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이라영 작가, 정은정 작가
◇ 김종대> 빈약해진 우리들의 관계를 업시켜보는 시간. 모든 것에 대한 관계 맺기의 달인 이라영 작가, 어서 오세요.
◆ 이라영> 안녕하세요.
◇ 김종대>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관계업을 꿈꾸는 도농관계의 달인.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 작가도 어서 오세요.
◆ 정은정> 안녕하세요.
◇ 김종대> 두 분들 참 오랜만에 뵙습니다. 봄 하면 떠오르는 제철 채소 얘기를 오늘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아주 많이 준비해 오신 것 같아요. 오늘 어떤 채소 이야기해 볼까요.
◆ 정은정> 요즘 대세죠, 미나리.
◇ 김종대> 주로 어떤 요리 좋아하십니까?
◆ 정은정> 저는 미나리 하면 그래도 미나리강회. 뭔지 아시죠? 오징어나 묶어서 초고추장 찍어 먹는데 자주 먹었던 건 아니고 엄마가 한 번 해 주시면 그냥 그날이 되게 특별한 날이에요. 바쁘신 분이니까 대체적으로 대충 무쳐서 주시는데 그런 거 하는 것은 무언가 좀 좋은 날이었던 기억이 나요.
◇ 김종대> 그렇군요. 이라영 작가님.
◆ 이라영> 저도 초고추장에 묻혀 먹는 거 좋아해요.
◇ 김종대> 그렇습니까?
◆ 이라영> 그 향하고 새콤한 맛이 잘 어울려서.
◇ 김종대> 저는 낙지하고 미나리 잔뜩 넣어서 그냥 철판구이 해버리면 술을 아무리 먹어도 다음 날 속이 편해요. 나는 그 이유를 모르겠어. 절대 속이 불편하지 않아요.
◆ 정은정> 우리 딸은 미삼, 미삼 세트라고 요새 미나리 삼겹살이 대세라고.
◇ 김종대> 미나리 삼겹살. 미나리가 적용되는 요리가 정말 많네요.
◆ 정은정> 우리는 그냥 미나리하는데요. 물미나리, 논미나리, 밭미나리, 불미나리도 있습니다. 불미나리는 대궁이 빨갛거든요. 아무래도 물에 안 들어가 있고 바깥에 있다보니까 햇빛에 노출도 되고 이렇다 보니까 불미나리인데 특히 이렇게 즙으로 짜서 약용으로도 많이 써요. 그래서 김종대 선생님께 추천드립니다. 술 많이 드시고 물미나리 한 팩 드시면 간 회복에 좋다는.
정은정 작가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 김종대> 어디 가면 많이 구할 수 있습니까?
◆ 정은정> 인터넷에서도 아주 잘 되고 있고요. 또 뭐 미나리 같은 경우에는 워낙 주산지가 가장 대표적인 게 청도라고는 하는데 거의 전국에서 많이 나요. 그리고 수도권에서 혹시 시흥미나리 얘기 얘기 들어보셨어요? 지금 LH 땅 사태로 문제가 많이 불거졌는데 예전에는 시흥에서도 미나리가 되게 많이 나왔었어요.
◇ 김종대> 거기에도 신도시 짓는다 이겁니까?
◆ 정은정> 그렇죠.
◇ 김종대> 아니, 그런데 청도가 그렇게 미나리가 유명해요?
◆ 정은정> 저희는 지금 한재 미나리라고 귀에 많이 익으시죠? 그 한재가 청도가 있는 한재천이라는 곳이 있고 청도에 엄청 산세가 높아요. 그리고 운문사라고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는 아주 아름다운 절도 있거든요. 좋은 절은 어디 있어요? 아주 깊은 산속에 있고 그래서 운문댐도 근처에 있고 물이 굉장히 차갑고 맑고 한 그 지역에 한재 지역에 청도군 초현리 음지리, 평양리, 상리 여기서 나오는 미나리에만 붙여주는 특별한 이름입니다.
◇ 김종대> 그래요?
