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갑질피해 라이더 "한강 가서 울었습니다. 눈물이 막..."

사회 일반

    갑질피해 라이더 "한강 가서 울었습니다. 눈물이 막..."

    고가 아파트에서는 갑질 빈번
    화물 엘레베이터에 욕설까지
    "배달원 주제에" 속상해 울기도
    인권 침해 사안들 인권위 진정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병환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이걸 황당하다고 해야 할까요? 어제 온라인상에서 대중의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른바 배달 갑질 학원 논란입니다. 서울의 한 유명 학원의 직원과 배달업체 사장 사이의 통화 내용이 인터넷에 공개가 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킨 건데요. 어떤 일인고 하니 학원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배달비 지불이 수십 분 동안 지연이 됐고 그 때문에 다른 주문을 못 받게 되면서 불만을 토로한 배달업체에게 이 학원직원이 막말을 쏟아낸 겁니다. 우선 통화내용을 좀 듣고 이야기하죠.


    업체 사장> 말씀을 왜 그렇게 하세요.

    학원 직원> 아니, 맞잖아요. 본인들이 공부 잘하고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고 했으면 배달 일 하겠어요?

    업체 사장> 지금 비하하시는 건가요?

    학원 직원> 내가 1만원도 줄 수 있고 2만원도 줄 수 있어요. 본인들 3건 해 봤자 1만 원 벌잖아요. 나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1만 원이 나오고 2만 원이 나오고 3만 원이 나왔어. 남한테 사기 치면서 그렇게 3000원 벌어 가면 부자 된대요?

    업체 사장> 왜 사기라고 생각하세요?

    학원 직원> 그렇게 배웠어요? 부모한테.

    업체 사장> 왜 이게 사기라고 생각하시는 거냐고요.

    학원 직원> 딱 봐도 사기꾼들이지 니네가 뭐 정상인이에요? 문신 해놓고 다 그런 애들이지.

    업체 사장> 비하발언 하지 마세요.

    학원 직원> 저는 비하할 사람한테 해요.


    ◇ 김현정> 이런 대화가 19분 동안 이어졌는데 지금 한 30초 정도 들려드렸습니다.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해당 학원에서는 곧바로 사과문을 내놨습니다. 문제의 직원은 학원 강사가 아니고 셔틀버스 승하차를 돕는 아르바이트 도우미였다. 업무 마지막 날이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마는 문제는 이런 배달원에 대한 갑질이 유별난 한 학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에 배달기사들의 노조죠. 라이더유니온에서 갑질을 하는 아파트들 사례를 취합해 보니 100여 건이 넘었다고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까지 제기했는데요. 도대체 이 배달원들에 대한 갑질 실태가 어떤지 직접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라이더유니온의 이병환 조합원 만나보죠. 이병환 조합원님, 나와 계세요?

    ◆ 이병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배달 일을 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이병환> 저는 약 한 5년 정도 됐습니다.

    ◇ 김현정> 5년 정도.

    ◆ 이병환> 네.

    ◇ 김현정> 어느 식당 소속이 아니고 음식배달앱에서 주문을 받아서 배달하는 형태. 그러니까 프리랜서 형태로.

    ◆ 이병환> 네, 프리랜서죠.

    ◇ 김현정> 그렇군요.

    ◆ 이병환> 배달대행이죠.

    2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열린 ‘배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아파트·빌딩 문제해결 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진정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그런데 배달업 종사하시는 분들이 갑질 문제를 제기하셨다길래 저는 어느 특정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인가 보다 했더니 그게 아니라고요?

    ◆ 이병환> 네, 그렇죠. 조금 비싼 고가 아파트들은 항상 해 왔던 일이에요.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줄지는 않아요.

    ◇ 김현정> 그래요.

    ◆ 이병환> 네.

    ◇ 김현정> 그래서 제보를 받아봤더니 103건 정도 된다. 이게 인권 침해 수준인 건만 모아도 한 103건 정도 된다 이 말씀이세요?

    ◆ 이병환> 그 이상일 거예요, 아마. 이렇게 누출되고 보인 것만 그 정도니까. 하물며 저 같은 경우는 아파트에서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조금 까부니까 애한테 하는 말이 너도 말을 안 들으면 이 아저씨처럼 평생 배달일 할 수 있어.

    ◇ 김현정> 참... 아니,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요? 그런 몰지각한 사람들이?

    ◆ 이병환> 많습니다. 그때 순간 어쩔 수 없이 그냥 넘어갔는데 오면서 온몸이 흥분이 되고 그냥 막 생각도 없어지고 자괴감 들고.

    ◇ 김현정> 참 못난 사람들이네요, 못난 사람들. 그렇게 감정적으로 다친 경우들도 있지만 그런 것 말고도 아예 엘리베이터 탑승금지,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오토바이 놓고 걸어 들어가야 되는 곳 등등등등 여러 가지 케이스가 있던데 한 36건만 인권위에 진정하기로 하셨더라고요. 그거 어떻게 고르신 겁니까?

    ◆ 이병환> 사진이나 이런 모든 증거가 확증이 돼 있고 단체든 지역 아파트든 이런 데서 협의가 가능한 부분만 저희가 고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36건 도대체 어떤 식이었는가 대표적인 사례를 한 번 좀 보죠. 어떤 사례들이 있었습니까?

