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의 입원·입소자의 코로나19 1차 예방접종을 위해 2차 접종용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1차 접종을 최대한 빠르게 끝내기 위한 조치라며, 이미 1차 접종을 마친 이들의 2차 접종 일정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김기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30일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같은 경우는 초기에 공급된 물량을 가지고 2차 접종일정에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2차 접종분을 가지고 1차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며 "65세 이상 요양병원·요양시설에 대한 접종이 지난주부터 시행되고 있고, 그 부분도 동일한 2차 접종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을 받고 있는 대상은 요양병원·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약 29만여 명,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7만여 명,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34만여 명 등이다.
또 지난주부터는 만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28만여 명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1차 접종을 위해 100만 회분 안팎이 필요하고, 10주 뒤 2차 접종을 위해 같은 양을 비축해 둬야 하는 상황이다.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재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은 초기 도입물량인 157만회 분(78만5천명분)이다.
여기에 오는 31일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9만회 분(34.5만명 분)이 도입되고, 4~5월 중에 141만회 분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었다.
산술적으로는 확보된 물량을 통해 1차 접종을 끝내고, 2차 접종용 물량도 비축해 둘 수 있었지만, 전 세계 백신 수급 불안 상황 때문에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도입 일정이 4월 셋째주로 늦춰지고, 물량도 43만 2천회 분으로 축소됐으며 4~5월 중 추가 도입 일정도 불확실해졌다.
결국 정부는 2차 접종을 위해 비축하기로 했던 백신을 1차 접종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당겨 쓰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2차 접종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비축된 백신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5~6월에 700만회 분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에 1차 접종자의 접종 간격을 고려하면 계획에 맞춰 2차 접종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김기남 반장은 "2차 접종용 비축분을 최대한 활용해서 1차 접종대상자를 확대하고, 보다 신속하게 접종을 하기 위해서 일부 접종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서 별도로 말씀드리겠다"며 "일부 백신의 공급일정이 변경됐지만, 2분기 시행계획 일정에는 차질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을 예약하는 시점도 1차 접종 뒤 10주에서 12주로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전문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 간격을 8주에서 12주로 권고하고 있다.
김 반장은 "일반적으로 국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간격이 길어질수록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며 "12주 범위도 접종 간격이 적정하기 때문에 향후 백신 공급상황 등을 고려해서 필요한 경우 예약 기준일 변경을 추가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