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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용인 '알토란 땅' 싹쓸이…'베일의 A씨' 대체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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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용인 '알토란 땅' 싹쓸이…'베일의 A씨' 대체 누구?

    [기획]용인 플랫폼시티 부동산 투기 천태만상②
    '투기 거물' 개발요지 보정동 임야 집중 매입
    대출 끼고 지분 나누기…전국에서 몰려든 투기세력
    보상·차익 위해 1㎡까지 쪼개, 사업제안 전날 무더기 거래
    "특정 시점 매입, 작은 필지도 투기 의심해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세력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도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CBS노컷뉴스는 3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인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사업'에 손을 뻗친 부동산 투기 세력들을 추적했다. 다양한 부동산 투기수법과 유형을 찾아내 부동산 투기 관련 수사가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신도시 저리가라"…'투기판 된 알짜' 용인 플랫폼시티
    ②용인 '알토란 땅' 싹쓸이…'베일의 A씨' 대체 누구?
    (계속)


    다수의 외지인이 필지 지분을 나눠 토지를 매입한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부지 가운데 한곳인 보정동의 한 임야. 박창주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살던 A씨. 그는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사업 공약을 내건 백군기 용인시장이 지방선거에 당선된 지 6개월이 지난 2018년 말부터 작게는 10㎡, 크게는 1천㎡씩 용인시 보정동 임야를 매입했다.

    이어 경기 광주시로 거주지를 옮긴 그는 동거인과 경남 창원시에 사는 B씨 등 3명과 팀을 짜고, 지난해부터 다시 보정동 임야를 공동매입하기 시작했다. 부동산등기부등본상 토지를 매입한 횟수만 20차례가 넘는다.매입한 총 임야 면적은 1만 4천㎡에 이른다. 축구장 2개와 맞먹는 규모다.

    같은 기간 인근 임야 토지거래 면적이 3만 2천여㎡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이 임야에서 이뤄진 거래의 절반가량을 A씨 등 3명이 사들인 셈이다. 보정동은 플랫폼시티 개발사업 부지의 85%를 차지한다.

    A씨가 매입한 임야는 모두 플랫폼시티 개발사업 부지로 지정됐다. 이들의 토지거래 규모는 플랫폼 시티 전체 개발구역을 기준으로 봐도 개인 중 가장 크다. A씨가 이번 플랫폼시티 투기에 '큰 손'으로 불리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들 토지 거래가 향후 플랫폼시티 개발사업에 따른 시세차익은 물론, 작은 땅을 나눠 갖고도 토지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투기행각이라고 판단했다.

    이 일대 임야를 매입하면서 많게는 공시지가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했고, 매입한 땅 면적도 대토 보상 대상으로 분류되는 200㎡(자연녹지 기준)를 조금 넘는 규모로 나눴기 때문이다.

    대토 보상은 개발 과정에서 일정 면적의 토지주에게 보상금 대신 땅으로 보상하는 제도다. 보정동에 사는 한 주민은 "전문 투기꾼이나 개발 관계자들이 보상이나 차익을 얻으려고 친·인척은 물론 지인까지 동원해 쪼개기 거래를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꾼들'이 몰려간 알토란 땅 '용인 보정동'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구상도. 용인시청 제공

     

    CBS노컷뉴스가 2018년부터 최근까지 플랫폼시티 개발사업 부지에서 이뤄진 토지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가장 투기가 활발하게 이뤄진 곳이 보정동이었다. 이곳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투기 세력들은 A씨처럼 토지를 공동매입하는 방식으로 땅을 마구 사들였다.

    특히 보정동 내에서도 가장 거래가 많았던 주소지는 1,000번지 일대다. 플랫폼시티 전체 사업부지 내에서 거래된 120여필지(중복 포함) 가운데  35%에 해당하는 40여 필지가 이곳에 집중됐다. 토지 거래 인원만 263명(중복 포함)에 달한다.

    토지 거래자 가운데 용인시가 아닌 타 지역 주소 거주자가 42%였다. 경남 창원, 대전, 충북 충주·음성 등 전국 각지에 퍼져 있었다. 은행에서 적게는 1억원, 많게는 20억원씩 대출해 땅을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은행 돈을 빌려다 토지를 사 모으는 전형적인 투기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6월 17일 '무더기 매입' 보정동에 무슨 일이?

    대체 2020년 6월 17일 용인 보정동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전문가들은 토지매입자들의 거래 시점이 전형적인 투기를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보정동 임야 매입이 개발구역의 윤곽이 나오던 시점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날은 GH(경기토지주택공사)가 용인시에 플랫폼시티 개발구역 지정안을 제안하기 하루 전날이다. 이날 하루 보정동에서만 54건의 토지매입이 이뤄졌다. 토지거래자 수도 200여명(중복 포함)에 이른다.

    한두달 직전인 4월과 5월 이 지역 토지거래는 각각 10건과 20건 뿐이었다.

    ◇1㎡ 땅까지 쪼개서 매입

    전형적인 땅투기라는 점은 토지거래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이들은 심지어 1㎡ 규모의 토지마저도 공동 매입했다. 매우 치밀한거래다. 개발이 이뤄질 경우 단 1㎡ 토지주라도 권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거래라는 의견이 나온다.

    일종의 '알박기'인 것이다. 보정동의 공인중개사는 "나중에 주택이나 상가를 지으려 할 때 손바닥만한 작은 필지라도 갖고 있으면 권리를 주장해 보상과 시세 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며 "작은 땅과 함께 주변 토지도 여럿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요한 발표가 있기 전후 매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자세한 개발정보를 취득한 특정 직업군이나 투기세력이 개입됐을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사업부지와 인접지역까지 아주 작은 필지를 가지고도 보상이나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토지수용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특정 시점과 작은 땅 거래에 대해서도 세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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