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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히 근무했다고 집행유예"…檢 유재수 1심 판결 '작심비판'

법조

    "성실히 근무했다고 집행유예"…檢 유재수 1심 판결 '작심비판'

    9개월 만에 열린 유재수 '뇌물수수' 항소심
    檢 "부정적 요소 많은데 집행유예" 1심 비판
    유재수 기소한 이정섭 부장 직접 출석하기도

    금융위원회·부산시 재직 당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항소심에서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도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판결을 "이례적"이라며 지적했다. 유 전 부시장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대가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1부(이승련 엄상필 심담 부장판사)는 24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 전 부시장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6월 1심 판결에 검찰과 유 전 부시장 양측의 항소로 사건이 2심으로 넘어온 지 약 9개월 만이다.

    유 전 부시장은 앞서 약 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은 이중 약 4200만 원을 뇌물수수액으로 봤다.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것이지만 당시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이 뇌물을 건넨 측과 본래 친분 관계가 있었고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공직자로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형을 정하는 데 유리한 요소로 보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날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 지점을 집중 지적했다. 유 전 부시장을 직접 수사했던 이정섭 당시 동부지검 형사 6부 부장검사는 직접 공판에 나와 "개인적으로 여러 사건의 기소 및 공소유지를 맡았고 이에 대한 무죄 선고도 받아봤지만 이 사건 원심(1심)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이례적인 양형이다"고 지적했다.

    박종민 기자

     

    이 부장검사는 "4200여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은 양형기준상 3~5년이 선고되는 것이 기본이고 이 사건의 경우 뇌물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특별가중인자도 존재해 대법원 양형위원회 기준상 4~6년의 가중형량이 적용되는 사안이다"며 "원심은 이를 명백히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집행유예를 선고한 근거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부장검사는 "장기간 성실하게 근무했고 범죄전력이 없다는 요건으로 (집행유예를) 줬는데 고위공직자 범죄에서 이런 요건을 안 갖춘 공직자는 없다"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이라는 결론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 전 부시장 측은 이러한 금품수수에 대한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유 전 부시장 측 변호인은 "뇌물 수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직무 관련성이 있어야 하는데 공소장을 아무리 봐도 금융위의 권한만 적혔을 뿐 어떤 직무와 관련됐다는 것인지 추측할 단서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 전 부시장이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유 전 부시장은 1심 선고 후 위암이 발견돼 수술과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들은 뒤 금품을 건넨 인물들을 차례로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4월 28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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