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연합뉴스·윤창원 기자 "메르스 방역 총책임자로 일해봤는데…"
대권 도전을 선언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방역 대책을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황 전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역 컨트롤타워 청와대에 엄중히 고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웬만하면 이야기하지 않으려 꾹꾹 참았다. 그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총리였던 박근혜 정부 시절 발생한 전염병인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방역의 총책임자였던 점을 부각하며 "해도 해도 너무해서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고 글의 운을 띄웠다.
이어 정부의 백신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대체 언제 백신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는 것입니까? 정부를 어디까지 신뢰해야 합니까?"라며 "남의 나라 국민들은 백신이 너무 많아 유통기한 초과를 걱정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백신 접종만 기다렸다"며 "국민 허탕, 헛수고가 재미있냐"고 덧붙였다.
황 전 대표는 또 기모란 대통령 방역 기획관의 임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백신 이외의 방역 책임자'란 듣도 보지도 못한 해괴한 말로 비서관급 청와대 전문가를 임명할 때는 설마 했다"며 기모란 기획관 임명을 지적했다. 이어 "혼선, 옥상옥 걱정은 했지만, 청와대가 이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할 각오인가 했지만 남 탓만 일관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황교안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황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누리꾼은 "그때 정부는 낙타고기 먹는 국민 탓을 하지 않았냐"며 "중동호흡기증후군인데 중동한테 입국 금지 당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도 "욕만 하지 말고 방역 대안을 내놓아라"라며 황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나 "역시 국정 경험이 많다", "황교안 쓴 소리 제대로 했다"는 등 황 전 대표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편 황 전 대표는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2015년 6월 18일 국무총리로 임명돼 같은 해 5월부터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메르스 방역을 경험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메르스 대응 범정부 대책 회의를 주재하는 등의 역할에 임했다.
지난 5월엔 미국을 방문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조정관, 마크 네퍼 국무부 부차관보 등을 만난 뒤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이 있는 서울, 부산, 제주 등이라도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적 차원에서라도 백신 1천만회분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고 소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