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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심각할 줄은"…LH발 보선 위기에 커지는 與내 자성론

국회/정당

    "이렇게 심각할 줄은"…LH발 보선 위기에 커지는 與내 자성론

    LH사태 발발 후 정부합동조사 이어 특수본까지 설치했지만
    서울시장 여론조사서 3자 대결마저 야권 후보가 앞서는 상황
    판세 나빠지자 민주당 내부서도 "정부·여당 대응 좋지 못했다" 목소리
    민감한 부동산 특성 고려해 전방위 대응 필요했다는 지적
    정치권 이슈로 부각시켜서는 안 됐다는 비판도

    연합뉴스·윤창원 기자

     

    이른바 LH 사태로 불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의 여파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예상외의 후폭풍에 놀란 여권 내에서는 치밀하지 못했던 대처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자칫 서울과 부산을 모두 야권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에 이어 15일에도 3자 대결 시에도 야권 후보들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 앞설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됐다.

    13~14일 서울 유권자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일보·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35.6%를 얻어 33.3%인 박 후보와 25.1%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14일 서울 유권자 81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아주경제·PNR리서치 조사의 3자 대결에서도 오 후보가 34.7%를 얻어 30.7%인 박 후보와 26.1%인 안 후보에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는 더욱 격차가 심해졌다.

    문화일보·리얼미터 조사에서 오 후보로 단일화시 오 후보 54.5%, 박 후보 37.4%였으며, 안 후보로 단일화시에는 안 후보 55.3%, 박 후보 37.8%였다.

    아주경제·PNR리서치 조사에서는 오 후보 단일화시 오 후보 47.7%, 박 후보 34.1%, 안 후보 단일화시 안 후보 50.8%, 박 후보 33.0%였다.

    모두 야권 단일 후보가 오차 범위를 크게 벗어나는 수준의 압승을 거둔다는 전망이었다.

    전날 3자 구도에서도 박 후보가 질 수 있다는 여론조사가 처음 발표됐을 때는 "여론조사 결과 하나하나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민주당이었지만 결과가 유사한 조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자 분위기가 다소 변하기 시작했다.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윤창원 기자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3주라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변수에 의해 지지율이 출렁거릴 수 있다"면서도 "LH 사태 발발 후 계속해서 분위기가 나빠지고 있어 더 상황이 좋지 않았던 부산이 오히려 해볼만 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가 나온다"고 토로했다.

    사태 악화에 그간 자제했던 당청을 향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가 이번 사태 발발 후 합동조사를 하는 한편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강제력과 속도감 등에 있어서 한계가 있는 경찰의 특성상 수사 내용이 국민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가격 폭등 등으로 부동산 이슈가 전국민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인 만큼, 절차를 존중하는 신중한 접근보다는 전면적이고 보다 과감한 대응으로 논란 확산을 자제시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전수조사며, 검찰 수사며, 장관 경질이며 모든 방안을 한 방에 투입했어야 한다"며 "특검이며 뭐며 하나의 방안을 내놓고는 반응을 보고, 또 하나의 반응을 내놓는 식으로 대응을 하다보니 무엇을 해도 앞서 제기된 논란에 대한 변명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일각에서는 LH 직원들의 일탈을 불필요하게 정치권의 이슈로 확산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으니 수사기관을 통해 충분하게 수사해 비리에 대해서 엄벌하겠다는 메시지 정도로 충분했음에도 굳이 지난 정권과의 연관성이나 장관 책임론 등을 언급해 이슈를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을 지나치게 확대해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을 잠재적 투기 세력으로 보일 수 있게 한 점에 대해서도 스스로 불신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와 전 여당 대표까지 이번 사안을 권력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면서 불필요하게 일을 키웠다"며 "오히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기려면 당 차원이든 정부 차원이든 지난 주말에는 묘수를 꺼내들었어야 했는데 지금으로서는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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