◆ 정은정> 그래서 지역 지리 표시가 들어간 이름이고요. 우리가 임실에서 난 치즈를 임실치즈라고 하지 다른 데 난 데서 이름을 붙일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아주 자부심이 큰 미나리가 한재미나리죠. 그런데 꼭 청도미나리뿐만 아니라 광주, 전주 그리고 밀양 그리고 인근에 바로, 청도 인근에 팔공산 대구미나리도 많이 유명하거든요. 제가 또 전국 농민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군데만 밀어줄 수는 없잖아요.
◇ 김종대> 사실 우리나라는 전국이 다 미나리 산지라고 봐야죠. 그런데 특별히 소개를 해 주셨어요. 영화 미나리 흥행이 미나리 농가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영화제를 통해서 이렇게 많이 알려졌다는 것. 뭔가 우리가 미나리 잘 알지만 또 재발견하지 않을까요?
◆ 정은정> 영화 때문에 그래도 미나리 농가가 좀 한숨이 이렇게 펴졌어요. 그러니까 왜냐하면 작년에 청도대남병원에서 코로나 사태가 되게 컸었잖아요. 그런데 이맘때쯤에 경상북도 인근에 많은 분들이 미나리도 가서 사고 또 미나리하고 삼겹살하고 같이 먹는 게 약간 봄날의 큰 나들이였거든요. 그래서 청도 진입할 때부터 차가 꽉 막혀 있고 그랬었는데 작년에 코로나에다가 그리고 학교 급식에도 들어가지도 못 하고 굉장히 미나리 농가들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올해 이 미나리라는 영화의 흥행 때문에 그래도 사람들이 관심이 많이 생기고 저도 검색을 해 보니까 미나리 검색량이 되게 많이 늘어났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종대> 그래요?
◆ 정은정> 그래서 조사를 해 보니까 3월 들어서 서울 가락시장의 미나리 20kg들이 한 포대당 평균 경락값이 10만 원을 유지를 했었는데 25일에는 11만 6292원까지 올랐어요. 그런데 작년에는 5만 원도 안 됐었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와 이 문화 콘텐츠의 힘이 무시할 수 없고 가끔가다 이렇게 큰 도움도 줍니다.
◇ 김종대> 단순히 영화 뭐 제목뿐이겠습니까? 그 미나리가 영화에서 주는 어떤 느낌 또 이런 어떤 전달되는 진정성이 있어서 그랬을 것 같은데. 영화 보셨을 거 아니에요?
◆ 이라영> 봤어요.
◇ 김종대> 어떤 느낌이셨어요?
◆ 이라영> 영화는 저는 굉장히 일찍 봤고 사람들이 빨리 이 영화를 많이 봐야 뭔가 좀 말을 할 텐데. 영화 굉장히 잘 봤고 뭐라고 해야 되나. 그토록 농장을 가지려고 하는 그 제이콥의 마음이 뭔가 정착하고 싶어하는 이민자의 마음을 좀 보여준다고 할까요. 사실 이민자라고 하는 게 자기가 떠나온 나라 또 도착한 나라 양쪽 어떤 나라에서도 좀 정착하기 어려운 뭔가 부유하는 그런 느낌으로 살잖아요. 그래서 아마도 그런 마음들이 저렇게 그 땅을 가지고 뭔가 경작을 하는 데 집착을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데 정작 그 제이콥의 농사보다는 할머니가 가져온 미나리가 잘 자랐죠.
[미나리 북미 배급사 'A24'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 김종대> 이제 영화 얘기도 좀 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영화에서 윤여정 배우 할머니 순자로 나오죠. 미나리 씨앗을 미국 땅까지 굳이 가져가기까지 했다.
◆ 정은정> 영화에서 보게 되면 제이콥은 계속 그 관정을 찾아다니거든요. 물 수맥을 찾아서. 왜냐하면 아칸소가 굉장히 건조한 지역이다 보니까 물을 찾아서 굉장히 인공적으로 관정을 뚫는데 우리 순자 씨, 그러니까 윤여정씨가 맡은 할머니인 순자 씨는 물을 찾아서 손자 손을 잡고 걸어가거든요. 물이 흐르는 데다 씨앗을 뿌립니다. 그래서 미나리를 키우는데 TMI니까 지금 이렇게 씨앗 갖고 남의 나라 들어가고 나오면 절대 안 됩니다.
◇ 김종대> 그거 외래종 아닙니까?
