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가 공해상에서 나포 후 이란항으로 향하는 장면이 CCTV에 찍힌 모습. 오른쪽 동그라미는 혁명수비대 고속정 모습. 연합뉴스
이란군이 우리나라 선박을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서 갑작스레 나포한 이유를 놓고 여러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정부가 한국정부의 도움을 얻어 이란의 자금 700만 달러(80억원)를 몰수했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란의 전격적인 한국 선박 억류 사건이 이번 자금 몰수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CBS노컷뉴스가 5일(현지시간) 확인한 미국 법무부의 이날 배포자료에 따르면 미국 알래스카 지방검찰청은 한국의 은행들에 예치돼 있던 이란 자금 10억 달러(1조 1천억원)를 해외로 불법 송금한 것 가운데 700만 달러를 최근 압수했다.
이란인 3명과 미국 국적자 1명이 가담한 사건이다.
이들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 여러 은행들에 분산 예치돼 있던 이란 소유의 자금을 알래스카 등 해외로 이전시키기 위해 가짜 서류를 한국의 은행들에 제출했다.
이들은 이 같은 방법으로 미국이 마련한 대(對) 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10억 달러를 해외로 이체하는데 성공했다.
현지시간 5일 공개된 'U.S. Government Collects $7 Million in Iranian Assets for Victims of Terrorism Fund' 제목의 보도자료. 미국 법무부 홈페이지 캡처
이번 자금 몰수를 담당한 주체가 알래스카 지방검찰청인 것은 그 자금 일부가 알래스카 소재 금융기관으로 이체된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에 알래스카 검찰이 압수한 700만 달러는 해외에 이체된 10억 달러의 일부라고 미국 법무부는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 자금 몰수와 관련해 한국 대검찰청과 법무부 등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우리측에 사의를 표시했다.
이란 정부가 이번 한국 선박 나포 배경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이란 자금 70억 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밝히면서 적시한 70억 달러가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이번 보도자료에는 기술돼 있지 않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에 몰수한 700만 달러에 대해서는 1979년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의 피해자들을 포함한 국제 테러조직의 희생자들을 보상하는 데 쓰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인들이 주축이 돼 10억 달러를 한국 밖으로 불법 이체한 사건과 관련해서 가담자인 미국 국적자 Z씨는 당시 한국 검찰에 기소돼 5년 형을 선고 받고 최근 만기 복역후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 기소돼 재판까지 받은 점을 감안할 때 한국계 미국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