    ◆ 이병환> 뭐, 단지 내 들어가기 전에 입구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눈이 오든 비가 오든 그냥 음식 들고 걸어가는 거예요. 저희가 오토바이로 운행하면서 우산 들고 다니지는 않잖아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혹시 지상으로는 전동차, 오토바이나 자동차 못 다니도록 한 아파트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요?

    ◆ 이병환> 아닙니다. 주차장이 별도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 출입도 안 돼요, 저희는.

    ◇ 김현정> 아니, 왜요?

    ◆ 이병환> 그냥 배달, 음식 배달이라는 이유로.

    ◇ 김현정> 아니, 그러면 다른 택배라든지 이런 것들은 들어가는데?

    ◆ 이병환> 우체부 택배 이런 건 다 운행이 가능합니다.

    ◇ 김현정> 가능한데 음식 배달만 안 된다?

    ◆ 이병환> 네, 음식 배달만 안 된답니다. 그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잘 이해가 안 가네요. 그런 경우도 있었고 또 어떤 경우?

    ◆ 이병환> 또 엘리베이터를 타면 승객용하고 화물용. 고가 아파트들은 나눠져 있잖아요.

    ◇ 김현정> 아니, 아파트인데 화물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어요? 주상복합 말고?

    ◆ 이병환> 네, 있더라고요.

    ◇ 김현정> 네, 그런 곳은?

    ◆ 이병환> 화물 엘리베이터를 제가 항상 그렇게 그냥 수긍하고 하다가 최근 한 2~3주 전에는 제가 그때가 비가 오는 날이라 왜 화물 엘리베이터는 음식물도 내려오고 이러기 때문에 냄새가 엄청 악취가 심하거든요.

    ◇ 김현정> 음식물 쓰레기라든지 이런 것들이 내려오죠.

    ◆ 이병환> 악취가 엄청 심해서 그날은 도저히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저 화물은 아니고 음식이다, 냄새나는 음식도 아니고 샐러드이기 때문에 아무 이상 없다. 제발 오늘은 엘리베이터 타게 좀 해 줘라 했더니 도리어 우비도 벗고 다 벗고 들어가래요, 빗물 떨어진다고.

    ◇ 김현정> 참 그런 경우도 있었고.

    ◆ 이병환> 화물 엘리베이터로.

    ◇ 김현정> 또 있습니까?

    ◆ 이병환> 제가 이제 얼핏 좀 멀리서 들은 얘기인데 그 사람은 제가 들은지는 몰랐을 거예요. 배달하는 주제에.

    ◇ 김현정> 배달원 주제에.

    ◆ 이병환> 반말하고 욕하고. 그냥 배달이니까.

    ◇ 김현정>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이 어떠세요?

    ◆ 이병환> 하기 싫죠. 이 일을 내가 왜 하나 싶고. 이러면서 내가 해야 되나, 과연. 돈은 벌고 싶은데. 저도 가족이 있으니까.

    ◇ 김현정> 참 속이 상한데.

    ◆ 이병환> 한강에 가서 몇 번은 운 적도 있어요, 그냥 혼자. 울고 싶어 운 게 아니라 그냥.

    ◇ 김현정> 서러워서.

    ◆ 이병환> 네.

     


    ◇ 김현정> 그래요. 그런 사례들 있고. 그 헬멧을 벗으라는 것은 왜 헬멧을 벗으라는 거죠?

    ◆ 이병환> 그냥 그 이유도 모르겠는데 우리가 이제 자세한 내용은 안 해 줘요. 그냥 우리가 느끼기에는 그냥 위협적이다. 다른 얘기를 안 해 줘요.

    ◇ 김현정> 혹시 예를 들어 CCTV를 통해서 뭔가 식별을 하게 되는데 헬멧을 쓰고 갈 경우에는 이제 배달원분들 말고 혹시 다른 범죄자들이 탔을 경우에도 이제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우리 아파트는 무조건 헬멧을 다 벗고 엘리베이터 타게 돼 있다라든지 이런 설명이 없어요?

    ◆ 이병환> 그런 게 없어요. 딱 대놓고 우리는 이렇게 돼서 이런 거 규칙 지켜줘야 됩니다라고 하면 저희도 헬멧 정도는 수긍 가능해요. 우리도 이해를 하니까.

    ◇ 김현정> 기본적으로 뭔가 이야기를 해 보고 협의를 해 보고 또 설득을 서로 주고받고 이럴 만한 상황도 안 되기 때문에 인권위에 제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말씀이세요.

    ◆ 이병환> 네, 그렇죠.

    ◇ 김현정> 어떻게 되기를 요구하세요?

    ◆ 이병환> 저희는 큰 건 없어요. 서로 양보하면서 지킬 거, 기본적인 규칙은 당연히 있겠죠. 그 정도 규칙 틀을 저희한테 고지를 해 주고 특정한 이유를 고지를 해 주고. 인간적으로 대해 줬으면 하는 바람에. 결과는 저희 큰 건 없거든요. 그거예요.

    ◇ 김현정> 참 요즘 배달음식 많이 이용하는데 이렇게 기본적인 예의, 기본적인 존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바람직한 배달문화가 형성될 수 없는 건데 문제제기 잘하셨고요. 힘내시고요.

    ◆ 이병환> 네.

    ◇ 김현정> 인권위에 진정한 이 내용들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저희도 우리 청취자분들께 보고하겠습니다.

    ◆ 이병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병환> 네.

    ◇ 김현정> 라이더유니온 이병환 조합원이었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