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일 (대경대 동물사육복지과 교수), 신주운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팀장)
사람을 해친 대형견에 대한 안락사 해야 될까요, 말아야 할까요?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일단 상황부터 좀 설명을 해 드리자면, 저희가 지금 영상으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만 50대 여성이 커다란 개에게 공격을 받아 숨지는 일이 얼마 전에 있었죠. CCTV가 공개가 됐어요. 몸무게 25kg 되는 대형견이 야산을 지나던 여성을 별안간 덮쳐서 3분여 동안 목 뒷덜미를 뭅니다. 여성은 결국 출혈로 숨졌습니다. 사건이 있은 후에 이 개는 유기견보호소에서 보호 중인데 곧 안락사를 검토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항의전화가, 민원전화가 빗발칩니다. 안락사는 안 된다. 내가 키우겠다. 개 버린 사람이 잘못이지 개가 무슨 죄냐. 이런 전화가 오면서 이 안락사로 갈 예정이었던 것이 멈춰진 겁니다.
여러분, 이 사건 뿐 아니고요. 지금도 개물림 사고는 하루에 6건씩 벌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한번 논의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이것을 왜 논의하느냐. 이거 너무 당연히 안락사 아니에요'라고 하시는 청취자 분들고 계신데, 지금 우리나라 규정 상에는 사람 물어 죽인 개는 안락사다라는 규정이 없습니다. 그런 법조항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토론을 해볼 만한 주제인 거죠. 먼저 대형견 안락사 필요하다는 입장, 동물행동교정전문가세요. 대경대학교 한국일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한 교수님 나와 계세요.
◆ 한국일> 네, 안녕하세요. 한국일입니다.
◇ 김현정> 이 사건 속에 남양주 대형견 안락사가 필요하다 하셨네요?
◆ 한국일> 네,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생각을 해서 안락사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왜일까요?
◆ 한국일> 저도 생명을 중시하고 동물행동교정전문가로 많은 개들을 행동교정을 했는데요. 지금 사건의 경우는 아주 짧은 시간에 급소를 물어서 사람을 사망케하는 인사사고가 난 그런 상황이고. 보통의 경우의 견들은 일반적으로 이렇게 그런 상황에 사람을 보면 피하는 상황인데. 이 개는 산책하는 아주머니를 공격하는 상황일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다고 판단이 됩니다.
◇ 김현정> 상당히 위험한 정도의 공격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즉 지금 교정전문가이신데 교정해서 이 개를 품고 갈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고 보시는 거군요?
◆ 한국일> 저도 수백 마리의 견들을 이렇게 행동교정을 해보았는데요. 보통의 경우는 애들이 반사적으로 사람들이 무서워서 공격성향을 보이는데. 이 친구는 사람을 일부러 사냥 목적으로 공격하듯이 공격하는 것으로 판단이 되고요. 행동교정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인사사고가 날 수 있거든요.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연합뉴스
◇ 김현정> 교정을 하다가도. 전문가도 당할 수 있다고요?
◆ 한국일> 네, 단순하게 견을 가둬둔채로만 행동교정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산책도 하고, 이렇게 계속 접촉하고 컨택을 하면서 강아지의 사회성을 키워나가면서 해야 되는데. 그런 과정 중에 또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서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러면 기본적으로 한국일 교수님은 교정을 해서 바로 잡아질 수 있는 개는 무조건 안락사로 가자 쪽은 아니신 모양이군요. 입장이.
◆ 한국일> 굉장히 많은 무는 개들을 교정해왔고. 안락사 직전의 견들이 저희 학교에 와서 행동교정을 하고 실제 이렇게 여기에 와서 굉장히 행복하게 잘 지내는 친구들이 많이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사람을 물었다 하더라도, 혹은 이런 사망사고까지 갔다 하더라도 교정이 되는 개가 있고, 전문가가 보시기에. 안 되는 개가 있는데 이 개는 안 되는 개로 보인다, 그 말씀이세요?
