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홍문표(왼쪽부터),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오른소리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이 11일 전당대회에서 내년 대선을 이끌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경선에선 당권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이 격해진 가운데 당원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45.36%를 찍으며 전례 없는 흥행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대에서 차기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 청년 최고위원 1명을 뽑는다.
당 대표 경선에는 나경원·이준석·주호영·조경태·홍문표 등 5명 후보, 최고위원 자리에는 김재원·도태우·배현진·원영섭·이영·정미경·조대원·조수진·조해진·천강정 후보 등 10명 도전했다. 청년 최고위원 경선은 강태린·김용태·이용·함슬옹·홍종기 등 5명 후보가 완주했다.
'당원 70%‧일반여론 30%'가 적용되는 본경선은 당원 표심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7~8일 모바일 투표에 이어 지난 9~10일까지 ARS 집계 결과 최종 당원 투표율은 45.36%를 기록했다. 최근 전당대회의 당원 투표율이 2017년 25.2%, 2019년 25.4%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셈이다. {RELNEWS:right}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2021 국민의힘 당 대표및 최고위원 모바일 투표를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제1야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경선에 여론 주목도가 높아진 것은 '이준석 돌풍'의 영향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0선 중진'이라 불리는 이 후보는 예비경선에서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중량급 후보들을 압도했다.
특히 당 대표 후보 TV토론에서 이 후보는 나 후보와 격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 후보를 향한 나 후보의 견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계파 논쟁'이 급부상했고, '막말', '윤석열‧김종인' 영입 방안 등을 두고 두 후보는 사사건건 부딪혔다.
경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나 후보는 토론 도중 원내대표 시절 '강경 투쟁'을 문제 삼는 데 대한 해명 과정에서 울먹이기도 했다. 이 후보 역시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 관련 시위 현장에서 눈물을 보이면서, 두 후보가 막판 '감성 정치'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이준석 후보. 윤창원 기자
당내 한 재선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결과적으로 이번 전당대회 흥행에는 이 후보의 기여도가 가장 크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돼 당원들의 표심은 알 수 없지만 박빙 승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새 당 대표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당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만큼, 야권의 유력 대권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영입 이슈에 곧장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또 국민권익위원회에 소속 의원 102명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를 의뢰한 것과 관련해 사후 조사 결과에도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준석 돌풍'으로 확인한 변화의 요구를 어떻게 대선 국면의 당 운영에 투영할 지가 가장 큰 고민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