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22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배로 늘었다. 기아는 2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제네시스와 현대차의 SUV, 기아의 RV 등 인기차종의 고부가가치 판매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기저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등 악재도 남아 있어 2분기를 마냥 낙관할 수 없다는 경계감도 흐른다.
◇현대차 장사 잘했다, 1분기 전년 대비 2배 성장현대차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6566억원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6.0%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8%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6% 포인트 상승했다. 두 지표 모두 지난 2016년 2분기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27조 3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조 5222억원으로 175.4% 늘었다.
현대차 측은 글로벌 도매 판매 증가와 제품 믹스 개선이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호조는 국내 시장에서 제네시스 등 신차의 흥행, 글로벌 시장에서 SUV 인기가 이끈 결과다.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총 100만281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 투싼과 GV70 등 신차 판매 호조로 작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18만5413대를 팔았고, 해외에선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유럽 등 일부 시장 판매 약세에도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판매 회복세로 9.5% 증가한 81만4868대를 판매했다.
기아 K8. 기아 제공
◇RV 판매 60%…기아 수익률 개선 결정적기아 역시 전년 대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조 76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2.2% 증가했고, 작년 4분기 역대 분기 최고치(1조 2816억 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1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동기 대비 3.4% 포인트 상승한 6.5%를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은 16조 5817억원을 기록, 작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 350억 원으로 289.2% 늘었다.
글로벌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68만9990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11.4% 증가한 13만 75대를 판매했고, 해외에서 5.3% 증가한 55만 9915대를 팔았다.
기아 역시 카니발과 쏘렌토 등 RV 차량 인기의 덕을 봤다. 해외에선 쏘넷 신차 효과가 본격화된 인도에서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요 회복세를 나타냈다.
RV 판매 비중이 59.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수익성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13일 반도체 수급 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현대차 아산공장. 연합뉴스
◇"방심할 수 없다"…반도체 품귀 등 리스크 상존현대차, 기아의 동시다발적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방심해선 안 된다"는 반응도 일부 나왔다.
특히 이번 1분기 실적의 경우 작년 이맘때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때라 기저효과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수요 회복 부진과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한 생산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존재한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7∼14일 코나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이 전방 카메라 반도체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이달 들어 4일간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는 5월에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관련, △대체소자 발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을 통해 생산 차질 최소화에 주력히겠다는 대책을 제지했다.
한편 그룹차원에서 올해를 전동화의 원년으로 삼아 아이오닉5(현대차), EV6(기아) 등 성공적인 론칭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