◆ 한국일> 당연하죠. 이 친구는 공격성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 김현정> 남양주시 관계자 얘기로는 온순하대요. 평상시에는 온순하다가 사람이 먹을 걸 들고 지나가면 유독 공격적으로 돌변한다, 이렇게 증언을 했더라고요. 이거 왜 그렇다고 보세요?
◆ 한국일> 견들이 자기 먹이에 대한 서열, 그런 개념들이 있어서. 먹이에 대해서 유독 좀 집착을 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특히 지금 남양주 대형견 같은 경우는 유기돼서 들개처럼 컸던 친구다 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런데 반론도 있습니다. 지금 안락사에 반대하시는 분들, 항의전화를 거시는 분들은 이런 얘기를 하세요. '개를 제대로 관리 못 한 사람 잘못이지 어떻게 그 개는 그냥 본능적으로 행동한 것뿐인데 안락사는 너무 과한 거 아니냐.' 이 말씀하고 '내가 입양해서 잘 관리하겠으니 죽이지 말라' 이런 분도 계시다고 하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한국일> 생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는 한데요. 지금 남양주 견의 경우는 제 경험상 행동교정이 되더라도 또 이렇게 반복적으로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락사를 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누군가가 '내가 입양해서 잘 관리하겠습니다'라고 해도 그분도 위험해질 수 있다,그 말씀이세요?
◆ 한국일> 네, 그렇죠. 굉장히 사랑을 많이 주고 사회성을 많이 키워서 케어를 하게 된다면 많이 좋아지긴 하겠죠. 그렇지만 충분히 또 이렇게 반복되는 가능성들도 무시를 못 하는 부분이라서 견들을 제가 행동교정을 하면서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친구들도 많이 경험을 했거든요.
◇ 김현정> 개들도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군요.
◆ 한국일> 아무래도 밖에 버려지면서 트라우마도 많이 생겼을 거고.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이 개는 좀 많이 심한 편인 것 같고요. 일반적으로 유기된 견들이 공격성을 보이는 것보다도 사람을 보면 무서워서 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오픈된 공간에서 사람한테 공격적으로 접근해서 공격을 했다는 것 자체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입장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국일> 네.
◇ 김현정> 이 개의 경우는 안락사를 시킬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하시는 분 대경대학교 한국일 교수 먼저 만나봤고요. 안락사 안 된다는 입장도 한번 들어보죠. 동물권행동 카라의 신주운 정책팀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신주운 팀장님, 나와 계세요?
◆ 신주운> 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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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네, 안녕하세요. 이 남양주 개 안락사 시키면 안 된다 하셨네요?
◆ 신주운> 네. 일단 이 사고로 인해서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있었는데 일단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고요. 일단 지금 개물림 사고가 나면 보통 안락사로 귀결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굉장히 이 사고가 나게 된 상황을 사실 면밀히 조사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개가 처한 상황이 어떠했는지 왜 물게 되었는지 그리고 안락사라는 극단의 조치로 인해서 생명을 박탈하기보다는 사실 훈련이나 약물 치료나 이런 사후 조치를 통해서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저희가 인지할 필요가 있거든요. 그리고 사실 지난 5월에는 개가 남의 집에 들어와서 돌을 던진 아이를 문 사고도 있었어요. 개물림이 있었지만 정당하게 자기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경우에서 그런 사고가 났었던 것도 저희가 염두에 둬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조금 전에 그 상황 같은 경우에는 먼저 사람이 공격을 했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한 케이스다.
◆ 신주운> 그렇죠. 맞습니다.
◇ 김현정> 이런 경우는 안락사니 이런 쪽으로는 아예 가면 안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고.
◆ 신주운> 네.
◇ 김현정> 이번 남양주 개 같은 경우에는 우리 앞에 한 교수님 말씀을 좀 들으셨겠습니다마는 그분도 기본은 다 안락사시키자, 이쪽은 아니세요. 그런데 이 남양주 개 같은 경우에는 공격성이 너무 강하다. 교정해서 될 것 같지가 않다. 너무 위험하다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주운> 일단 현장을 안 가보셔서 모르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개가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러니까 사회화 훈련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그러니까 이런 환경적 요인이 있고 또 수컷 같은 경우에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도 있어요. 그래서 중성화를 진행해서 그런 공격성을 완화시켜주는 부분도 있거든요. 여러 가지를 판단해서 그 사고가 난 그런 모든 것을 봐야 되는데 지금 현장을 저희가 사실 다녀와봤어요.
