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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술모임이 더 편하다"…코로나 1년이 바꾼 삶

사회 일반

    "온라인 술모임이 더 편하다"…코로나 1년이 바꾼 삶

    • 2021-01-27 09:50

    대학생의 시선으로 본 코로나 1년

    지난해 이맘 때쯤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의 삶은 많이 바뀌었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과의 접촉이 적어진 삶에서 젊은 층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박종민 기자

     

    ◇"10번 나갈걸 한 두 번 나간다"

    주변 대학생들에게 물어보자 공통적으로 나온 답변이다. 그들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넷플릭스, 쇼핑, 게임, 배달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작년 10월 한 달간 역대 최고 매출인 514억을 달성했고, 배달 음식 매출 역시 19년 같은 기간 대비 60% 넘게 올랐다.

    "외로웠어요"

    작년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상태'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우울증의 일종인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0.7%나 됐다. 지난 9월 대학생 하 모씨(27·남)는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해고를 통보받았다.

    그는 오래 일했던 가게인 만큼 서운한 맘이 들었지만, 장사가 안돼서 어려운 사장님 사정도 이해가 됐다. 하 모씨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나가지 않으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사람을 못 만나니깐 좀 외로웠어요."

    최근 대학생들은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르다보니 사회적 단절로 인한 두려움이 생기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의 한 상가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한형 기자

     

    결국 하 모씨는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게임을 시작했다. 그는 게임 속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온라인 게임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매일 같이 노니깐 재밌더라고요. 처음엔 채팅으로 말하다가, 나중엔 음성채팅도 하고..."

    실제로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응답자들은 극복 방법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 개발, 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꼽았다. 작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게임 이용자 40%의 이용시간과 지출비용이 늘었으며, 게임을 이용해본 사람도 19년 대비 4.8% 포인트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황진환 기자

     

    온라인 술자리, 화상 술 먹방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편의점 주류 판매량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사람들 사이에선 이른바 홈술 문화가 확산됐다. 그리고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걸 넘어, 온라인에서 함께 술을 마시는 모임도 생겼다.

    최근 김 모씨는(27·여)는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인 'ZOOM'을 이용해 술자리를 가졌다. 그는 온라인 술자리와 기존에 오프라인 술자리에 별반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말한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과 어느 정도 친해지니깐 화상으로 술 먹방을 한 적이 있어요...어차피 술은 분위기로 마시는데, 같이 마시니 분위기는 (오프라인과) 비슷하더라고요."

    더 나아가 김 모씨는 오히려 온라인 술자리에 장점이 있다고 했다. "지역에 살다보니깐 수도권에서 약속이 있으면 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온라인 술자리라서 편하더라고요, 막차 시간도 신경 안 써도 되고."

    방탄소년단 페이스북 공식계정 캡처

     

    "온라인에서 즐기는 문화생활도 편해요"

    온라인에서 문화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김 양(15·여)은 BTS의 팬이다. 김 양은 코로나 이전에 일 년에 한 번은 콘서트를 보러 다녔는데, 코로나 초창기엔 콘서트를 즐기지 못했다.

    그래도 김양은 최근 온라인에서 개최되는 콘서트가 많이 생겨서 콘서트를 볼 수 있었다. 김 양은 온라인 콘서트는 오프라인에 비해 현장의 열기는 덜하지만, 그래도 방에서 쉽게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특히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진행되는 온라인 콘서트가 늘어나서, 비싼 돈을 내고 피 튀기는 예매를 안 해도 된다는 점은 맘이 편하다고 말했다. "사람들 많은 곳에 가긴 두렵고. 방구석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가 많이 생겨서 좋아요."

    황진환 기자

     

    코로나 1년, 우리의 삶은 분명 많이 변했다. 사람 간의 거리가 멀어졌고, '콘택트'(접촉)문화는 '언택트'(비접촉)문화로 바뀌었다가 이제 '온택트'(온라인 접촉)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술은 화상캠으로 함께 마시고, 콘서트는 안방 1열에서 즐기며, 안부를 묻고 새 친구를 사귀는 공간은 게임 속이다.

    그러나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고 문화는 달라졌어도, 여전히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점 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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