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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김군' 생일날 열린 5주기 추모제…"생명 우선시 되길"

사건/사고

    '구의역 김군' 생일날 열린 5주기 추모제…"생명 우선시 되길"

    2016년 5월 28일 홀로 스크린도어 고치다 숨진 김군
    산재사망 노동자 유족·시민들 참석…사고 장소 헌화
    "비용 절감보다 생명 존중 우선시되는 사회 되길"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구의역 김군'의 5주기 다음 날인 29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에 김군의 친구가 쓴 것으로 보이는 추모 메시지가 국화와 함께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19)군의 사망 5주기를 맞아 29일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은 김군의 생일이기도 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궤도협의회·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광진구 구의역 2층 대합실에서 김군 추모제 '일하며 살고싶다 살아서 일하고 싶다'를 열었다. 산업재해 등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과 시민들, 정의당 이은주 의원 등이 참석했다.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은 "김군은 5년 전 어제 이곳 구의역에서 목숨을 잃었다"며 "우리는 그때 이 청년 노동자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사회에 첫 발을 디딘 그 자리가 외주 하청이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안전 조치도 없이 사회적 타살을 당했기에 더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그 이후에도 발전소에서 일했던 고(故) 김용균 노동자를 비롯해 수많은 노동자들을 그렇게 보냈다"며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부를 자임하면서 이런 산재를 반으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사람 목숨보다 자본의 이윤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천민자본주의와 사람이 기계의 부속품처럼 쓰이다가 버려지는 비참한 사회이기 때문"이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아니 기업살인법을 꼭 제대로 다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는 일은 달라도, 사는 곳은 달라도 사람의 목숨은 모두 똑같이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구의역 김군'의 5주기 다음 날인 29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에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가 빼곡하다. 연합뉴스

     

    유가족들은 산업재해 등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죽음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구의역 김군이 구조적 모순에 의해 사그라진 지도 어느덧 5년이 흘렀다. 똑같은 이유로 3년 뒤 아들 용균이가 처참하게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을 줄이겠다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평택항에서 이선호씨가 목숨을 잃은 것은 예견된 죽음이었다"며 "비용 절감보다 생명 존중 가치가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도록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합실에서는 공공운수노조 강남교향악단지회가 연주한 '임을 위한 행진곡', '그 쇳물 쓰지마라' 등이 울려 펴졌다. 추모제 이후 참석자들은 김군이 숨진 '9-4' 승강장으로 이동해 헌화하고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청년전태일·서울교통공사노조도 이날 구의역 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역 진상조사단 권고사항을 이행하라'고 서울시에 촉구했다.

    '청년전태일'과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구의역 참사' 5주기 다음 날인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진상조사단의 권고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참사 이후 5년이 지난 현재 많은 부분에서 진상조사단의 권고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전문성 강화를 위해 신설된 '승강장안전문관리단'이 체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 하청업체 은성PSD 직원이던 김군은 2016년 5월 28일 구의역 승강장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숨졌다. 김군의 가방에선 뜯지 못한 컵라면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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