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한 일본인에 대한 형사재판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가해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재판이 26일 한국 법원에서 나란히 열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이날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56)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한다.
이는 지난해 4월 스즈키씨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재판부가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실을 통해 일본에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한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그는 2012년 6월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고,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위안부상은 철거해야 한다. 종군이 아니라 추군(追軍)"이라고 주장했다.
스즈키씨는 또 현장에서 찍은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2차례 올리며 "일본대사관 앞에 추군 매춘부상을 설치한 사실에 일본인들이 격노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의 거짓을 폭로해 일본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에 검찰은 이듬해 2월 스즈키씨를 재판에 넘겼으나 그는 총 18차례의 공판 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이 수차례 사법공조를 시도했으나 법정에 데려오지는 못했다.
이번 공판도 스즈키씨가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법원은 재판을 연기하고 재차 사법공조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같은 법원 민사94단독 박세영 판사는 강제동원 피해자 2명이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변론을 진행한다.
당초 이 사건은 일본제철이 소송에 응하지 않아 소송 내용을 공개하는 것으로 송달을 대신하는 공시 송달을 거쳐 진행하려 했지만, 일본제철 측이 작년 11월 뒤늦게 한국 변호사들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대응에 나서 변론이 열리게 됐다.
이 소송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가해 기업을 상대로 낸 여러 건의 소송들 가운데 하나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년 10월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피해자에게 각각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했고, 이후 같은 취지의 소송이 여러 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