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코로나19 백신 물량의 '공급 차질'을 항의하고자 미국 모더나 사를 방문한 정부 대표단이 모더나 측으로부터 "8~9월 공급물량을 확대하고 이번주까지 구체적 물량 및 일정을 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강도태 제2차관, 청와대 류근혁 사회정책비서관 등 4명으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은 지난 13일 오후 매사추세츠주 소재 모더나 본사를 찾았다.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당초 이달 중 85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했다가 급작스럽게 '생산 문제'를 이유로 일정 변경을 통보한 모더나에 항의를 표명하고 '공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모더나 측에서는 최고 판매책임자인 코린 르 고프, 폴 버튼 최고의료책임자, 존 르포 정부 담당 부회장, 니콜라스 코넷 국제 생산 부회장, 패트릭 버그스타드 상업용 백신 부회장 등 모더나 백신의 국제판매 및 공급을 담당하는 책임자 총 8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의는 예정됐던 2시간을 넘어 3시간 가량 이어졌다. 중대본은 "양측은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공급 안정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모더나 본사 백신 판매 책임자들과 협상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왼쪽)이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을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우선 강 차관은 모더나 측의 반복된 '공급 차질'로 인해 모더나 사에 대한 신뢰와 평판이 훼손된 점, 국가 예방접종계획 변경에 따른 국민 혼선 발생 등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신뢰 회복과 양측의 지속적 협력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3분기 물량의 조기도입, 안정적 백신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모더나 측은 한국 정부와 국민이 겪게 된 어려움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공급 차질의 원인으로 '협력 제조소에서 발생한 제조실험실의 문제'를 지목하며, 현재는 문제가 해결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출하가 예정됐던 물량도 점진적으로 공급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본은 대표단이 그간 미공급된 물량을 가급적 8~9월 초까지 제공할 것, 공급예정 물량의 공급시기를 앞당기고 구체적 공급일정을 신속히 알려줄 것을 모더나에 강력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모더나 측은 세계적으로 백신 수요가 증가하면서 안전 재고 없이 '생산 즉시 공급' 중인 상황임을 전제하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대본에 따르면, 모더나는 대표단에게 "한국에 이미 통보한 물량보다 8~9월 물량을 확대하고, 9월 공급일정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이번 주 내로 향후 구체적인 공급물량 및 일정을 우리 측에 다시 통보해주기로 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모더나 백신을 이송하는 모습. 연합뉴스한편, 모더나는 이 자리에서 최근 모더나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코로나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 승인, 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면역저하자에 대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부스터샷 권고 등 최근 동향에 대한 자료도 공유했다.
코린 르 고프 최고판매책임자는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강 차관의 말에 공감하면서 한국 정부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 이번 면담이 상호 간 이해가 깊어지는 계기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 차관은 "이번 대면회의에서 8~9월 모더나 백신의 물량 배정 확대와 안정적 공급을 요청했고, 대표단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부합하기 위해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회의에 임했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백신의 안정적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 정부의 목표대로 '추석 전까지 3600만 명의 1차 접종'을 달성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