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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의 한" 가상화폐에 울고 만 서민들…이렇게 당했다

경남

    "천추의 한" 가상화폐에 울고 만 서민들…이렇게 당했다

    미국·중국 유명기업 투자 가짜 가상화폐로 속은 서민만 63명
    1계좌 1080만 원 투자하면 매일 8만 7600원 수익 날 것으로 속여
    전세보증금·결혼자금·대출 등으로 모은 15억 날려 고통 호소
    원금 이상 보장·고수익 약속 '불법 유사수신' 의심 해야

    가상화폐 투자 설명회 강의실. 경남경찰청 제공

     

    고수익에 속아 가짜 가상화폐에 투자해 15억 원을 날린 서민들은 울고 말았다.

    "(이 투자로)천추의 한이 되는 빚쟁이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차마 죽지 못해 고통의 하루, 하루를 맞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피해자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유명 기업이 공동 투자해 OOO 코인을 공동 개발하고 향후 상장을 추진하면 5배 이상 폭등할 것이라는 말에 그대로 속았다.

    1계좌당 3만 코인인 1080만 원을 투자하면 매일 240코인, 8만 7600원의 수익이 난다고 했다. 5개월이면 원금 보장, 그 이후부터는 순수익이 날 것처럼 기대하게 했고 다단계 수법과 같이 투자자를 모집해 오면 투자금액의 10% 추천 수당도 준다고 했다.

    대부분 영세한 서민들이다. 주로 주변 지인들의 소개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고수익이 날 것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피해자 A씨는 아들 전세보증금까지 탈탈 털어 3240만 원을 모두 투자했다. 지인에게 돈까지 빌렸지만, 지금은 빚쟁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채 이자라도 갚으려고 식당과 청소 일에 전전하며 신경 쇠약으로 인한 탈모, 시력 저하 등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가상화폐 투자 강의실. 경남경찰청 제공

     

    남편 몰래 아이들 돈과 대출까지 모아 2160만 원을 투자한 B씨는 "사기를 당하니 가슴에 화가 차 눈물로 살아가고 있다"며 "남편이 알까 봐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생활을 하다 보니 일상생활조차 힘들 정도"라고 후회했다.

    또 다른 피해자 C씨도 남편 몰래 딸의 결혼자금과 대출로 4320만 원을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 그는 "순간적인 꾐에 빠져 빚진 돈의 이자 상환이라고 하기 위해 3년째 식당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D씨는 대출까지 해 3240만 원을 쏟아부었다. 자신에게는 이 돈이 "천문학적인 큰돈"이라고 말했다. 4남매를 키우는 그는 빚을 갚기 위해 집에서 40km나 떨어진 공장 구내식당에서 조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피해를 본 서민들만 63명이다. 한 명은 1억 800만 원을 투자했다. 처음에는 가상화폐 수익금을 환전하기도 했지만, 알고 보니 사기 일당들이 다른 피해자의 돈으로 준 돌려막기에 불과했다.

    경찰은 가상화폐 투자 설명회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원금 이상 보장과 지나치게 높은 수익을 약속하면 불법유사수신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를 권유하면서 모집 실적에 따른 수당 지급을 준다고 하면 다단계 사기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검증된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가상화폐에 투자할 때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투자설명서 일부 내용. 경남경찰청 제공

     

    경찰은 서민들을 울린 일당 4명을 붙잡아 A(50대)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투자 설명회를 통해 모집한 투자자들의 돈 15억 67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은 피해자들을 돕고자 사기 일당들로부터 13억 원 상당의 부동산에 대한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를 발 빠르게 진행했다.

    경찰은 "서민 생활을 침해하는 가상화폐 투자 사기 범죄에 대해 지속적인 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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