◆ 정은정> 검역에 완전히 걸리는데 배경은 80년대니까 가능할 것 같고요. 미나리가 씨앗으로만 자라는 게 아니라 원래 줄기로 자라요. 아주 생명력이 강하고 뚝뚝 부러뜨려서 뻘밭에 던져만 놔도 잘 자라거든요. 그리고 그 생명력이 엄청 강해서 지금 가정에서도 이렇게 미나리 사서 드시고 그 뿌리를 그냥 이렇게 페트병 잘라놓고 물에만 담가놔도 그 위에 순이 되게 잘 나오거든요. 그래서 어디에서나 잘 자라고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가난한 사람들의 밥상을 책임져준 중요한 반찬이기도 했어요. 오늘 장에 갈 돈도 없고 먹을 것도 없을 때 그래도 미나리는 다 갖고 와서 그거 가지고 나물도 할 수 있고요. 국도 끓일 수 있고요. 그래서 강인한 생명력 그리고 어떤 한국인들의 마음 이런 것들이 담겨서 되게 잘 선택한 소재 같구나, 이런 생각했어요.
◇ 김종대> 순자 할머니는 왜 그 씨앗을 가져가서 미나리를 키우려고 했을까요? 어떤 뜻일까요?
◆ 정은정> 정말 아무 데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감독도 얘기했습니다. 정이삭 감독이죠. 그래서 강인한 생명력을 기억을 하고 있었다고 자기 할머니가 미나리를 심어서 이거를 계속 기르고. 그리고 한 번으로 끝나지 않거든요. 그 이듬해도 계속 자라고 계속 자라고 하면서 그 퍼지는 속도라든가 어떤 시련 속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그런 부분을 잘 선택을 한 영화구나 이렇게 이해를 했습니다.
◇ 김종대> 청취자 요안나 님이 메시지 올려주셨어요. 여기는 연천. 경기북부입니다. 미나리 농가예요. 요즘 좋은 가격으로 잘 팔리고 있어요.
◆ 정은정> 축하드립니다.
◇ 김종대> 아니, 청도만 잘 팔리는 줄 알았더니 연천까지도.
◆ 이라영> 방방곡곡 미나리가 잘 팔리네요.
◇ 김종대> 아주 좋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미국 땅에 가서도 이렇게 씨앗 뿌리면 거기서도 쑥쑥 자라고 있겠어요, 한국산 미나리니까.
◆ 정은정> 그런데 특이한 게 향이 달라지더라고요. 저도 잠깐 캐나다에서 생활을 했었는데 미나리가 꼭 우리나라만의 그 나물을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동남아시아 전체에서 많이 섭취를 하고 일본도 중국도 많이 먹는데 그 향이 아니더라고요. 그 아시안마켓에서 파는 미나리를 먹는데 그래도 그리워서 그걸 가져다가 먹었는데 그때 알았죠. 향취라는 것 그리고 음식의 맛이라는 건 그 땅의 냄새를 갖고 있구나 그때 깨달았어요.
◇ 김종대> 아니, 그러면 미국 사람들은 미나리 안 먹습니까?
◆ 정은정> 약간 동남아 허브예요. 그런데 우리도 이제 굉장히 고수 익숙해졌잖아요. 베트남 국수도 많이 먹고 이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 또 익숙해질 수 있죠, 그런 향에도.
◇ 김종대> 그렇습니까? 저는 어디 외국 여행 가면 고사리가 지천인데 아무도 안 먹는 게 너무 신기하던데.
◆ 정은정> 그 고사리 보면 이민자 가정에서 특히 노인들이 고사리 많이 꺾는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종대> 이렇게 또 동서양이 다르네요. 이라영 작가님 영화 미나리 수상 소식 들으시면서 미국 거주하실 때 이민자로서 경험을 떠올리셨다고요.
◆ 이라영> 제가 뭐 저는 몇 년밖에 안 살았고 미국에서는. 그런데 제가 이민자들의 집단이 사실 하나로 좀 뭉뚱그리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제가 뭐 대표할 수 있는 입장은 전혀.
◇ 김종대> 어디 좀 계셨습니까?
