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경민 기자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던 중 석궁을 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 아들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7일 존속살해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17)군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정신 심리치료 강의수강도 명했다.
앞서 A군은 지난해 11월 자택에서 아버지와 언쟁을 벌이던 중 자신의 방에서 '컴파운드 보우'를 가져와 아버지의 복부를 향해 화살을 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군은 추가로 화살을 쏘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옥상으로 달아나면서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아버지가 옥상 문을 잠그자 이를 쫓아가며 망치로 유리로 된 문을 깨뜨리려 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A군의 아버지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봉합수술을 받고 상처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아들인 피고인의 범행으로 매우 큰 상처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형사책임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은 만 17세 소년으로 범죄전력이 없고,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사건 발생 전 불안정한 정신상태에 있었지만,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피해자도 부모로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점을 자책하며 피고인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결심 공판에서 A군에 대해 징역 장기 7년·단기 5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