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해, 시민사회를 통해 알려진 사례 대다수가 '농지 취득'이었다는 점에서 농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민단체는 이들 직원에 대해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등이 발표한 '투기 의혹 명단'에 따르면, LH 직원 10여 명이 지난달 6번째 3기신도시로 발표된 광명시흥지구와 관련해 사전에 취득해둔 토지는 1만 8천여㎡에 달한다.
시흥시 과림동과 무지내동에 있는 해당 토지는 대다수가 지목이 전‧답인 농지다.
'경자유전' 원칙에 따라 이들은 'LH 현직 직원 겸 농부'여야 한다. 농지법에 따라 농지는 일부 예외 사례를 제외하고는 직접 농업경영을 하거나 할 예정인 사람이 소유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지키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현직 LH 직원이면서 등기부등본상 주소가 대부분 판교, 용인, 분당, 영통 등 다른 지역인 점을 고려하면 그렇다.
물론 이를 어길 시 처벌 조항도 있다.
농지법상 농지를 취득하려면 상속 등 예외 사례를 제외하고는 당국으로부터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 한다. 농지 면적이 1천㎡ 이상인 경우엔 주말‧체험영농도 불가하며, 농사 노동력과 장비 등 확보 방안을 담은 농업경영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
농지법은 이러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부정하게 취득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게 하고, 농업경영계획서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일정기간 내 토지를 처분하도록 한다.
다만 문제는 여기에도 빗겨나갈 틈새가 더러 있다는 점이다. 농지법상 가능한 임대차나 사용대차, 시행령상 농지 처분 의무 면제 사유 등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이 토지에 심어뒀다는 '묘목'도 마찬가지다. 농지법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시행령상 이러한 의무 면제 사항 중 농지 개량이나 영농 준비를 위한 휴경은 그 속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수목 종류에 따라 생육 방식이 다른 점도 복잡하게 고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합동조사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3기신도시 6곳과 택지면적이 100만㎡를 넘는 지구 등 8곳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 5일에는 LH 본사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대상자는 LH 등 관련 공기업 직원과 국토교통부, 지자체 담당 부서 공무원과 청와대 직원 등의 본인, 직계존‧비속이다.
이에 따라 이들 직원들의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부패방지법, 공공주택특별법 등 각종 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조사단은 다음 주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