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재수감 207일 만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의왕=박종민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하며 "국민 여러분들에게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207일 동안의 수감 생활은 우선 끝났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보호관찰 및 취업제한 조치는 유지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그는 검은 정장에 넥타이는 매지 않은 차림으로 구치소에서 정문까지 걸어온 뒤 가석방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 여러분들에게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을 마친 뒤 기다리던 검은 제네시스 차량에 올라타 자리를 떴다. 남은 재판에 대한 심경과 특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별도로 대답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 소감을 밝히는 동안 일부 시민들은 연신 이 부회장의 이름을 외치며 지지를 보냈다. 반면 전국금속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재수감 207일 만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인사하고 있다. 의왕=박종민 기자이날 가석방으로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함께 법정구속된 지 207일 만에 수감 생활을 일단 마치게 됐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9일 가석방 예비심사를 통과한 수형자 1057명에 대한 심사 결과 810명에 대해 가석방을 허가했다. 이 부회장도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회장이 현재 경영권 승계의혹 및 프로포폴 투약 의혹으로 재판 및 수사 받는 점과 범행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가석방은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법무부는 추가 사건 진행 중에 가석방이 허가된 인원은 67명이고(2020년 기준), 형기 70%를 채우지 않은 가석방자는 최근 3년 간 244명이라며 이 부회장 같은 경우가 없지 않다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교정본부의 '2021 교정통계연보'를 보면, 2020년 가석방 허가자는 모두 7876명이다. 이들 가운데 법무부가 언급한 그해 '추가사건 진행 가석방자 67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0.8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기 70% 미만 가석방자 총인원도 같은 기간 2만4682명으로 이 중 형기 70% 미만 가석방자 총 244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0.988%에 불과했다.
어느 쪽으로도 1%미만의 확률로 특히 이 부회장은 '추가사건 진행', '형기 70% 미만' 조건을 동시에 갖추고도 가석방 됐다는 점에서 유사 케이스는 더욱 드물 것으로 보인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재수감 207일 만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의왕=박종민 기자이 부회장은 보호관찰이 결정돼 향후 일상생활에 일정한 제약이 뒤따른다. 보호관찰법은 대상자에게 △주거지에 상주하고 생업에 종사할 것 △범죄로 이어지기 쉬운 나쁜 습관을 버리고 선행을 하여 범죄를 저지를 염려가 있는 사람들과 교제하거나 어울리지 말 것 △주거 이전 및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시 보호감찰관에게 신고할 것 등을 규정하고 있다.
취업제한 규정 또한, 가석방과 상관없이 그대로 적용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로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일각에서는 가석방에 이어 취업 제한 조치도 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박범계 장관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