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과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 등이 가담해 사업장 폐기물을 불법으로 투기한 창고 건물 내부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전국 곳곳에서 빈 공장 등을 빌려 4만 6천t에 달하는 폐기물을 무단투기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경기도 안성 지역 폭력조직 '파라다이스파' 소속 A(50대)씨 등 조직폭력배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폐기물 재활용업체 대표 B(40대)씨 등 59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0일 안성의 한 공장 건물 안에 폐합성수지류 폐기물 6천여 톤을 불법 투기하는 등 같은 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경기, 충남, 충북, 경북, 전북 지역에 건물 11곳을 임차한 뒤 폐기물 약 4만 6천 톤을 쌓아두고 부당하게 폐기물 처리비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를 통해 취한 이득은 92억 원에 이른다.
연합뉴스A씨 등은 폐기물 처리 설비 등을 빌려 놓고 인허가를 받은 뒤 다시 반납하는 수법으로 가짜 폐기물 처리업체를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또 조폭 등으로 구성된 브로커를 통해 25t 화물차 한 대 분량의 적재물 처리비용을 통상 거래되는 400~450만 원보다 싼 300만 원 안팎으로 해 준다며 생활·산업 폐기물들을 수거했다.
특히 보증금의 일부만을 계약금으로 지불한 뒤 잔금 지급일이 오기 전에 폐기물을 집중 투기하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행위가 적발될 것을 우려해 빌린 공장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하는가 하면, 건물 내부 창문을 검은 천으로 가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폐기물이 합법적으로 처리되고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2천t가량을 합법적 폐기물 처리 추적 프로그램인 '올바로 시스템'에 허위 등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무단으로 쌓인 폐기물은 현재까지 그대로 방치돼, 악취와 분진, 침출수 오염 등의 환경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과 공모해 폐기물 불법투기에 가담한 업체가 더 있는지, 또한 부당하게 취한 수익금이 폭력조직 운영자금으로 쓰였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