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성접대와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이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최근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긴급 출국금지(이하 출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법무부 산하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장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수원지검은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금 조치를 집행한 책임자로 알려진 청장 A씨를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청장을 상대로 김 전 차관에 대한 출입국 정보 수집·보고와 긴급 출금 조치가 이뤄진 지난 2019년 3월 19일 이후 상황 등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금 조처의 위법성을 감지한 만큼, 정보수집과 보고 과정에 A씨가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A씨는 현재까지 알려진 이 사건 관련 검찰 소환 조사 대상자 가운데 직급이 가장 높은 인물로, 2018년 8월부터 지금까지 청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공익신고서 명단에 피신고인으로 올라 있지만, 공익침해 행위가 구체적으로 기재된 여느 피신고인과 달리 어떤 행위를 했는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전날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검찰은 추가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김학의 출금 사건' 법무부에서 압수품 박스 들고 나오는 검찰. 연합뉴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익신고서 내용을 토대로 청장급 수사까지 진행되자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와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에 대한 소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 21일부터 법무부 출입국과 외국인정책본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파견 이규원 검사 사무실과 자택, 대검 반부패강력부 등에 대한 광범한 압수수색을 벌여 왔다.
대검 반부패부에 대한 압수수색은 당시 반부패부장이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불법 출금의혹 수사 저지 정황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팀이 이 지검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전 차관 긴급 출금 조처 당시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과장과 계장 등 실무진을 지난 주말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에는 김 전 차관을 긴급 출국금지하는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적법 절차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익신고자는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공무원들이 2019년 3월 19일 오전부터 같은 달 22일 오후까지 177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신상과 출입국 규제 정보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를 조회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등은 수사권이 없던 이규원 검사가 김 전 차관의 개인정보를 불법 이용해 긴급출국금지를 요청한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승인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