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4차 TV토론회. 왼쪽부터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추미애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서로 돕는 듯한 모양새가 계속 연출되면서, 이른바 '반(反)이재명 연대'에 맞서기 위한 '명·추 연대'가 공고화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후보와 추 후보 측은 반 이재명 측의 흑색선전이라며 확대 해석에는 선을 긋고 있다.
'명·추연대', 추미애의 차별화 전략?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4차 TV 토론회에 나선 이재명, 추미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후보는 지난 7일 정책언팩쇼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추미애 후보의 이날 발표를 칭찬했다. 앞서 두 차례 TV토론회에서 모두의 저격 대상이었던 이 후보를 추 후보가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둘 사이의 연대설이 본격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명추 연대가 추 후보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이미 포화 상태인 반이재명 전선에 끼기보단, 일단 이 후보와 우군 관계를 맺어 본(本)경선에서 다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와의 연대를 통해 몸집을 불려, 현재 2등 주자인 이낙연 후보부터 잡고 결선에서 표를 결집하겠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 후보를 돕고 있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측이 양측의 교집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의 최측근들 중 추 후보와 친분이 깊은 인사가 몇몇 있다"며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이재명 후보를 지원하는 만큼, 추 후보 입장에서도 돕는 데 부담이 훨씬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추미애, 연대에 '선긋기'…"흑색선전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 면접 정책언팩쇼'에서 후보자들이 직접 뽑은 3행시 문자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그러나
이재명·추미애 후보 측은 두 후보의 관계를 '연대'로 바라보는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이재명 후보 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추 후보의 지지 기반인 강성 당원들은 당내 후보들의 '내부총질'에 신물이 나 있는 상태"라며 "추 후보가 이런 강성 당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후보들의 '이재명 때리기'를 말린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때리기에 매진하는 당 후보들을 비판하다 보니 이 후보를 지켜주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추 후보 측은 명추 연대가 반이재명 연대 측에서 흘린 흑색선전이라고 주장한다. 추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
추 후보가 선전하니 반이재명 측에서 우리를 이 후보와 묶어서 지탄하려는 거다.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추 후보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서 7.6%로 이재명, 이낙연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낙연·정세균 단일화 가시화하나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들이 지난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추미애·이재명·정세균·이낙연·김두관·최문순·양승조·박용진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이재명 연대 쪽의 단일화 움직임이 조만간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정세균 후보와 이광재 후보가 예비경선 컷오프 전인 지난 5일 일찌감치 정 후보로 단일화를 선언했다.
정 후보와 이낙연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조만간 이뤄지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때가 되면 두 후보는 단일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서로 양보할 수 없는 형국이니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8월쯤 단일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두 후보 측은 또 상대적으로 약세로 꼽히는 김두관·양승조·최문순 후보와의 추가 단일화를 통해 반이재명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