◆ 이라영> 저는 백인 인구가 많은 곳에 있었어요. 대도시에도 있었는데 제가 나중에 살았던 곳은 백인 인구가 90% 이상인 노스다코타에 있었거든요. 거기 공군기지 있어요. 사실 그전에 미네소타에서는 좀 대도시에서는 대도시라는 건 요즘 세계 어디를 가나 비슷한 점이 좀 있거든요. 물론 약간 차이가 있지만. 그런데 저한테는 마지막에 살았던 노스다코타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게 워낙 시골이다 보니까. 그래서 사실 제이콥이 있는 아칸소도 미국에서 시골 중의 시골이거든요. 굉장히 이제 아주 인종적으로도 그렇게 다양하지 않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다양하지 않은 곳에 들어가서 저렇게 하고 있는 게 굉장히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잠깐 하기는 했죠.
◇ 김종대> 어쨌든 아시아인으로서는 인종이 다양하고 그러면 서로 평등한 느낌도 들고. 일단 너무 백인 한가운데 이렇게 고립돼 있으면 좀 압도당한다고 그럴까. 왠지 좀 거리감도 느끼고요.
◆ 이라영> 그렇죠.
◇ 김종대> 그러면 이번에 미나리 흥행 어떤 의미로 다가오셨어요?
◆ 이라영> 이게 참 공교롭게도 미나리가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고 영화작품상 후보에도 오르고 윤여정 배우가 배우 후보에도 오르고 그런 우리가 좋은 소식들을 듣고 있는 그 어떤 시점에서 애틀랜타 총기사건 발생했잖아요. 그래서 이 두 가지가 저한테는 분리돼서 생각되지가 않았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한국, 한국 영화는 아니죠. 미국 영화인데 한국계 교포가 만들었다는 점에서 한국사람들이 굉장히 관심을 가졌고 한국 배우가 출연을 했고. 그래서 뭔가 우리의 어떤 이야기가 진출한 것처럼 그래서 그런 쪽으로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는데 사실 그 안에 이야기는 이민자들의 삶이잖아요, 진짜 삶. 그러니까 우리는 영화 속의 삶을 보면서 박수를 치고 그럴 수는 있는데 과연 진짜 이민자들의 삶을 알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 공교롭게 지금 순자 얘기했잖아요.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맡았던 인물이 순자인데 안타깝게 이번에 그 애틀랜타 사건에서 사망하신 분의 이름도 김순자 씨.
◇ 김종대> 그렇습니까?
◆ 이라영> 그래서 이게 좀 분리돼서 생각되지가 않고 마치 순자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어떤 한국 여성.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식과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들의 어떤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좀 너무 안타까웠죠.
◇ 김종대> 한인 4명이 사망했는데 그분들 인적사항이 다 공개됐는데 그중의 한 분이 김순자 씨인가요?
◆ 이라영> 맞습니다.
◆ 정은정> 69살.
◇ 김종대> 이분 어떤 분일까요. 69살이면 순자 할머니보다는 밑이네요.
◆ 정은정> 저도 소식 듣고 굉장히 마음이 안 좋았는데 한국에서처럼 아이들 돌보고 손녀 돌보면서 투잡, 쓰리잡을 뛰면서 이렇게 버텨주던 분들이고 그리고 제가 조금 더 놀랐던 것은 다 영주권자이기도 하고 시민권자이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서 뿌리를 내리신 분들인데 그렇게 죽임을 당할 이유가 정말 없잖아요. 그래서 아시아 혐오에 대한 고민들도 좀 많이 들더라고요.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마사지숍, 스파 등 세곳서 연쇄 총격[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이라영> 그래서 저는 미나리와 애틀랜타 사건을 보면서 다른 영화가 생각이 났어요. 혹시 진행자님 국이라는 말 아세요, 국?
◇ 김종대> 글쎄요, 좋은 말 같지는 않은데.
◆ 이라영> GOOK.
◇ 김종대> 좋은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좋은 말은 아닌 것 같아요.
