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세모녀 살인' 피의자 김태현.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노원 세 모녀' 살인 피의자 김태현(24)에 대한 4차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오는 8일 2차 프로파일러 면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7일 오전 도봉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는 김태현을 노원서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오전부터 진행된 조사는 오후 5시쯤 마쳤다.
경찰은 당초 이날 오후 2차 프로파일러 대면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진술 등 조사가 늦어지면서 다음날로 연기하기로 했다.
전날 프로파일러 4명은 처음으로 김씨와의 대면 조사에 투입됐다. 앞선 조사에서도 프로파일러들이 투입되긴 했지만, 김씨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수사에 조언을 주는 형식이었다.
이들은 대면 조사에서 김씨와의 신뢰 관계 형성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프로파일러 면담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김씨의 사이코패스 성향 분석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의 소환조사는 이날을 포함해 모두 4차례 이뤄졌다. 앞선 조사는 지난 2일, 3일, 5일에 진행됐다. 지금까지 작성된 조서에서 반성이나 피해자들에 대한 김씨의 심경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사건에서는 피해자로부터 합의를 받았는지, 사과를 받았는지 여부를 물어본다"면서도 "이번 사건에서는 범행 사실과 관련된 부분만 집중적으로 물어봤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피해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분은 묻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반드시 질문해야 할 사항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에 대한 반성이나 미안함을 표현할 질문을 경찰이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다만, 김씨는 "본인에게 유리한 이야기나 추가로 할 말이 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도 "없습니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서는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작성되는데, 통상 피의자가 추가로 할 말이 있으면 자필 형식으로 답변을 남길 수 있도록 한다.
오히려, 김씨는 정식 조사 시간이 아닌 휴식 시간에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거나 "정말 잘못한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간헐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는 9일 오전 9시쯤 김씨를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실물을 공개하기로 했다. 김씨는 포토라인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예정인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문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피해자들의 자택에 침입해 모녀 관계인 여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퀵 서비스 기사인 척 위장한 뒤 혼자 집에 있던 작은딸을 살해하고 뒤이어 귀가한 어머니와 큰딸 A씨를 차례로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