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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이터 김영춘 vs 아웃복서 박형준…링에 오른 두 후보

부산

    인파이터 김영춘 vs 아웃복서 박형준…링에 오른 두 후보

    쫓아가야 하는 김영춘 '한 방 필요'… 가덕신공항이 카운터펀치?
    출마선언 이후 지지율 1위 박형준 '수성 전략'…정권 심판론 시동
    대선 전초전 의미, 전국구 지원군 속속 합류
    남은 변수에 따라 지지율 변화 가능성도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좌),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우).

     

    4·7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간의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출마 선언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는 박 후보의 수성 전략에 맞서 선거판 흔들기를 시도하는 김 후보의 뒷심이 얼마나 먹혀들지 관심이 쏠린다.

    ◇한 방 필요한 김영춘 '인파이팅' vs 지켜야 하는 박형준은 '아웃복싱'

    각각 삼자 대결로 치러진 당내 경선에서 이변은 없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67.74%,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53.40%의 득표율로 무난히 1위를 차지했다.

    서로 다른 링에서 멀지 않아 만나게 될 본선 상대를 바라보던 두 후보는 이제 같은 링 위에 올라섰다.

    남은 30일간 김 후보는 타이슨으로 대표되는 인파이팅을, 박 후보는 메이웨더와 같은 아웃복싱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출마 이후 다자·양자 간 여론조사에서 줄곧 여유 있는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박 후보는 치고 빠지기 전략을 구사하며 지금껏 따낸 점수를 지켜내면 된다.

    반면, 시간이 없는 김 후보에게는 경기를 뒤집을 한 방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가덕신공항은 김영춘의 카운터 펀치?

    김 후보가 공들여 온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카운터 펀치가 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실제, 가덕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간 격차는 이전과 비교해 의미를 부여할 정도의 변화는 없었다.

    그럼에도 김 후보에게 가장 큰 무기는 가덕신공항이다. 자신의 호를 '가덕'으로 바꿀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

    경선 과정 중 "부산 시민 모두의 성과"라는 당내 주자들의 반론에 막혀 내세우지 못했던 역할론도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신공항과 관련해 박 후보는 정면 승부를 하지 않는 모양새다. 대신, 이제부터라도 키를 잡고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가 유치를 했든 간에 이제부터 더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부산에 도움이 되면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한다"며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초당적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현 정권 심판론 vs 전 정권 심판론

    박형준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그동안 보여준 합리적 이미지에서 두 어 단계 톤을 높여 현 정권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현 정권은 무능과 위선, 오만과 편 가르기만 보여준 정권"이라고 비판하며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지 못한다면 나라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송호재 기자

     

    그러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전에 치러지는 마지막 선거인 만큼,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늠하는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강경한 발언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촛불 바람에 무너져 내린 뒤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부산 보수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과 박 후보와의 연관성을 놓고 맹공을 펼치고 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을 사찰을 했다면 그것을 정무수석에게 보고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그것을 몰랐다고 하면 5천만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박 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지난 6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국민의힘을 '불법 사찰을 자행한 세력'이라고 언급하며 전 정권 심판론을 이어갔다.

    투표일이 가까워져 올수록 김 후보는 물론 민주당 차원에서의 MB국정원과 관련한 박 후보에 대한 공세는 더욱 거칠어질 전망이다.

    ◇대선 전초전 의미…링 밖 매머드급 세컨드

    1년 임기의 광역단체장 보궐선거지만, 그 의미는 대선 전초전에 버금간다. 그만큼 각 정당의 지원사격도 매섭게 펼쳐진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든 대권 잠룡들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낙연 당대표는 가덕신공항 건설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부산 지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노무현 정신계승연대 영남본부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김두권 의원 역시 경선 기간 김영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터라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 출시인 이광재 의원은 민주당 부산시당 미래본부장을 맡고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대권 행보의 시작을 알릴 전망이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통합 캠프 구성에 나선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복당파 김태호 의원이 박 후보를 지원한다.

    4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박형준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송호재 기자

     

    특히, SNS 등을 통해 박 후보에 각을 세우던 홍 후보의 지원 의사는 유권자들에게 유· 무형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 국회의원은 물론 경선 경쟁자였던 박민식·이언주 전 의원과 박성훈 전 경제부시장은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선거운동을 지원한다.

    ◇남은 변수는?

    하루에도 크고 작은 이슈가 쏟아져 나오는 선거에서 30일이라는 기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선거판을 흔들 몇 번의 큰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바람을 잘 이용하거나 버티는 쪽이 당선에 가까워 질 것이다.

    먼저,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오롯이 김 후보에게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민주당에서는 경선 과정 중 정당 지지율에 미치지 못했던 김 후보가 경선을 거치면서 정당과 본인의 지지율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각 정당 지지율을 기준으로 ± 5%p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큰 변화가 없을 경우 되려 박형준 후보에게로 표심이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선 과정에서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이는 밴드왜건 효과가 본선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MB국정원 민간인 불법 사찰, 4차 재난지원금, 군소정당 후보의 득표율,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공판 등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잠재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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