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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숙직 선다"…공무원 사회 '당직' 변화 바람 분다

경남

    "여성도 숙직 선다"…공무원 사회 '당직' 변화 바람 분다

    김해시 지난달부터 여성 공무원 숙직제 시행
    여성 공무원들 "재난 대비때 24시간 근무도 서는데 별 어려움 없어"
    김해·창원·진주 등 잇단 남녀 통합 숙직 근무…제대로 된 성평등 문화라는 평가도

    김해시 제공김해시 제공경남에서 남성 공무원만 담당했던 숙직 근무가 여성 공무원도 함께 참여하는 통합 당직제로 변화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창원시와 진주시 등에 이어 최근 김해시까지 이른바 '남녀 통합 숙직제'를 시행하면서 공무원 사회에 제대로 된 성평등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부터 김해시 본청 5급 이하 남녀 공무원 800여 명이 당직 순번에 따라 매일 5~6명씩 숙직 근무를 서고 있다.

    공무원 조직 중 여성이 절반 가량으로 늘었는데도 남성만 숙직 당직을 서는 게 남성의 피로도 상승은 물론 남녀 차별이라는 이유에서다. 여성 공무원들에게도 평가가 좋다. 여성 혼자 숙직을 서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서 함께 당직을 서므로 안전 문제에 큰 이상이 없고 남녀가 평등하게 근무한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5년차 김해시청 여성 공무원 A씨는 "청원경찰도 있고 혼자 서는 것도 아니고 24시간 재난 시 당직도 이미 서고 있어서 숙직에 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4년차 시청 여성 공무원 B씨는 "기존 남성의 고충도 알게 되고 평등한 기회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해시에서는 제도 시행 전에는 남성이 2개월에 한번꼴로 숙직을, 여성이 6~7개월에 한번꼴로 일직을 섰지만, 제도 도입 이후로 4개월에 한번 꼴로 남녀가 일직·숙직을 번갈아 당직 순번이 돌아오도록 설계했다.

    창원시청사. 창원시 제공창원시청사. 창원시 제공
    시에서는 제도 시행 전 지난 2019년 10월 당직제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녀 공무원 990여 명 중 여성공무원 숙직 근무 동참에 75.1%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표 대로 실제로 제도 시행 이후에도 당사자에게 좋은 평가로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내 공무원 당직 체계는 일반적으로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서는 '숙직'과 주말과 공휴일에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서는 '일직'으로 나뉜다. 보통 5급 이하 공무원들 3~6명이 함께 당직을 서는데 주로 민원 상담이나 상황 유지 등의 업무를 한다.

    하지만 이처럼 성별을 기준으로 나눌 업무가 아닌데도 안전과 양육 등의 이유로 기존 관습에 따라 남성은 숙직, 여성은 일직으로 당직을 서는 건 합리적 이유없는 성차별이라는 지적이 공무원 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따라 김해시처럼 도내에서는 통합 숙직제를 시행 중인 지자체가 여러 곳 있다. 창원시는 지난해 1월, 진주시는 올해부터 남녀 통합 숙직제를 도입했다. 의령과 양산, 사천에서도 남녀 통합 숙직제가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노조는 이같은 통합 숙직제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관계자는 25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여성 노조원이 절반 가량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이런 흐름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기존에 고충이 있었던 남성만의 숙직 제도가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통합 숙직제로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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