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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개인주의라서 아이 낳기 싫어한다고요?

사회 일반

    청년들이 개인주의라서 아이 낳기 싫어한다고요?

    편집자 주

    작아지는 대한민국을 피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덜 작아지도록, 더딘 속도로 오도록 대비할 수는 있습니다. 초저출생은 여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남녀 모두의 일입니다. 국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개인, 모든 세대의 일입니다. CBS는 연중기획 '초저출생: 미래가 없다'를 통해 저출산 대책의 명암을 짚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공존을 모색합니다. ▶birth.nocutnews.co.kr

    11월 11일 'Happy Birth K!' 포럼에 초대합니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코로나19와 빠른 기술 발전 등 불확실성의 시대에선 청년들이 가족을 계획하거나 아이를 낳는 걸 상상하기가 어려워져요. 그러니까 청년들이 개인주의가 만연해서 아이를 낳기 싫어한다든지 하는 담론은 우리가 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출생의 원인을 청년들의 개인주의 성향 탓으로 돌리는 일각의 시선을 경계했다. 청년들의 비혼·비출산 등은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청년 세대에 드리운 불확실성의 안개를 걷어내고 저출생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까. 지난달 13일 서울시 동작구 중앙대에서 이 교수를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오는 11일 'Happy Birth K!' 포럼에서 이승윤 교수의 강연을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포럼 바로 가기Happy Birth K!)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한민국 인구 위기, 어떻게 보세요?
    = 저는 인구 위기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미래에 집중된 단어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인구 소멸을 걱정하는 사이에 현재의 중요한 문제들을 놓칠 수 있다는 어떤 경각심을 좀 더 가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2060년에 우리나라의 절반이 65세 이상이 된다거나, 100년 후 우리나라 인구가 없어질 거라든가 하는 담론보다는 현재 인구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현재의 노인 빈곤율, 현재 청년들, 현재 가구, 현재 빈곤 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구 위기라는 말이 너무 미래 담론으로 가지 않고 현재에 주는 함의가 무엇인지 좀 더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주 중요한 건 심각한 현재의 노인 빈곤율이고요. 또 출생율이 문제라고 많이들 얘기하는데 사람은 누구나 늙고, 아이를 가질 수도 있고 가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중요한 건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행복하게 적응해서 살아가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어떤 가구는 너무 힘들게 빈곤하게 살고, 어떤 청년은 사실 아이를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구조이고, 어떤 노인분들은 건강해서 일을 더 하고 싶으신데도 일을 하실 수 없게 되는 상황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인구 구조가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와 부정합하게 되면서 불행해지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사회 문제는 무엇인가, 불평등은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가, 이런 것들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구 위기다, 고령화가 너무 빨리 이뤄지고 있다, 이래서 출생률을 빨리 높여야 한다'보다는 어떻게 하면 성평등 관점이 더 많아질 수 있을까, 양성평등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어떤 가구 형태든 누구나 원하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할 거 같아요."


    - 청년 세대가 마주한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불확실성이라는 키워드 같아요. 노동시장도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 일자리도 정규직이나 비정규직, 자영업자를 넘어선 더 모호해진 일자리들이 많아지고 있거든요. 코로나19나 빠른 기술 발전 등을 보면, 이전에 부모 세대가 했던 것처럼 계획하기가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에 청년들이 진입하고 있는 것인데요. 청년들이 가족을 계획하거나 아이를 낳는 걸 상상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한국 청년들이 교육 수준은 높은데 노동시장에서 좋은 일자리가 많이 없기 때문에, 또 어떤 일자리에 들어가는 게 적절한지 이행이 지체되고 있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 가족을 어떻게 구성할지, 결혼은 언제 할지, 아이는 낳을 수 있을지 이런 것들이 다 지체되고 있는 거예요. 어떤 경우에는 포기하게 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거 같아요.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너무 이행이 지체되는 가운데 미래를 설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원해도 실질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모습이 보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불확실성 문제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일단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방법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실패해도 완전히 실패하지 않을 수 있도록 패자부활이 가능하다든가, 아니면 어느 정도 소득 보장이 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해놓는다든가, 아니면 기술 발전이 워낙 빨리 이뤄지고 있는 만큼 공공 영역에서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든가 해야 할 거 같아요. 사적 부담 없이도 내가 프로그래밍을 배웠다가 사진 기술을 배웠다가 디자인을 배웠다가 학업활동을 하는 식으로 유연하게요. 지금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어지고 있는 시대거든요. 청년들이 가구 소득과는 상관없이 다양한 교육과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상당히 중요한 거 같아요.
     
    - 청년 세대와 중첩되는 또 다른 문제가 있을까요?
    = 지역격차, 수도권 집중화 문제가 있어요. 이미 청년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건 청년만의 문제라기보다는 국가 전체적으로 상당히 심각한 문제예요. 그 지방은 출생률이 너무 낮아서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데 수도권에선 아이를 낳고 기르고 싶은 의지가 있는 청년들이 유입되는데 너무 복잡하고 주거비는 또 너무 비싼 거죠. 그래서 이젠 아이를 낳기가 힘든 구조에 있는 거예요. 상당히 비대칭적인 구조로서 사실은 공멸로 가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현재 청년들의 불안정성 문제,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한 번에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좀 관통하는 방식으로 과감한 정책을 펼쳐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역 격차를 줄이고, 청년들도 지역에서 즐겁게 살 수 있도록 수도권 집중화 현상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교수는 오는 11일 오후 7시 CBS가 주관하는 Happy Birth K! 포럼에서 '청년세대의 불확실성, 지역격차 그리고 저출생의 연결고리'를 주제로 강연한다. 포럼은 사전등록 없이 무료로 시청가능하며, 포럼 홈페이지네이버TV, 유튜브 '아나운서 엄마의 육아연구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

    이에 앞서 오후 5시 30분에는 CBS가 주관하는 생명돌봄국민운동캠프 출범식이 열린다. 각당의 대선 주자들과 교계대표, 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포럼 홈페이지네이버TV, 유튜브 '노컷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인터뷰: 곽지연 코디네이터, 정리: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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