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
지난해 아파트 매매와 증여가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응해 확대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모여들면서 계속되는 집값 상승과 '패닉바잉' 등 상호작용을 부추긴 탓으로 풀이된다.
◇ 아파트값 오름세에 '패닉바잉' 섞인 매매 ↑
그래픽=김성기 기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매매 거래량은 127만 9305건을 기록했다. 2006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시장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의 경우 93만 4078건으로, 역시 2006년 이래 가장 높게 집계됐다.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불안 섞인 시장에서 매수심리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주택 수와 가구 수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거래가 증가하는 건 정상이지만, 지난 몇 년간은 거래량이 적다가 지난해 갑자기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정부 규제 적용에 영향을 받는 매도자와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패닉바잉'의 매수자 각각의 입장이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20·30세대의 이른바 '영끌'이나 '패닉바잉'도 적잖은 몫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20대 이하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4만 4870건, 30대는 33만 7768건을 기록했다.
연령대별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9년 기준 20대 이하는 2만 3398건, 30대는 13만 914건을 기록한 데 비해 각각 2배 안팎의 증가폭을 기록한 것이다.
◇ 연 9만 건 넘긴 증여…아파트값 상승세 계속
그래픽=김성기 기자
매매 거래를 꺼리는 다주택자에게 또 다른 선택지는 증여다.
통계에 따르면, 아파트 거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는 증여는 지난해 9만 1866건을 기록했다. 이 역시 2006년 이래 최고치다.
2006년 2만 5394건에서 2017년 처음 4만 건을 돌파한 데 이어 2018년 6만 5438건, 2019년 6만 4390건을 기록한 뒤 급기야 지난해에는 9만 건대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심 교수는 "증여는 오는 6월 양도세 중과세 강화를 계기로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매매와 증여 증가세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아파트값 상승'이 꼽히지만, 반대로 패닉바잉과 증여가 아파트값 상승세를 부추기는 상호작용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는 2017년 1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 1월 104.4에서 12월 117.1로, 월 단위 기준 1년 내내 올랐다.
앞서 2018년 1월 99.9에서 12월 101.5로, 2019년 1월 101에서 12월 103.6으로 이어질 때까지 중간중간 굴곡은 있었지만 결국 연 단위 오름세도 계속돼왔다.
또,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은 9억 4741만 원으로 같은 해 1월 9억 1216만 원보다 약 3.9%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