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40대 초중반. 마른 듯 날씬한 체형. 경기 남부지역 구력 2년 기혼 여성입니다. 애인할 회원님들 신청하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온라인을 통한 만남·모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골프 파트너 소개'를 빙자한 새로운 형태의 성매매 알선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취재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 밴드 등 온라인 모임 서비스에 '골프 파트너 소개'나 '골프 부킹 주선'을 내세우는 그룹 수십개가 운영 중이다. 그룹마다 회원 수도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700∼800여명에 이른다.
그룹 운영진은 공지글을 통해 여성 2∼3명의 나이 등 간단한 신상정보와 라운딩이 가능한 지역·날짜를 알리고 참여를 희망하는 회원을 모집한다.
댓글로 참여를 신청한 회원에게는 개인 메시지로 여성의 사진과 키, 몸무게 등 정보가 전달된다. 남성이 먼저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면 이에 맞는 여성을 찾아 '매칭'하는 경우도 있었다.
겉으로는 골프 라운딩 일행 주선으로 보이지만 매칭의 진짜 목적이 성매매로 추정되는 경우가 흔하다.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한 남성에게 운영진이 경비 부담에 대한 추가 안내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라운딩 비용과 식비 등을 남성 측에서 일체 부담해야 한다는 공지와 함께 "'애프터'는 '핸디'를 주셔야 한다. 보통 30(만원) 정도이고 나이나 외모에 따라 40∼50(만원) 받는 분도 있다"는 설명이 따라왔다.
그룹 가입자들에 따르면 '애프터'는 골프 후 성매매를, '핸디'는 여성에게 성관계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을 뜻한다.
만남이 성사되면 운영진은 남성들로부터 '매칭비' 명목으로 10만∼20만원가량을 받는다. 사실상 성매매 알선비다.
모임 앱으로 만나는 남성과 여성은 대부분 40대 이상이었다. 운영진은 해당 연령대 여성들이 많은 인터넷 카페 등에 '무료로 골프를 칠 수 있다'는 홍보 글을 올려 여성들을 끌어들인 후 성매매로 용돈벌이가 가능하다며 매칭 참가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판례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유사성매매와 알선행위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골프 성매매'는 골프를 명목상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메신저 대화에서도 명시적으로 성매매와 관련된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 혐의 성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성관계 대가로 돈이 지급되고 중개인이 알선비를 받은 것은 전형적인 성매매 범죄의 형태"라며 "해당 만남과 주고받은 돈의 목적이 골프가 아닌 성관계임을 입증하는 것이 혐의 성립의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