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손꼽힌 카카오뱅크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경쟁률이 181대 1을 기록했다. 증거금도 58조원 가까이 몰렸지만 높은 공모가가 부각되며 흥행 성적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마지막날인 이날 신청을 접수한 4개 증권사의 최종 경쟁률은 181.1대 1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 203.1대 1, 현대차증권 174.3대 1, KB증권 167.9대 1, 하나금융투자 167.3대 1 등의 순이었다.
청약 증거금은 모두 57조 7891억원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 9천억원)나 SK바이오사이언스(63조 6천억원) 등 이전에 진행된 공모청약 증거금 총액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앞서 지난 20일과 21일 양일간 진행된 카카오뱅크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국내 IPO 역사상 최대 규모인 2585조원의 주문이 접수되는 등 카카오뱅크 공모청약은 이미 흥행이 예약된 상태였다.
다만, 중복청약 금지라는 달라진 제도 탓은 차치하더라도 청약 경쟁률이나 청약규모 대비 증거금 등이 기대에 못미친 것은 사실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높은 공모가(3만 9천원)를 그 원인으로 꼽고있다. 실제로 공모청약 첫날인 전날에 공모가에 거품이 끼었다며 목표주가를 대폭 낮춘 매도 리포트가 나오기도 했다.
BNK투자증권 제공
BNK투자증권 김인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자제와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에 대한 관심을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설립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공모가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설정됐고, 향후에도 은행업의 특성상 현재 공모가에 걸맞는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기존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은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향후 공격적인 성공 가정을 감안해도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특히 지난 15일 기준 8만 2천원에 달하는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주가에 대해 "일평균 체결건수 및 수량은 26건 및 776주 불과해 신뢰할 수 없으며 장외가 기준 시총 34조원은 '어이없는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이같은 분석을 기반으로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공모가보다 1만 5천원 낮은 2만 4천원으로, 투자의견은 '매도'로 제시했다. 공모가 거품 논란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의 상장일은 오는 8월 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