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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전 서울시 비서실장은 안돼!"…곤혹스러운 중기부와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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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단체 "전 서울시 비서실장은 안돼!"…곤혹스러운 중기부와 경기도

    여성단체 "오성규는 성폭력 2차 가해자…공공기관 수장 자격 없어"
    여성단체·야권, 조직적 반발…중기부·경기도, '숙고 모드' 돌입
    일각에선 '오 전 비서실장 스스로 물러나야'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 연합뉴스

     

    여성단체들이 '성폭력 2차 가해'를 이유로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의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임명에 강력 반대하고 나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여성단체 "오성규는 성폭력 2차 가해자…공공기관 수장 자격 없어"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2차 가해에 앞장선 오성규 전 비서실장을 공공기관 수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임명권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종 후보자에 오른 오씨의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취임을 불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수원여성회, 전국학생행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등 4개 단체가 연대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오씨는 박 전 시장 사후에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선봉에 섰다"면서 "이후 제도기관에서 밝혀진 사실조차 부정하며 여론을 호도했고, 국가기관을 압박했고, 거짓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식이 열린 지난 7월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운구 차량이 서울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어 "그런 2차 가해자가 아무런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고 공공기관의 수장으로 승인된다면, 오히려 '피해자만 피해본다'는 사회적 인식을 광범하게 형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적법한 공모와 심사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일간베스트(일베)에서 미성년자 성희롱 등 부적절한 행위를 일삼은 7급 공무원 임용후보자를 불과 20일 전 임용 취소한 이 지사의 처신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며 이 지사를 비판한 바 있다.

    ◇중기부, 논란 확산하자 "시간 걸리더라도 승인절차에 신중 기할 것"

    이처럼 여성단체와 야권이 조직적으로 오 전 비서실장의 임명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중소벤처기업부와 경기도도 숙고에 들어갔다.

    오 전 비서실장은 최근 열린 경기테크노파크 이사회에서 최종 원장 후보로 심사를 통과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그를 둘러싼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최종 후보자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이사장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임명하게 된다.

    경기테크노파크 측은 지난 15일 중기부에 최종 후보자에 대한 장관 승인을 요청했지만, 중기부는 아직까지 장관 면접 등 후속 일정을 통보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기부 관계자는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논란이 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승인 절차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 배수용 원장이 퇴임하는 오는 25일 전까지 후임 원장이 결정되기는 힘들게 됐다. 또 권칠승 중기부 장관이 아예 승인을 거부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선 '오 전 비서실장 스스로 물러나야'

    경기도도 여성단체의 반발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재명 지사는 일단 중기부 장관의 승인 여부를 지켜보고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한형 기자

     

    전국에는 모두 19개의 테크노파크가 있다. 지금까지 중기부 장관이 승인한 테크노파크 원장 후보자의 임명을 지자체장이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성단체와 야권 반발 등으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설사 권 장관의 승인이 있더라도 이 지사가 이를 그대로 수용할 지는 불투명하다.

    경기도청 내부에서는 '오 전 비서실장이 원활한 경기도정과 경기테크노파크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오 전 비서실장은 시민단체 '환경정의'의 사무처장을 지냈다. 박 전 서울시장 재임 중에는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을 거쳐 2018년 7월부터 박 전 시장이 숨지기 전인 지난해 7월까지 비서실장을 지냈다.

    특히 지난해 12월 23일엔 성추행 피해자가 과거 박 전 시장에게 보낸 자필편지 세 장을 공개해 '2차 가해' 논란과 함께 여성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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