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민정수석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이한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신현수 민정수석을 4일 동시에 떠나보냈다. 이에 청와대는 당분간 검찰 개혁 이슈보다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민생과 코로나19 대응 등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권 일각에 강경한 흐름이 있어 시기를 조율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尹 사의표명 지켜보자마자 文대통령 "수리합시다"…1시간만에 초스피드 수용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 수용은 전례없이 '초스피드'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윤 총장의 사의 표명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곧바로 "수리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직후에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으로 내려와 문 대통령의 사의 수용을 생중계로 발표했다. 1시간 남짓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문 대통령이 빠르게 사의를 수용한 것은 윤 총장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는 배경설명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윤 총장이 직을 내려놓으며 한 발언에 대해 불쾌해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사퇴의 변으로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정권을 깎아내린 윤 총장에 대해 사의 수용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도 그동안 정말 많이 참았다"며 "윤 총장이 하는 발언을 보고 사의 수리를 바로 안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신현수 민정수석도 교체했다.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CBS보도로 알려진지 17일만, 신 수석이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한지 11일만이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실에서 문 대통령과 법무비서관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진국 감사위원이 후임으로 발탁됐다.
민정수석 교체도 당초 예정된 일정을 며칠 앞당겨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사의를 수용함과 동시에 신 수석의 거취까지 정리한 것은 더이상 검찰 관련 이슈에 끌려다니지 않고 일단락 짓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