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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누구요!" 전두환과 1:1로 맞닥뜨렸다[뉴스쇼]

대통령실

    "당신 누구요!" 전두환과 1:1로 맞닥뜨렸다[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인기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전두환 씨는 지금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이유로 재판받고 있죠. 그제도 재판일이었습니다. 재판정에 안 나왔습니다. 이유는 건강상의 이유다, 이런 거였죠. 그런데 뜻밖에도 그날 집 앞 골목에서 양복을 한껏 차려입고 혼자 한가로이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이 한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이 된 겁니다. 여러분, 아마 그 사진 많이들 보셨을 거예요. 이 전두환 씨의 모습을 포착해낸 기자를 잠깐 만나서 당시 상황이 어땠던 건지, 지금 건강이 안 좋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였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 홍인기 기자 연결이 돼 있습니다. 홍인기 기자, 나와 계세요?
     
    ◆ 홍인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어떻게 이 장면을 포착하게 되신 건지 궁금해요. 어떻게 잡으신 거예요?
     
    ◆ 홍인기> 당일 광주에 재판이 있는데 오후에 있는데, 불출석 한다는 얘기가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 김현정> 불출석.
     
    ◆ 홍인기> 보통은 이런 경우는 사전에 당일 전에 전두환 씨를 잡기 위해서, 사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 잠복을 하든지 대기를 하든지 할 텐데. 사실 당일 날 가는 것은 좀 특이한 경우입니다. 그런데 데스크가 혹시 그래도 오전 중에 출발한다면, 불출석을 얘기했지만.
     
    ◇ 김현정> 혹시라도 출석할지 모르니.
     
    ◆ 홍인기> 혹시 모르니 오전에 한 번 가보는 게 어떻겠느냐, 하고. (저는) 사실 별 기대는 안 하고 갔습니다. 실질적으로 10시쯤, 10시 한 20분쯤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어요. 그리고 그 골목길도 경찰이나 예전에 경호하던 사람들도 지난해 보니까 다 빠져서 정말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구나. 돌아가야지' 하셨을 수도 있는데 조금 더 잠복을 하신 거예요?
     
    ◆ 홍인기> 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이제 왔으니까 집 바깥에 스케치 (촬영을) 하고 정문을 찍고 주차장 쪽 입구도 혹시나 해서 한 번 찍고. 사실은 이제 돌아서 가려고 했습니다. 돌아서 가려고 했는데 문득 1995년에 전두환 씨가 골목성명 했던 게 기억이 나서 골목을 좀 더 한 번 더 찍어보자고 해서 다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는데 찍을 때만 해도 안 보였어요. 그런데 카메라를 내리니까 한 사람이 보이더라고요. 갑자기.
     
    ◇ 김현정> 갑자기.
     
    ◆ 홍인기> 네, 뒷모습으로 가고 있는 게 보였어요.
     
    ◇ 김현정> 바로 여러분, 제가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여드리고 있는 저 장면입니다.
     
    ◆ 홍인기> 사실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혹시 전두환 씨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설마. 혼자 그렇게 나올 수가 없죠. 경호원이나 수행원도 없었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5일 뒷짐을 진 채 혼자서 서울 연희동 자택 앞 골목을 여유롭게 거닐고 있다. 한국일보 제공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5일 뒷짐을 진 채 혼자서 서울 연희동 자택 앞 골목을 여유롭게 거닐고 있다. 한국일보 제공
    ◇ 김현정> 완전히 혼자 걸어가고 있고, 게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도 못 간다는 사람이 그 시각에 설마 그렇게 걸어가겠어' 싶으니까 조금 눈을 의심하셨어요.
     
    ◆ 홍인기> 저도 전혀 생각 못 했고 돌아서는, 처음에는 반대편으로 몇 걸음 가다가 다시 제 쪽으로 돌아섰는데 좀 거리가 한 70~80m 정도 됐어요. 저랑 떨어진 게. 저는 골목 반대편에 있었으니까. 순간적으로 '전두환 씨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제가 가지고 있던 렌즈가 광각렌즈라 차로 뛰어가서는 망원렌즈로 바꿔왔어요.
     
    ◇ 김현정> 멀리 잡는 거.
     
    ◆ 홍인기> 그렇죠. 그래서 딱 들이대는 순간 전두환 씨를 확인하고서는 그때부터는 아무 생각 없이 사진을 계속 찍었던 겁니다.
     
    ◇ 김현정> 계속 찍으셨어요. 앞모습까지 찍게 되셨는데 제가 제일 궁금한 건 뭐냐 하면,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못 나온다고 지금 하고 계시니까 진짜로 보기에 건강상의 문제가 있어 보였는가. 보시기에 어땠는가, 그 부분이거든요.
     
    ◆ 홍인기> 제가 그때 봤을 때, 전두환 확인을 했지만 혼자 이렇게 걸어가는 모습이 전혀 환자라든지, 행동이 불편하다든지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었고. 오히려 뒷짐을 진 채, 처음부터 끝까지 뒷짐을 진 채 뚜벅뚜벅 정확하게 걸어갔습니다.
     
