 할 건 인구 감소가 아니고 인구 폭발이고 식량 부족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저출산은 재앙이 아니라 기회일 수 있다는 거예요.

    ◇ 김종대> 이건 완전히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까지 언론에서는 이게 다 위기라고 했어요. 그런데 이게 기회가 된다 어떤 의미입니까?

    ◆ 이라영> 생각해 보세요. 지금도 우리가 65세까지를 생산가능 인구로 보지만 실제로 65세 이상의 사람들은 굉장히 경제활동을 하려고 하고 할 수도 있어요.

    ◇ 김종대> 요즘은 노인 축에도 못 들어요. 경로당에 가면 65세 그러면 저리 가요 이래요.

    ◆ 정은정> 농촌에서는 청년회장님.

    ◆ 이라영> 청년이에요, 청년. 그런데 그 사람들이 모두 우리가 인구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생산하지 않는 인구가 되는 거고. 그런데 정작 65세 이상의 그 많은 분들은 일하고 싶어하는데 일자리가 없어서 문제인 거고 지금 벌어지고 있죠. LG 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분들도 다 60대 여성이거든요. 그분들은 일을 할 수 있고 하려고 하지만 지금 해고가 되었잖아요.

    ◇ 김종대> 그렇죠.

    이라영 작가(왼쪽), 정은정 작가(오른쪽)

     


    ◆ 이라영> 그러니까 우리 경비노동자도 마찬가지고 대부분 우리는 나이 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을 싸게 후려쳐치잖아요. 우리가 이주노동자의 저렴한 노동력을 가지고 신선한 과일을 먹으려고 하듯이 한 사회의 어떤 노인의 노동력을 싸게 후려쳐서 우리 사회가 사실 돌아가는 면이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노인 빈곤율 OECD 국가 1위잖아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 김종대> 사실 노인의 거의 절반입니다. 40% 이상이 빈곤층이죠.

    ◆ 이라영> 그래서 우리가 자꾸 청년이 노인을 부담해야 되고 이런 구도로 만들어가다 보면 점점 노인혐오만 심해지고 노인들의 우울증도 심각하고 노인 자살률도 굉장히 심각한 문제예요, 한국 사회에서는.

    ◇ 김종대> 압도적 1위입니다, OECD 국가에서. 그러다 보면 지금 이 작가님 말씀 듣다 보니까 늙는다는 것은 왠지 추한 거, 그다음에 젊다는 것은 아름답고 선한 것. 이런 식의 구분이 은연중 우리한테 있었다는 것을 일깨워주시는 것 아닌가 싶어요.

    ◆ 이라영> 그러니까 가난하고 늙은 사람을 너무 혐오하는 지금 방향으로 가고 있죠.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바라볼 게 아니라 지금 그렇다고 젊은 청년들이 노인을 부양할 수 있을 정도로 일자리가 그럼 있느냐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누구에게나 지금 일자리 부족 문제가 심각하고 또 모순되게도 한쪽에서는 앞으로 우리가 점점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지고 로봇이 등장하고 어쩌고 하면서 제일 먼저 사라질 일자리가 트럭운전수다 이렇게 말할 정도로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그러면서 한쪽에서는 앞으로 우리 미래 노동인구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은 뭔가 앞뒤가 안 맞잖아요.

    ◇ 김종대> 인구의 관점을 인간의 관점으로 바꾸자는 말의 뜻이 지금 설명이 충분히 되신 것 같은데요. 사실 농촌은 거의 다 65세면 평균 노동인구 아닙니까?

    ◆ 정은정> 지금 농민들의 평균 나이가 68.8세 그러니까 거의 일흔 살입니다. 사실 데드크로스하면 저는 이게 워낙 농촌에서는 익숙한 일이어서 당연히 출산은 거의 없고 돌아가시는 분만 많고 농촌에 가보면 예식장이 장례식장으로 바뀐 걸 너무나 많이 볼 수 있거든요.

    ◇ 김종대> 예식장이 장례식장으로.