◆ 이라영> 뭐가 양상이 되실까요. 국이 요즘에는 사실상 거의 한국 사람에 대한 멸칭으로 쓰이고 있어요. 그러니까 유래는 조금 다양한데 과거에 한국 전쟁에 왔던 미국 군인들이 한국인들을 그렇게 부르면서.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나라를 뜻하는 말이잖아요. 미국할 때. 그러니까 그걸 처음에는 약간 오해해서 시작이 됐을 수 있는데 그걸 가지고 국을 가지고 한국 사람을 멸칭으로 부르다가 나중에는 베트남 전쟁에서 다시 미국 군인들이 북베트남, 베트콩을 또 국이라고 부르고.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아시아인을 향한 멸칭이 국이 되고 요즘에는 거의 이제 한국인을 향한 멸칭인데. 그래서 국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 김종대> 그래요? 이런 걸 영화 제목으로 이렇게. 어떤 사연입니까?
◆ 이라영> 감독이 이제 저스틴 전이라고 역시 그분도 이민 2세인데 미나리는 영화 속에서 가족과 미국 사회와의 어떤 갈등이나 이런 건 상대적으로 좀 덜한 편이죠. 그러니까 그 가족이 어떻게 정착하느냐의 문제였다면 국은 노골적으로 미국 사회의 아시아 혐오와 그리고 또 그게 LA 사건을 배경을 하고 있어요, 실제 있었던.
◇ 김종대> LA 폭동사건 말입니까?
◆ 이라영> 맞습니다. 그래서 그 사건이 사실 한인만의 사건이 아니라 흑인 사회 문제가 같이 있잖아요.
◇ 김종대> 그것이 한인 사회로 불똥이 튄 거죠.
◆ 이라영> 그래서 영화에서는 한인과 흑인이 인종차별당하지만 또 한인과 흑인 사이에서도 서로가 또 갈등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문제들을 굉장히 좀 사실적으로 보여줘서 이 영화는 미나리가 좀 아름답게 보이는 면이 있었다면 국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 김종대> 미국 내에서 어떤 인종의 문제가 이렇게 참 가슴 아픈 사연으로 이어진다는 건 한국인 입장에서는 너무나 좀 가슴이 아픈. 참 어떻게 해야 될까 당혹스럽네요. 이번 총격 사건을 계기로 해서 스톱 아시안 헤이트.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를 규탄하는 시위 계속 이어지고 있거든요. 바이든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어요. 또 총기 규제도 한다는 소리도 들리고. 이럴 정도면 뭔가 심각하다는 뜻이겠죠. 뭔가 좀 이상하게 간다는 얘기죠.
◆ 이라영> 총기규제도 중요한 문제의 한축이죠. 전 세계에서 1인당 총기 소유가 가장 많은 나라잖아요. 그러니까.
◇ 김종대> 인구 수보다 많더라고요.
◆ 이라영> 맞아요.
◇ 김종대> 100명이 150점을 갖고 있다고.
◆ 이라영> 맞아요. 없는 사람도 있는데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정말 여러 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도 많이 구경을 했거든요. 집에 초대해서 총을 구경시켜주더라고요. 그러니까 정말 총에 대한 감각이 너무 우리랑 다르고 또 한 가지는 이 사건이 정확하게 아시안 또 아시안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임에도 그렇게 규정하지 않으려고 애쓰잖아요. 그걸 규정해 버리면 이제 이게 정치화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 부분도 굉장히 좀 비판을 해야 되는 문제고 실제로 코로나 이후로 아시아 대상 범죄가 150% 늘어났거든요.
◇ 김종대> 그래요?
이라영 작가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 이라영> 그런데 이게 그냥 아시아 대상 범죄라고 말하는 건 사실 우리가 문제에 접근을 하려다 마는 거예요.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70% 가까이가 여성이에요. 그러니까 아시아 여성을 향한 범죄고 그러니까 여성이 남성보다 2. 3배 정도 피해자가 많이 되는 거죠.
◇ 김종대> 그렇군요. 참고로 오늘도 사건이 일어났어요.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흑인이 아시아인을 마구잡이로 때려서 기절시키는 동영상이 공개돼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한때 뉴욕 지하철 범죄가 거의 없어졌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었는데 결국은 일어났군요. 이렇게 보면 이 혐오, 9. 11테러 때는 이슬람이 상대였거든요.
◆ 이라영> 맞습니다.
