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상품 정기 구독, 생필품·신선식품 무료 및 익일 배송 서비스 등을 올해 출시한다. 신세계·이마트, CJ대한통운과 물류 체계를 고도화해 생필품 및 동대문 의류부터 명품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이커머스 체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IT업계에 따르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전날 네이버 주주들에게 보낸 '네이버 커머스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선 한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네이버는 새롭게 온라인 시장에 도전하는 중소상공인(SME)을 지원하며 이커머스 영역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뤘다"며 "탄탄하게 쌓은 이용자·판매자를 기반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온라인 쇼핑의 모든 과정에서 이용자의 '구매 경험'과 사업자의 '판매 활동'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하면서 상품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게 네이버의 이커머스와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의 기본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획일화된 상품을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게 아니라, 가지각색의 판매자와 상품이 국내 최대 규모인 네이버 이용자와 맞닿도록 하는 게 네이버 커머스의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이용자·판매자·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 리더로서 지난해 거래액 28조원을 달성하며 국내 이커머스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며 "커머스 사업을 지속해서 선도하기 위해 다섯 가지 방향에서 계속 앞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말한 네이버 커머스의 다섯 가지 방향은 ▲ 판매자 솔루션 강화 ▲ 다양한 구매 방식 지원 ▲ 멤버십을 통한 파트너십 생태계 확대 ▲ 데이터 기반 온디맨드 풀필먼트 구축 ▲ 글로벌 진출 등이다.
그는 판매자 솔루션 강화를 위해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스토어 구축 및 상품·주문 관리뿐 아니라 정산·금융·마케팅·물류 등 전방위적인 판매자 활동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올해 거래액 목표를 작년보다 50% 이상 많은 25조원 이상으로 잡고 있으며, 5년 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100만 개를 목표로 한다고 한다. 현재 스마트스토어는 42만여 개다.
한 대표는 다양한 구매 방식을 지원하기 위해 쿠팡처럼 정기 구독 구매를 출시할 예정이며, 렌털·명품·생필품 등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라이브커머스를 키울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중심으로 한 파트너십 생태계 확대를 위해서는 이마트·신세계와 제휴해 전국 이마트·신세계 매장에서 네이버페이 적립 및 무료 배송 등의 혜택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 대표는 "플러스 멤버십은 자체 및 외부 혜택을 통해 이용자 생활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지난해 말 250만 명을 돌파한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올해 말 누적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온디맨드 풀필먼트를 위해 전국의 신세계·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7천300여 곳과 네이버를 연결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네이버 장보기에서 신세계·이마트 상품 당일배송·익일배송을 도입하고, 멤버십을 활용한 무료배송 혜택을 주고, 스마트스토어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대표는 공유했다.
이어 그는 신세계보다 먼저 네이버 풀필먼트 생태계에 합류한 CJ대한통운과도 시너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생필품, 신선식품, 동대문 패션, 가전제품, 명품, 해외 물류에 이르기까지 여러 물류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기존에 발표한 대로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을 일본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경영을 통합한 라인·야후가 '라인' 메신저의 선물하기·공동구매와 '야후'의 검색·쇼핑·페이페이 등을 활용해 검색·쇼핑·결제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일본 소매시장은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 크지만, 아직 커머스의 온라인 침투율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야후 쇼핑은 이미 32조원 규모 거래여서 스마트스토어가 빠르게 성장할 발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아우르는 네이버의 '상생' 철학을 커머스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 가치로 삼겠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가 아시아를 아우르는 꿈을 꿀 수 있게 된 바탕에는 지난 10년간 SME의 도전을 지원하고,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며 쌓은 상생이라는 철학이 있다"며 "네이버의 성장이 거듭돼도 판매자가 성공하고 이용자 편익이 극대화돼야 한다는 근간의 철학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