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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명씨가 순해졌다?…공격방향 바꿔 '與선두주자' 이미지 굳히나

국회/정당

    재명씨가 순해졌다?…공격방향 바꿔 '與선두주자' 이미지 굳히나

    핵심요약

    與후보들 기본소득 맹공과 함께 "김빠진 사이다" 비난에도 맞대응 자제
    '바지'발언 사과 요구에 "지나쳤다. 사과드린다" 고개 숙이기도
    원팀돼야 후유증 없다는 판단 아래 후보간 흠집내기 자제
    반면 윤석열엔 자제하던 공격 수위 높이며 여권 1위 주자 재확인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전략 변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강공 일변도로 잘 알려졌던 이 지사지만 당내 경선 경쟁자들에게는 가급적 날을 세우지 않는 반면, 한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서는 공격을 시작했다.
     

    "김빠진 사이다" 비난에도 정책으로 대응…"바지" 발언엔 공개 사과까지

    "전에도 추미애 후보께서 말씀하셔서 제가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뭐 답답해서 한 얘기긴 합니다만 제가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사과드립니다."
     
    8일 열린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마지막 토론회에서 나온 이 지사의 발언이다.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한 질문에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답변한 일을 가리키며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사과를 좀 해주면 좋겠다"고 말하자 바로 고개를 숙였다.
     
    이 지사는 공개 사과 후 스캔들 질문을 했던, 바로 옆자리에 위치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향해서도 눈을 마주치고 웃으며 가볍게 목례를 했다.
     
    이런 모습에 대해 여권 내에서는 과거 공격 일변도로 토론을 즐기던 이 지사가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은 이 지사가 자신의 대표적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을 핵심 정책은 맞지만 제1공약이 아니라고 말한 점이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비롯해 기본주택, 기본대출까지 이른바 기본 시리즈를 완성해 왔는데 이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때문에 이같은 공약 변화에 박 의원을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토론회마다 이 지사가 말을 바꾼 것을 근거로 "국민이 신뢰할 수 없다", "표리부동하다" 등 거세게 몰아붙였다.
     
    지난 6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합동 TV토론회에 앞서 이재명 예비후보(우측)가 박용진 예비후보와 대화를 하고 있다. (가운데 추미애 예비후보) 윤창원 기자지난 6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합동 TV토론회에 앞서 이재명 예비후보(우측)가 박용진 예비후보와 대화를 하고 있다. (가운데 추미애 예비후보) 윤창원 기자
    지난 6일 열린 3차 토론회에서 박용진 의원이 "그전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셨는데 부자가 몸조심하시는 것인지. 김빠진 사이다가 아닌가 우려가 된다"고 말한 것도 이 지사의 조심스러워진 태도 변화를 지적한 것이다.
     
    이같은 공세에도 이 지사는 특유의 입담으로 상대 후보의 약점을 비판하거나, 공약의 현실성 등을 지적하는 등의 역공략 대신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본소득이 왜 성장전략과 동반돼야 하는지를 설명하거나, 기본주택을 비판하는 박 의원을 향해 "자료를 드리겠다"고 함은 물론 "원팀"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자신이 여권의 선두주자인 점과 경선을 마치고 민주당 후보로 함께 대선을 치르려면 후폭풍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치열한 경쟁을 통해 비교우위를 확고히 하는 것보다는 서로 간 내상을 입히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결국 예비경선이라는 것은 컷오프를 위한 것이고, 본경선 또한 우리 당의 대선후보를 뽑자는 것이지 우리끼리 상처를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지 않느냐"며 "그런 측면에서 이 지사가 어느 정도의 수위 조절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야권 향한 비판 수위는 상승…"결국 최종 경쟁자는 보수야권"

    반면 야권 주자에 대한 공격은 거세지고 있다.
     
    특히 과거 향후의 행보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서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공세의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회사진취재단
    논란이 된 자신의 '미 점령군' 발언을 두고 윤 전 총장이 "셀프 역사 왜곡"이라고 비난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이에 이 지사는 직접 "제 발언을 왜곡 조작한 구태 색깔공세"라며 맞불을 놓으면서 "해방 직후 미군과 정부수립 전후 미군을 동일시한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과거에는 크게 문제를 안 삼았고, 정치적인 차원에서 볼 문제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지사는 "일본 정부에는 비판적인 말 한마디 안 하면서, 우리 국민 대다수의 주장을 정치적인 발언으로 몰아가서는 안 될 것"이라며 "원전 사고의 가공할 파급력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없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치를 시작한 후 16년 지나도록 지금도 계속 공부 중이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며 "국정이라는 것이 2~30권 전문서적으로 공부하는 사법고시와 달리 영역과 분량이 방대해 공부할 것이 참으로 많다. 열심히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고 고 언급했다. 사실상 윤 전 총장을 '공부가 더 필요한, 경험이 부족한 사람'으로 저평가한 셈이다.

    최근 이 지사 캠프에서도 윤 전 총장의 역사와 탈원전에 대한 인식을 비판하거나, 국민의힘 인사들의 발언을 집중적으로 규탄하기 시작했다.

    당내 공격은 줄인 채 야권 선두주자를 견제함으로써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결국 대선 승리를 위해 최종적으로 맞닥뜨려야 할 상대는 국민의힘 후보를 비롯한 보수야권의 최종 후보"라며 "국민들께 좋은 정책을 소개해드리는 당연하지만, 그릇된 인식과 정보를 퍼뜨리는 야권의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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