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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수용 보육원 대신 소규모 그룹홈으로"…'사회 적응 울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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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집단 수용 보육원 대신 소규모 그룹홈으로"…'사회 적응 울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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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도 국가도 외면한 18살 보육원생의 홀로서기⑦]
    집단 생활하는 보육원보다는 소규모 그룹홈으로 전환해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도 정부에 그룹홈 형태 전환 '권고'
    보호종료아동, 자립 이후에도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 필요
    퇴소 초기 '셰어하우스' 통해 안정적 자립과 사회 적응 도와야

    28일은 일곱 번째 순서로 보호아동들이 보다 건강하게 유년시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집단으로 수용되는 보육원 방식보다 가정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소규모 그룹홈 중심으로 보육체계를 전환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보도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도대체 몇 명이 더 뛰어내려야 세상이 바뀔까요?"

    ②달랑 500만원 손에 쥐고 길거리에 내몰린 아이들
    ③'정체성 혼란'에 '정신질환'까지…보육원에서 무슨 일이?
    ④'대학은 다른 세상 이야기' 18살에 직업전선 뛰어든 아이들
    ⑤보육원 퇴소해도 곧바로 기초수급자 신세… 가난의 악순환 끊어야
    ⑥"보호대상 나이는 올리고, 자립은 원할 때"…법적·제도적 뒷받침 '절실'
    ⑦"집단 수용 보육원 대신 소규모 그룹홈으로"…'사회 적응 울타리' 필요
    (끝)

    픽사베이
    "그룹홈에서 부모의 따스한 손길 없이도 크게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지난해 광주의 한 그룹홈에서 퇴소한 김모(20)씨. 가정 불화로 인해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김씨는 중학교 때부터 그룹홈에서 지냈다.

    김씨는 "집단으로 생활하는 보육원과 달리 그룹홈에서 평범하고 화목한 보통 가정의 분위기 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란 그룹홈 출신 선배들 대부분이 사회에 나가서도 보육원 출신보다 사회에 쉽게 적응하고, 안정적으로 자립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까지도 그룹홈을 퇴소한 선배들을 꾸준히 만나며 유익한 정보도 얻으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말 기준으로 전국 240개의 양육시설에 1만 585명의 보호아동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홈에서는 507개 시설에 2645명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육원 한 곳당 44.1명이 생활하고 있고, 그룹홈에서는 한 곳당 5.2명이 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양육시설에서 지내는 보호아동들이 어린 시절부터 가정 해체, 아동 학대, 유기 등 아픈 경험을 안고 살기 때문에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여 명이 함께 머무는 집단 시설인 보육원에서 지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보호아동들이 보육원보다는 소규모로 운영되는 그룹홈에서 지내는 것이 유년시절 정서적 측면은 물론 성인이 돼서도 안정적 자립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룹홈은 가정의 형태로 지역사회에 위치하고 있어 시설 아동에 대한 이른바 '낙인화'를 예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고아권익연대 조윤환 대표는 "보호아동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집단시설보다는 가정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좋다"며 "그룹홈은 5~6명의 아이들로 구성돼 비용도 보육원보다 적게 들고, 정서적 유대감도 강화되는 등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국들도 보육원에서 그룹홈으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대형양육시설을 줄이고, 그룹홈 등을 늘리는 보육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2003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우리 정부에 보육원 같은 대규모 시설을 줄이고 소규모 공동생활 가정인 그룹홈 형태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와 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그룹홈과 가정위탁보호 제도 등이 비교적 잘 발달해 있다.

    복지 전문가들은 지원금 등을 주고 만 18세가 되면 세상 밖으로 떠밀리듯이 자립시키는 것보다 보호아동들이 사회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정서적 쉼터'를 마련해주는 등 장기적인 안목의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남대학교 생활복지학과 이숙 교수는 "보호종료아동에게 단순한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원도 촘촘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보호종료아동들의 상황에 맞게 자립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셰어하우스'를 지원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아이들이 시설 퇴소 이후 저렴한 월세 또는 무료로 3년에서 5년 동안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며 "셰어하우스에 입소한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사회 적응 교육과 맞춤형 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것도 안정적인 자립을 위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셰어하우스에 일정 기간 머물면서 사회 경험도 쌓고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외로움도 달래면 사회 적응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보호아동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보육사 등 시설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도 시급하다. 보육사의 교육이 보호아동들의 성격 형성은 물론 나아가 자립 등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의 경우 보육사 등과 관계를 쌓다 끊어지면 사회에 나가서도 대인관계 등에서 문제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동신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최진아 교수는 "영유아를 담당하는 보육사의 경우 일이 힘들지만 처우가 좋지 않아 자주 바뀌는 경우가 많다"며 "보육사들이 편하게 양육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보호종료아동의 경우 부모처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만 이런 사람이 없다 보니 결핍이 생겨 정신적인 문제까지 생기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이해해주는 보육사가 오랫동안 부모처럼 돌봐주면 심리적 안정과 정서 발달 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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