    ◆ 정은정> 옛날 같으면 농협이든 마을에 적어도 군 단위 예식장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다 장례식장으로 바뀌었거든요.

    ◆ 이라영> 너무 상징적이네요.

    ◆ 정은정> 그래서 산부인과 없고 예식장 없고. 그렇다고 사람이 없는 건 아니죠. 우리가 호적 중심의 아, 여기에 있는 우리나라에 등록한 사람들만으로 인구를 판단하는데 그 부족한 자리는 이주노동자 속헹 씨 같은 사람이 메워왔고 그래서 어떤 거주 중심과 그리고 교류 중심의 인구 정책 같으면 한국 같은 경우에 사람 적지 않거든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지금 40만 명이 들어와 있다고 하는데 아주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 사람들을 우리가 함께 이렇게 갈 수 있다면 소비도 많이 하고요.

    그리고 어느 정도 제도적인 완화를 해 준다라면 분명히 우리 어떤 멤버십을 구축할 수 있는데 여전히 여기에다가 호적을 둘 것이냐 안 둘 것이냐 이런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 그리고 늘 쉽게 얘기하는 게 세금 안 낸다고 그러는데 아니요, 과자 하나씩 사먹을 때마다 소비세를 다 내는 거잖아요.

     


    ◆ 이라영>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저도 외국 살아보면서 그게 얼마나 거짓말인지 진짜 지적할 수 있어요. 모든 소비가 다 세금을 우리가 내는 건데.

    ◇ 김종대> 이자스민 전 의원이 작년에 제게 그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외국인 노동자가 내는 근로소득세, 종합소득세 해서 세수가 1조 8000억 원이래요. 그리고 지방에 전통시장의 손님은 3분의 1에서 절반이 외국인이에요.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분들이 또 그분들이거든요.

    ◆ 정은정> 지금 군대에서도 무슬림 신자들을 위한 급식한다고 하잖아요. 왜냐하면 다문화 가정 출신의 장병들이 무슬림인 장병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점점 우리가 너무 이 동네에 있는 사람들만 '인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라는 거죠.

    ◇ 김종대> 거기까지 확장돼서.

    ◆ 정은정> 교류 중심의 인구정책의 관점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점이 있습니다.

    ◇ 김종대> 인간의 관점으로 보면 지금과 같은 저출생 사태도 위기가 아니다, 기회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가 인간 자원 또 인간의 창조적인 능력을 코로나 이후에 어떻게 활용해야 될까 이 관점의 변화가 수반돼야겠습니다.

    ◆ 이라영> 저는 우리가 돌봄노동의 가치를 훨씬 더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이 시기에 정말 긍정적인 방향의 대전환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대표적인 직종이 바로 어린이보육 그리고 요양보호사입니다. 다시 말해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가 삶을 마치는 순간까지 그 돌봄노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최저임금을 주고 있다는 거예요. 삶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낳아라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일단 우리는 삶을 돌보는 사람을 그 노동자를 존중하는 문화가 좀 만들어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을 하고 많은 출산을 좀 하지 않기로 결정을 한 분들의 의견 중에서 많이 나오는 게 뭐냐 하면 우리 사회가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없기 때문에.

    ◇ 김종대> 존중받지 못하니까.

    ◆ 이라영> 존중받지 못하기 때문에 출산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굉장히 많아요.

    ◇ 김종대> 그런데 가지고 오신 책은 뭐예요?

    ◆ 이라영> 제가 최지은 작가의 <그래서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라는 이 책을 많이 참고를 했는데요. 여기에 보면 많은 분들이 하시는 이야기가 왜 내가 출산을 하지 않기로 결심을 했나라는 이야기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 김종대> 출산하지 않는다고 이렇게 문제라는 접근법보다는 오히려 저런 목소리. 최지은 작가의 목소리로 한번 들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히려 정상화 과정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오늘 관계업 이라영, 정은정 두 작가님 좋은 말씀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이라영> 감사합니다.

    ◆ 정은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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