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와 함께 1조 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기소된 2대 주주 이동열 씨(왼쪽)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변호인 정준영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1조 원대 펀드 사기로 기소된 옵티머스자산운용 주범에게 1심에서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일당들도 모두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751억 7500만 원 추징도 명했다.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씨와 이사 윤석호 변호사에겐 각각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펀드 구조를 설계하는 등 공모한 혐의를 받은 유현권 전 스킨앤스킨 고문에게는 징역 7년, 옵티머스 임원인 송모씨에게는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이들 모두 각각 1~3억 원의 형이 더해졌고 이씨에게는 51억 7500만 원 추징이 선고됐다.
김 대표 등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안전자산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약 1조 3526억 원을 끌어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투자금은 김 대표나 이씨, 유 전 고문의 부동산개발사업 투자나 부실채권 인수, 상장사 M&A 등에 쓰였고 이들은 새 펀드 투자금으로 구멍을 메꾸는 돌려막기를 하며 투자자들을 기망했다.
이같은 피해는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 등의 감독 실패로 더욱 커졌고, 검찰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3200명에 달했다. 아직 변제되지 않은 피해금액만 5542억 원 수준이다.
재판부는 이날 김 대표 등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 사건은 금융투자업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신의성실의무와 윤리의식을 모조리 무시한 채 이뤄진 대규모의 사기 및 자본시장 교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5000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했고 금융시장에서의 신뢰성과 투명성,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켜 사모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해금이 얼마나 회수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표는 뒤늦게 펀드 환매를 위해 선물 투자를 했다가 50여억 원의 추가 손실을 내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김 대표에게 무기징역과 벌금 4조 578억 원, 1조 4329억 원의 추징금을 구형했다. 이씨와 윤 변호사에게는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20년 등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구형에 크게 못 미친 선고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재판부는 기소된 펀드사기 금액 중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부분이나 시기상 사기 가담이 확인되지 않은 부분 등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