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양재동 SPC사옥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SPC파업 투쟁 지지 선언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서경지역본부 이광재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제공 지난달 2일 호남샤이 광주공장에서 시작된 민주노총 파업이 유통가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화물연대 소속 유통조합원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SPC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공동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통투쟁을 약속한 유통 지부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칠성, 코카콜라, 하림, GS리테일, 농협물류 등 모두 9곳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유통조합원은 "화물연대 1만 유통조합원은 SPC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화물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탄압이 이어진다면 유통부문 전 사업장에서도 공동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SPC그룹은 화물연대가 투쟁을 시작하자마자 조합원에 대한 즉각적인 계약해지를 단행했으며 36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조합원을 협박하고 있다"며 "유통부문 화물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전 사업장에서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파업은 SPC의 물류 자회사 SPC GFS가 지난 6월 호남 지역 배송차량 2대를 증차하면서 시작됐다. 배송 코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배송기사가 운행이 편한 코스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대립했고, 민주노총 기사들이 요구를 수용해달라며 파업을 시작했다.
노노 갈등으로 시작된 파업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파리바게트 등 가맹점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남 지역에서 파리바게트 매장을 운영중인 한 가맹점주는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 돼 매장을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빵 배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매출이 더 떨어졌다"며 "매장 오픈 효과까지 감안하면 40% 가까이 매출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엔 SPC그룹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도너츠에도 불똥이 튀었다.
던킨 안양공장 직원은 최근 도넛 생산 공장의 비위생적인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SPC측은 제보영상이 조작됐다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즉각 반박에 나섰다. 해당 영상 제보자는 민주노총 소속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 지회 고위급 간부로 알려졌다.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는 지난 5일 공장 영상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SPC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제보자와 SPC간 진실 공방이 계속되면서 던킨도너츠 가맹점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긴 상태다.
실제 6일 오후 서대문구의 한 던킨도너츠 가맹점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평소대로라면 아이들의 간식을 사러 오는 손님들로 매장이 붐빌 시간이었지만 직원 한 명만 텅 빈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
해당 직원은 "뉴스가 나가고 영향이 큰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SPC사태에 정부와 정치권도 우려를 나타냈다.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덕 장관은 민주노총의 쟁의행위에 대해 "불법"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SPC 민주노총 노조가 벌인 조작 영상이 불법이냐"고 묻자 안 장관은 "네"라고 말했다. 또 "SPC 화물연대의 화물기사 폭행, 여러 노조의 사업장 점거 행위는 합법인가 불법인가"라고 질의하자 안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불법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는 "조작이라는 SPC주장을 반박하는 추가 영상을 공개했는데 정부기관에서 불법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데 유감"이라며 "불법이라고 판단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