◇ 김종대> 지금 코로나 때는 아시아인이에요. 이런 식으로 혐오가 분명히 확산되는 것 같은데 미국 당국은 총기 난사한 범인이 성중독이야. 인종 그거 아닌 것 같아 이러니까 결국 한인 시위가, 아시아인들 시위가 더 폭발해진 것. 이렇게 봐야 됩니까?
◆ 이라영> 굉장히 잘못된 발언이었죠. 경찰의 발언은 좀 심각하게 문제가 있었고 사실 그건 너무나 진부할 정도로 인류가 반복해 온 문제예요. 제가 왜 이렇게 진부하다가 말하냐 하면 과거에 중세시대 때 마녀사냥할 때 여자들 죄목 중의 하나가 뭐인 줄 아세요? 남자를 성적으로 유혹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모든 문제 원인을 여성에게 씌우는 게 너무 습관이 돼서 성중독이라고 말하면 어느 정도 남성의 행위가 좀 인정받는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렇게 말을 하겠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좀 물러서지 말고 비판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요.
◇ 김종대> 그렇군요. 속이 많이 상하셨던 것 같아요. 어쨌든지 간에 또 한인들, 아시아인들이 저항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도 우리의 힘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한번 지켜봐야 되겠고요. 정은정 작가님 이라영 작가님 이야기 들으면서 우리가 꼭 그런 피해자냐. 우리는 가해자가 아니냐. 농촌에 가보면 혹시 비슷한 일 못 보셨습니까?
◆ 정은정> 너무나 많죠. 특정 어떤 국적의 이주 여성들이 많이 들어와 있거든요. 그러면 마사지숍에서도 일을 하고 그리고 농사일도 하고. 그러니까 지역에 만연해 있어요, 이런 마사지숍이. 그런데 이번에 애틀란타 총기 사건도 마사지숍에서 일어났으니까 어떤 성매매가 이루어진 거 아니냐, 이런 거에 포인트가 자꾸 흩어져버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사건을 자기 맥락화시켜야 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같은 경우에는 대림동의 조선족 이렇게 해서 중국 동포에 대한 비하라든가 대림동을 드러내는 어떤 미디어의 태도라든가 우리는 안 그랬을까라고 또 자기성찰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방송 앞에 바로 또 미얀마 사태에서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되는 것처럼 지금 애틀란타 사건이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농촌 곳곳에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그리고 동남아시아 출신의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어떤 비하 발언이라든가 그런 게 너무 만연해 있거든요. 그래서 동시에 고민을 좀 하고 반성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종대> 청취자 플랫이터널 님이 메시지 올려주셨어요. 방금 정은정 작가 이야기에 대한 반응입니다. 맞습니다. 우리 스스로도 국내 동남아인 흑인에 대한 차별 조심해야 되겠습니다.
◆ 정은정> 맞아요.
◇ 김종대> 결국은 우리의 문제로 또 이렇게 환원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어쨌든지 간에 우리 스스로도 극복해야 될 중대한 과제죠?
◆ 이라영> 네.
◆ 정은정> 점점 모든 사안들이 인종주의화된 것 같아요. 오늘 얘기는 아닌데 GMP 인종차별이라고 그러죠.
◆ 이라영> 저는 GMP 인종차별라는 표현을 정확하게 쓰고 싶은데요.
◇ 김종대> 좀 풀어주시죠.
◆ 이라영> 경제 소득에 따라서 우리가 그냥 인종이라고 하면 다 같은 나라에 같은 지역에 살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오늘날에는 좀 더 정확히 보면 어떤 경제 소득별로 경제 수준이라는 말이 좀 부적당한 것 같아서 제가 망설였는데 경제 소득별로 사람들이 대하는 방식이 너무 다르잖아요.
◇ 김종대> 알겠습니다.
◆ 이라영> 그래서 그 부분을 좀 우리가 반성했으면 좋겠고 얼마 전에도 외국인 노동자들 코로나 검사해라 했던 이런 문제 있었던 것처럼.
◇ 김종대> 알겠습니다. 어쨌든 인종과 소득과 여러 가지 어떤 국적에 따른 구분 짓기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이라영 작가, 정은정 작가 오늘 두 분 수고 많으셨어요.
◆ 이라영> 고맙습니다.
◆ 정은정> 감사합니다.김종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