◇ 김현정> 가보셨어요?
◆ 신주운> 네, 현장을 갔었는데 정말 소위 육고기로 납품되기 위해서 사육되는 개농장 형태였어요. 그러니까 일반 개집이 있고 평사로 놓여 있는 그런 데가 아니라 얼기설기 얽혀져 있는 조잡한 뜬장 안에 개들이 서너 마리씩, 되게 좁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이 개가 그 집 개 아니라면서요, 개농장 개 아니라면서요?
◆ 신주운> 그런데 거기에 있는 개들이 그분은 주인은, 견주가 주장하는 게 내 개가 아니라고 주장을 하는 부분은 어쨌든 이 개가 자신의 소유로 확인이 되면 어쨌든 형사처벌을 받게 되니까 피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주장을 할 수밖에 없겠죠.
◇ 김현정> 팀장님이 보시기에는 그 개농장에서 탈출한 개라고 의심하세요?
◆ 신주운> 네. 왜냐하면 좀 설명을 드릴게요. 일단 그 뜬장이 굉장히 오래돼서 문이 아랫부분이 헐렁헐렁했고요. 그리고 어떤 것은 위에 천장이 없어요. 그래서 개들이 점프해서 뛰어나올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높아 보였고 그리고 개의 엉덩이 부분이 더럽거든요. 그 말은 지금 그 뜬장 안에 있는 개들의 엉덩이가 그 뜬장 바닥이 오물로 겹겹이 쌓여 있어서 바닥에 앉아 있는 애들은 다 엉덩이가, 똥이 다 묻어 있어요. 배변이 다 묻어 있는 상황이었고 거기 떠돌아다니는 다른 개가 있는데 그 개는 깨끗해요. 몸이 깨끗해요.
◇ 김현정> 그런 거로 추정해봤을 때.
◆ 신주운> 그렇죠. 탈출한 지는 시간은 그렇게 오래 전에 탈출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는데 어쨌든 그런 정황을 봤을 때에는 그 개인 것 같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그 현장이 굉장히 열악했기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또 한 가지가 포획했을 때 개의 목 상태가 굉장히 심각했다고 하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거, 말씀하시고자 하는 요지는 그런 열악한 개농장에서 어떻게 보면 학대당하던 개였다는 것을 조금 감안해서 안락사로 가는 것보다는 이 동물을 좀 보호하고 어떻게든 교화시키는 쪽으로 가 보자, 그 말씀이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청취자들 의견은 그 개 농장에서 학대를 했다면 그 개 농장 주인은 주인대로 처벌을 받고 이 개도 개대로 처벌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많이 들어옵니다. 왜냐하면 사람을 물어서 사망시켰고 사망한 유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이 개는 안락사가 마땅하지 않느냐라는 주장이신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주운> 일단 사람이 죽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쨌든 책임은 져야 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개가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셨으면 좋겠는데 개는 언제나 물 수 있는 존재이기는 해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반려화가 오래된 개의 경우에는 그래서 훈련이라는 프로세스가 생기고 그리고 관련 전문가가 또 양성이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동물보호법에서도 개 복지를 높이고 어쨌든 그런 악영향을 최소화해서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법령으로 제정한 부분이 있어요. 소유자의 그런 사유 의무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의무조항들이 다 세워진 것도 어떻게 보면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개의 공격성 자체에 포커스를 좀 맞추기보다는 공격성을 보이는 그런 여러 정황들을 일단 면밀히 다 봐야 되고요. 그래서 기질 평가, 즉 공격성 평가라는 부분에 그런 제도의 도입도 마땅히 필요하다고 저희가 얘기를 하고 있는 거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자, 일단 여기까지 듣고 지금 청취자 의견이 너무 많이 올라오는데 제가 잠시 후에 광고 나가는 동안 의견 취합해서 여러분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신주운 팀장님 고맙습니다.
◆ 신주운>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동물권행동 카라의 신주운 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