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윤창원 기자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32)씨에게 '50억 원'의 퇴직금을 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인 가운데, 대장동 원주민들은 "사익 추구만 했을 뿐, 기존 주민들의 환경 등 공익은 훼손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장동 개발로 도로가 끊기며 사실상 '고립'된 주민들은 50억 원이면 도로를 복원하는데 충분했다고 지적하면서, '민관 공동'으로 진행된 사업의 정당성에 대해 울분을 토하고 있다.
27일 CBS노컷뉴스가 만난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 벌장투리 인근 주민들은 2009년 용인서울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대장동 개발 지역과 연결된 도로가 끊겼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들은 "이곳 60가구는 현대판 고립마을이다"며 "국회의원 아들에게는 50억씩 주면서 기존에 우리가 사용하던 도로를 그대로 돌려달라는데 '돈이 없다'며 계속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서울고속도로 개통으로 막힌 기존 도로. 김정록 기자실제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결과 용인서울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기존에 있던 도로가 끊겨있었다. 기존 도로는 흙을 쌓아둬 막혀있는 상태였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기존 도로를 이용하면 10분 걸릴 거리를 현재 1시간이 넘도록 돌아가는 길을 이용하고 있다.
벌장투리 원주민 이모(64)씨는 "성남시에서 허가를 낼 때 공사가 끝나고 인구 유입됐을 때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기존 도로가 막히면서) 특히 주말에 막힐 때는 나가는 길이 1시간이 넘게 걸리게 됐다"고 말했다.
용인서울고속도로로 막힌 도로를 대신해 돌아가야 하는 길이 출퇴근 시간 가까워지자 교통 체증이 일어나고 있다. 김정록 기자주민들은 대장동 개발이 완성되면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과 성남시 측에서 도로를 내주기로 약속했다는 입장이다.
원주민 김모(58)씨는 "2010년쯤 주민들이 이곳 공사로 다닐 길이 없어지면 멀리 돌아가야 하니까 길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자 당시 성남의뜰 관계자가 개발 공사 끝나면 해주겠다고 구두로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쯤 대장동 개발 지역에 아파트 짓는 등 공사하는 것을 보고 '이제 도로도 만들어 주겠지' 싶었다"며 "하지만 성남의뜰은 성남시로, 성남시는 성남의뜰로 책임을 미루며 '핑퐁게임'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주민인 40대 중반 연모씨는 "여기는 완전히 고립된 동네다"며 "요즘은 강원도 산골을 가도 다 차도 다닐 수 있게 해뒀는데 여기는 분당인데 완전히 오지가 따로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주민들은 최근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을 짚으며 "민간 사업자에게 들었는데 그 정도 돈이면 이곳에 도로를 놓고도 남을 정도라고 하더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분당구청 관계자는 "민원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23일 경수고속도로주식회사 측에 공문을 보내 도로를 내는 것이 가능한지 문의한 상태"라고 답했다.
대장동 개발이 진행되면서 보유했던 토지가 맹지가 돼버린 경우도 있었다. 대장동 원주민 A씨는 "대장지구가 토지수용되면서 땅의 일부만 수용됐다"며 "남아있는 토지가 맹지가 되면 도로를 만들어주는 등 대안을 마련해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성남시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니 성남의뜰에 문의하라고 하고, 성남의뜰은 또 반대로 성남시에 하라면서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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