    ◇ 김현정> 정확하게 뚜벅뚜벅 꼿꼿하게 걸어가더라.
     
    ◆ 홍인기> 꼿꼿하게 뒷짐을 지고서.
     
    ◇ 김현정> 꼿꼿하게 걷더라도 신체적으로는 걸을 수 있더라도 정신적으로 인지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거 아닐까, 그 부분도 확인이 가능하던가요?
     
    ◆ 홍인기> 저 앞으로 몇 걸음 다가와서, 한 10걸음 다가왔어요. 저는 사진을 찍어서 못 다가갔지만 다가왔는데 저를 보더니 '어, 당신 누구요?'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당신 누구요?
     
    ◆ 홍인기> 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저도 번뜩 정신이 들어서 '한국일보 기자입니다.' 하면서 조금 더 가까이 가려고 다가가는 순간이었죠. 그 다음이.
     
    ◇ 김현정> 당신 누구요? 했다는 건 그러면 저기에 사진 찍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인식했다?)
     
    ◆ 홍인기> 사진을 찍고 있고. (그래서) 저를 갖다가 기자로 인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당신 누구요?' 해서 '한국일보 기자요' 하니까 그다음은 어떻게 됐습니까?
     
    ◆ 홍인기> 그 순간 목소리 듣고는 아무도 없었는데, 둘만 있었어요. 전두환 씨랑 저랑 둘만 있었는데. 그 주택 바로 (앞에 있는) 경호동에서 경호원이 한 명 나오자마자 그 목소리를 듣고 아마 나온 것 같습니다. 순간적으로 나와서 저를 힐끗 보더니 바로 전두환 씨를 몸으로 감싸면서 사진을 못 찍게 해요. 감싸면서 뭐라고 얘기를 하던데 거리가 한 3~4m 돼서 정확하게 못 들었는데 아마 좀 전두환 씨는 계속 그 말을 들으면서도 저를 갖다가 쭉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계속. 사진상으로 보면.
     
    ◇ 김현정> 경호원, 지금 저희가 사진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마는 경호원이 뭐라고 뭐라고 설득을 하니까 바로 문으로 통해서 들어갔습니까?
     
    ◆ 홍인기> 네, 한 시간이 5초~10초 정도.
     
    ◇ 김현정> 10초 정도.
     
    ◆ 홍인기> 처음에 계속 저도 보면서 뭐라고 하더라고요. 둘만이 이렇게 얘기해서 정확한 내용을 모르겠지만 경호원이 아마 지금 '당일 날 항소심 재판이 있는 날인데 언론에 이렇게 출석하지 않고 골목에 산책하는 게 찍히면 좋지 않지 않겠느냐, 언론에 나가면 좋지 않지 않겠느냐' 그런 의미로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식의 느낌의 대화, 그런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 홍인기> 손짓을 계속 하니까 마지못해 들어가는 듯한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 얘기는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 홍인기>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적어도 설득이 되고 들어가고. 또 사진을 카메라 들이미는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이 기자구나, 라는 것도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 판단이 된다는 건데. 그 정도 되면 재판 가셔야죠. 가야 맞습니다. 가야 맞는데 그날 이분 출석 안 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홍 기자님.
     
    ◆ 홍인기> 그날 저도 조금 놀랐던 게 복장도 그렇고 나들이 복장으로 가벼운 캐주얼 정장 차림을 하고 뒷짐을 지고 동네 골목을 이렇게 산책하는 거를 보니까, 물론 찍을 당시에는 정신이 없었지만 찍고 나서 보니까. 좀 정신이 좀 있을 때 건강할 때 5·18, 광주 5·18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를 하고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당신 누구요? 할 때 느낌은 어떠셨어요?
    ◆ 홍인기> 아니, 사실 그 순간은 막 정신없이 전두환 씨를 확인하고 사진을 찍는 순간이었고 그 목소리 듣는 순간 조금 더 다가가서 저는 사진을 더 좀 리얼하게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김현정> 누구요.
     
    ◆ 홍인기> 저도 기자로서 욕심이 있다 보니,까 가까이에서 찍고 싶었는데 경호원이 오는 순간 저도 이제 계속 들어가는 모습을 담기 위해서 멈춰 서서 사진만 찍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5·18 유가족, 피해자들, 유가족들이 이 사진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 아플까 싶습니다.
     
    ◆ 홍인기> 그렇게. 네, 맞습니다. 저도 사진을 찍으면서 전혀 전두환 씨가 나올 줄은 몰랐어요. 왜냐하면 재판에 불출석 한다고 얘기를 해 놓고. 사실은 은둔하든지 (모습을) 안 보여 줘야 되는데.
     
    ◇ 김현정> 그렇죠. 홍 기자님, 하여튼 의미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잘 포착하셨고요. 오늘 인터뷰도 고맙습니다.
     
    ◆ 홍인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국일보 홍인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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