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제공 국립창극단은 창극 '흥보展(전)'을 9월 15일부터 2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김명곤(극본·연출), 안숙선(작창), 최정화(시노그래피) 등 각 분야 거장이 의기투합해 판소리 '흥보가'를 동시대 상상력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흥보展'은 9월 해오름극장 공식 재개관 이후, 국립창극단이 처음 선보이는 무대인 만큼 창극의 독창적 성격을 정립하는 데 기여한 연출가 허규(1934~2000)의 '흥보가'(1998)를 원작으로 삼았다.
판소리 '흥보가'에 담긴 전통적 가치와 재미, 감동을 지켜내고 원작의 줄거리는 유지하되 행간에 독창적인 상상을 불어넣는다. '박'이라는 존재가 상징하는 민중의 염원을 중심으로 이야기 속 '제비 나라' 장면을 추가해 극적 재미를 부여한다.
또한 원작에서 강조하는 권선징악, 형제 간 우애 등의 메시지보다 그 이면에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맞춰 동시대 관객의 공감을 끌어낸다.
김명곤 연출은 "판소리 '흥보가'가 고달픈 세상살이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욕망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2021년 버전 '흥보展'은 인간의 다양한 면면을 드러내며 한 번쯤 판타지를 꿈꾸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고 했다.
판소리 다섯 바탕을 여러 차례 완창하며 각 유파의 소리를 섭렵한 안숙선 명창은 '흥보가'의 다양한 창본을 바탕으로 소리를 엮었다.
박승원·최성은·김창환 세 명의 작곡가는 전통 국악기인 가야금·거문고·대금·피리·태평소·아쟁·소리북과 서양 악기인 바이올린·첼로·콘트라베이스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음악으로 판소리의 멋과 맛을 살려낸다.
안무는 한국적 창작무용을 국내외에 널리 알려온 채향순이 맡아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동작부터 제비의 웅장하고 화려한 군무까지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흥보展'은 제목 그대로 한 편의 전시(展)와 같은 무대를 선보인다. 무대 미술을 총괄한 설치미술 작가 최정화는 '흥보전(傳)을 전시(展示)'한다는 콘셉트를 내세워 공연과 전시의 경계를 과감히 무너뜨린다.
단순한 무대에 대형 LED 패널 2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작품의 시공간을 직조해낸다. 또 초현실적인 영상과 다채로운 오브제는 과거의 형상과 현대적 추상을 뒤섞어 새로운 미감을 제시하는 동시에, 관객을 유쾌한 판타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국립창극단 전 단원 포함 총 59명의 배우·연주자가 출연한다. 흥보 역은 김준수, 놀보 역은 윤석안이 캐스팅됐다.
국립창극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