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차기 국무총리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하고, 국토교통부 등 부처 장관 5명을 전격 교체하며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생중계 브리핑을 열어 문 대통령이 정세균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총리로 김 전 장관을 내정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4선 국회의원 지낸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대 행안부 장관을 지냈다. 이낙연 전 총리, 정세균 총리에 이은 이번 세 번째 총리이자, 이번 정부의 마지막 총리가 될 전망이다.
16일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윤창원 기자
청와대는 김부겸 총리 후보자에 대해 "정치와 사회 현장에서 공정과 상생의 리더십을 실천해온 4선 국회의원 출신의 통합형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험지인 대구에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지역구도 극복, 사회 개혁, 국민 화합을 위해 헌신해왔으며 전직 행안부 장관으로서 국민으로부터 폭넓은 지지와 신뢰 받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풍부한 경륜, 식견과 균형감 있는 정무감각과 소통 능력 등으로 코로나19 극복과 부동산 적폐 청산, 민생안전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해결해 나갈 적임자"라며 "노련한 국정운영을 통해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정세균 총리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유 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방역 현장으로 달려가 불철주야 땀 흘리시던 모습은 현장중심 행정의 모범이었다"며 "아쉽지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퇴임 절차를 밟아 최종 임명 전까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왼쪽부터 국토부 장관에 내정된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 산자부 장관에 내정된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 과기부 장관에 내정된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노동부 장관에 내정된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해수부 장관에 내정된 박준영 현 차관. 청와대 제공
이날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등 5개 부처 장관도 교체됐다. 현역 의원들은 배제됐으며, 관료나 전문가 출신으로 채워졌다.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는 국토부 장관에는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이 발탁됐다. 청와대는 노형욱 후보자에 대해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해 국토 분야는 물론 국정 전반에 이해도가 높고 과감한 추진력으로 다양한 국가 현안에 대처했다는 평가"라며 발탁 사유를 밝혔다.
또 산자부 장관에는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이, 과기부 장관에는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또 노동부 장관에는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이, 해수부 장관에는 박준영 현 차관이 승진·발탁됐다.
이번 개각에 대해 유 실장은 "일선에서 직접 정책을 추진해오던 전문가를 기용함으로써, 그간 정부가 역점에 두고 추진해온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정부에 대한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심기일전해,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