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조제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장애인·노인·보훈 돌봄 종사자와 항공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9일 시작된다.
또 일주일 뒤인 오는 26일부터는 의료기관과 약국 종사자 등 보건의료인과 만성신장질환자(투석환자)에 대한 접종이 시작되고, 군인과 경찰 등 사회필수인력 접종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희귀 혈전증' 발생 논란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모더나 백신 미국내 우선 공급, 미국 정부의 '부스터 샷'(booster shot·추가접종) 검토 등 수급 불안을 심화하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으나, 정부는 일단 확보한 백신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접종을 하는 동시에 백신 확보 노력도 배가하기로 했다.
◇ 돌봄 종사자·항공 승무원 등 접종 시작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에 따르면 장애인, 노인, 국가보훈자 돌봄 종사자와 항공 승무원이 이날부터 아스트라제네카사의 백신을 맞는다.
이들은 정부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위탁받은 동네병원 등 전국 1천790곳에서 접종을 받는다.
추진단은 앞서 접종 대상자 규모를 장애인 돌봄 종사자 10만5천명, 노인 방문 돌봄 종사자 27만9천명, 항공 승무원 2만7천명 등이라고 발표했으나, 30세 미만이 제외된 만큼 실제 접종자 수는 이보다는 적다. 당국은 희귀 혈전증 부작용 예방 차원에서 30세 미만에 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오는 26일부터는 의원급 의료기관 및 약국 종사자와 투석환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는다.
이들은 애초 23일부터 접종받을 예정이었으나, 희귀 혈전증 생성 논란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일시 중단 또는 지연되면서 예정일보다 사흘 늦어졌다.
정부는 현재 경찰과 해경, 소방, 군인 등 사회필수인력 가운데 30세 이상에 대한 접종 일정도 6월에서 이달 말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의 경우 만 30세 이상에 한해 오는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접종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민업무 부서부터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전해졌다.
◇ 백신 수급불안 여전…정부 "추가 확보방안 논의"
정부가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백신수급 전망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어 추후 접종 물량을 충분히 적기에 도입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정부가 각 제약사와의 계약을 통해 확보한 백신 중 가장 많은 물량은 노바백스와 모더나 백신으로 각 4천만회분(2천만명분)씩인데 당초의 계획과 달리 아직도 2분기 도입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모더나사의 경우 자사 백신을 7월까지 미국에 2억회분 우선 공급한 뒤 다른 국가에는 한 분기 정도 늦게 공급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도입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다 미국이 '부스터 샷' 계획까지 세우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신확보에 점점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부스터 샷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접종 완료 뒤에 추가로 한 번 더 맞는 것을 뜻한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경우 2차례 접종을 하는데 미국이 3차 접종용 물량을 비축하면 그만큼 외국에 공급하는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추진단은 전날 "부스터 샷에 따른 추가 (물량)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를 모니터링하면서 전문가와 함께 논의하여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백신은 총 7천900만명분이다.
제약사별 계약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1천만명분, 화이자 1천3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모더나 2천만명분, 노바백스 2천만명분을 확보했고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천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 가운데 상반기 국내에 도입됐거나 도입 예정인 백신은 총 2천80만회분(1천40만명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