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로 왼쪽 눈에 피멍이 든 할머니. 보호자 제공
제주의 한 요양원에서 노인에게 잡탕밥을 주고 수차례 낙상사고를 방치했다는 학대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보호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노인들에게 밥, 국, 반찬을 모두 섞은 잡탕밥을 먹인 제주 서귀포시 **요양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피해자(70)의 딸 A씨다.
A씨는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남긴다"고 하면서 해당 요양원에 대한 엄격한 수사와 처벌, 그리고 강력한 행정처분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저희 엄마가 해당 요양원에 입소한 지 9개월 만에 똑같은 낙상사고가 3차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마가 찢어지고 눈과 광대뼈 등 얼굴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동안 원장님은 낙상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하는 등 저희 엄마를 위험한 환경에 계속 방치해 피해를 키웠다"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요양원 측에서 잡탕밥을 배식하고 식사 위생 상태도 불량한 점도 지적했다.
A씨는 "어르신들이 식사하는 CCTV 영상을 보니 밥과 국, 반찬을 한 곳에 섞어 잡탕밥을 만들어서 어르신들에게 먹이는 모습이 확인됐고, 그 중에 저희 엄마도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직원이 식판을 빼려다 저희 엄마가 팔로 저지하고, 밥을 몇 숟가락 먹여주고는 오른손을 잘 사용하지 못하시는 엄마 손에 숟가락을 끼워 놓은 영상도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특히 "음식을 먹다 흘린 더러운 앞치마로 식탁 테이블을 닦고, 그 앞치마로 양치 후에 어르신들 입을 닦는 등 위생적으로 위반되는 직원들의 행위들도 확인됐다"라고 적었다.
요양원 측에서 사과는커녕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고도 했다.
A씨는 "요양원 측에서는 진심어린 사과는커녕, 원장님은 저희에게 '자녀들도 엄마를 돌보다가 안 돼서 요양원에 보낸 게 아니냐'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