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안나경 기자
대전의 한 어린이집에서 21개월 된 여자아이가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아이를 재우던 원장의 학대 정황을 확인하고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다른 원생도 학대를 당한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어린이집 원생 전체에 대한 아동학대 피해 여부를 파악 중이다.
대전경찰청은 아동학대 등 혐의로 원장 A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중구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21개월 된 B양 몸 위에 발을 올려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폐쇄회로(CC)TV를 보면 B양이 엎드린 상태에서 이러한 행위가 10여 분간 지속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원장은 B양이 움직이지 않자 잠을 자는 것으로 보고 방을 나섰다가, 1시간 뒤 돌아와 B양이 숨을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원장은 지난달 초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B양을 재우는 장면이 CCTV 상에 포착됐다.
B양이 숨진 날 같은 방에 있던 원생 역시 잠을 자지 않자 원장이 원생의 몸 위로 올라가는 장면도 찍혔다.
경찰 관계자는 "강제로 아이를 재우는 과정과 사망과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재우려한 것이지 학대한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원장과 보육교사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해당 어린이집 아동 전체에 대해 학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