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 위로 떨어지는 경찰의 물대포. 연합뉴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무장경찰이 충돌하면서 4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1명은 머리에 실탄을 맞아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는 경찰이 시위 해산을 위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고무탄을 하늘로 쐈다.
3명은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다친 것으로 보이는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머리에 실탄을 맞은 여성 1명은 생명이 위독하다고 의료진이 밝혔다.
네피도 병원의 한 의사는 "그녀가 아직 죽지 않았지만, 응급실에 있다. 100% 치명상을 입었다"면서 "엑스레이를 보면 실탄이다"고 설명했다.
국영방송 MRTV는 경찰이 시위대의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은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군부는 지난해 총선이 부정선거로 치러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총선에서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했다.
경찰은 또 이날 오후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 있는 NLD 당사 건물을 급습했다고 NLD 소속 의원 2명이 전했다. 10여명의 경찰이 해가 진 이후 당사에 들이닥쳤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네피도와 만달레이 등 여러 도시에서 수많은 시위대가 다쳤고, 일부는 보안군에 의해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MRTV는 미얀마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경찰 트럭이 시위대에 의해 부서졌고, 이 여파로 경찰이 다쳤다고 전했다.
MRTV는 시위대가 국가의 안정을 해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려는 사람들로 조직됐다고 표현했다.
경찰은 네피도에서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하늘을 향해 총을 쏘고 물대포를 발사했다.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맞섰다.
경찰은 만달레이에서 시위대 최소 27명을 체포했다.
이 같은 상황은 해질녘쯤 잠잠해졌다. 군부가 5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통행을 금지한 영향으로 보인다.
UN(국제연합)은 평화롭게 시위할 수 있는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미얀마 보안군에 요구한 상태다.
한편 UN 인권이사회는 오는 12일 특별회의를 열고 미얀마의 인권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