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형제 부활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홍준표 의원이 생후 20개월 여아를 폭행하고 성폭행한 남성을 향해 "사형시켜야 된다"고 주장하자, 윤석열 전 총장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라고 비판하면서다.
이에 홍 의원은 "한참 틀린 말"이라며 재차 반박했다. 홍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앙지검장으로 벼락출세한 보답으로 득달같이 특수 4부까지 동원해 우리 진영 사람 1천여 명을 무차별 수사해 200여 명을 구속하고 5명을 자살케 한 분"이라고 윤 전 총장을 저격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자신을 '두테르테'라고 비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그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라고 반박했다. 국회사진취재단이어 "확정된 흉악범 사형수를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해 형사소송법에 의거, 사형 집행을 하겠다는데 뜬금없이 나를 두테르테에 비교하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한다"며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말"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부터 문 대통령 지시로 보수 우파 궤멸 수사에 앞장섰던 지난날 적폐 수사를 반성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오히려 문 대통령이 두테르테처럼 수사 지시를 하고 귀하는 그 집행의 선봉장에 서서 검찰총장이 됐다"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란 말도 덧붙였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로이터통신 캡처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016년 필리핀 대선 당시 '악과 싸우는 독재자'를 자처하며 당선된 인물이다. 이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 흉악범들을 폭력적으로 단속해 국내외에서 줄곧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달 31일 20개월 여아를 성폭행한 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29) 씨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이런 놈은 사형시켜야 되지 않겠습니까? 제가 대통령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킬 겁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홍준표 의원의 사형제 부활 의견에 대해 '두테르테식'이라며 비판했다. 윤창원 기자이에 윤 전 총장은 "흉악범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모든 국민이 바라는 것으로, 법과 제도 자체가 그렇게 설계돼 있다"며 "대통령이 형사처벌에 관한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두테르테식"이라고 홍 의원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러지 않아도 (흉악범들은) 시스템에 의해 (처벌받게 된다)"며 "시스템이 흉악범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돼있다면 대통령은 시스템의 문제를 잘 파악해 국회와 협조해 제도를 만드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창원 기자이와 관련,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두테르테? 본인부터 되돌아보길"이라는 글을 올려 "문재인 권력의 칼 노릇을 하던 윤석열 후보가 수없이 행했던 무리한 구속, 수사, 기소, 구형을 온 천하가 알고 있다"며 홍 의원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후보가 두테르테라면 윤석열 후보는 뭐라고 해야 합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